2014.04.16 20:39
중학교 1학년 된 아들녀석이 수련회 2박 3일 갔다가 오늘 오후에 돌아왔어요.
"엄마"하고 들어오는 아들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뉴스를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네요.
주변에 학교 중에 수련회, 수학여행 모두 취소한 학교가 많았습니다.
여러가지 사건, 사고가 많다구요. 하지만 학교행사는 학교장 재량이라서 학교장이 하라고 하면 모든 행사는 그대로 진행됩니다.
아들 녀석 학교가 그랬습니다.
부모들중에 흔쾌히 애들을 보내는 사람이 많지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뚜렷한 이유 없이 아이를 학교행사에 불참 시키는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신학기인데 눈치도 보이구요.
아들녀석은 수련회에서 교관선생님들이 첫날부터 아이들을 모아놓고 정신력이 약하다면서 투명의자자세로 서있는 벌을 내렸답니다.
그러다가 구보시키고 다시 하늘을 보고 있는 기마자세도 시켰답니다.
일정표에 보면 수련원 입소- 입소식 이렇게 되어 있으니 교관들이 아이들을 처음엔 험하게 다루나 봅니다.
아들말로는 첫날에 하도 호되게 벌을 받아서 둘째 날과 셋째 날은 받는 조금의 벌은 벌 같지도 않더랍니다.
평소에 해병대 캠프나 정신력훈련 캠프 같은 곳을 이해할 수 없는 저로서는 이런 수련회가 참 입이 씁니다.
공부하는것을 좋아하지도 않는 우리 아들녀석이 차라리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었다더군요.
이러면서, 교육목표는 창의적 사고를 가진 융합형 인재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놈의 창의사고융합이 뭔지 모르겠지만요.
음,,,화가 나는군요!!!
2014.04.16 21:17
2014.04.16 22:13
2014.04.17 00:44
성추행에 대처하는 가해자측 입장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육영재단 이사장 이자 댓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의 반응이었죠.
항의하러 온 피해자 학부모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더니 "그래서 애라도 밴 것이냐?", "학부모들을 명예 훼손으로 고발하겠다"라고 했죠. 2005년 당시 다른 곳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지만 이건 정말 듣도보도 못한 경우라서 기억에 남았는데 지금은 온통 이런 자들이 차고 넘치는 것 같네요.
2014.04.16 21:52
2014.04.16 22:12
22222
하지만..힘들거에요 ㅠㅠ 학교 - 업자간 커넥션이 하루이틀도 아니고 수십년동안 쌓인게 하루아침에 깨지긴 어렵죠 -_- 참..더럽습니다.
2014.04.16 22:22
2014.04.16 22:45
뻘플입니다만.
제가 일하는 학교는 작년부터 수련회, 수학여행을 모두 없애고 해마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습니다.
교사로서도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만. 다들 그렇게 재미 없다고 욕하고 폭력적이라고 비난하는 수학여행, 수련회를 또 학생들은 가고 싶어하고 학부모들은 보내고 싶어하고 그래요.
2014.04.17 00:30
모든 학교가 선택하는 프로그램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관리가 잘 된다면 재미있는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관리라는 것이 체계적인것도 아니고 주로 책임있는 교사의 희생과 이성에만 기대야하는게 문제지요
2014.04.16 22:57
초등학교는 전국에 몇 개 없다던 국립이었는데 초등학생인 저도 알았을 정도로 선생들이 '돈'을 받고 학생들을 팔아넘긴 수학여행이어서 물건을 팔고 팔고 팔던 것만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고 고등학교 수학여행은 고요히 잠들었다가 신새벽에 술취한 담임이 옆방에서 친구를 성추행하다가 제지당하자 빡쳐서 4월의 추운 새벽 잠든 학생들을 깨워서 집합시키고 두 시간동안 '엎드려뻗쳐'시키다가 두 명이 기절한 것만 기억에 남네요. 덕분에 이런 건 추접스럽고 더럽다고만 기억되는데 좋은 기억 있는 분들도 있긴 하겠죠.
2014.04.17 12:21
만취한 담임이 반장을 두들겨 패서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들게 했던 야영이 생각납니다. 이유가 없었어요. 그냥 만취. 인사불성. 그러고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어요.
2014.04.16 23:45
수학여행은 몰라도 수련회만큼은 좋은 기억이 하나도 없네요. 특히 자격 미달이었던 교관들이 지금도 끔찍하기만 합니다.
2014.04.16 23:47
체벌로 가득한 극기훈련식 수련회는 저도 반대하지만, 수학여행은 즐겁고 좋았어요. 사고가 난다고 수학여행을 금지시키자는 주장은 과격하네요. 문제가 생기면 개선하려고 노력해야지 왜 무조건 금지합니까. 박정희나 5공 때도 아니고.
2014.04.17 00:23
문제가 생기면 개선하고 노력하려는 행위 자체가 꽤 어려울거라고 생각합니다. 학부모 드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같은 평범한 학부모에게 학교문턱은 어렵고 높습니다.
애초에 수학여행도 학교에서 정해온 장소 3문항 정도의 설문지에 동그라미만 칩니다.
공청회라는것도 없고, 학부모 의견 전달 창구도 없습니다.
어떤 업체에서 진행되는지, 어떤 운수업체인지도 모릅니다.
장소만 결정되면 서해안 청소년 수련원하고 안내만 오고 스쿨뱅킹에서 자동으로 돈이 나갑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이우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이 모둠별로 각자 여행계획을 세부적으로 짜서 교사와 함께 의논한다고 들었습니다.
이 정도의 자율성을 모든 학교에 기대하기는 힘들겠지요.
해삼너구리님의 수학여행이 즐겁고 좋았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교육청에 올라오는 어머니들의 항의글을 읽어 보시면 지금이 박정희때냐 이런 말씀은 안 나올거라 생각됩니다.
엄마들은 뉴스만 봐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지금 이 사회가 개선과 노력이 가능한 사회인지 생각을 한번 해보세요
2014.04.17 00:14
초등학교 6학년 때 수련회를 갔는데 자칭 교관이라는 놈들이 반에서 성장이 빨랐던 아이들을 수련회 기간 내내 성희롱+성추행 했습니다. 가장 강도가 낮았던 말이 "오늘 밤 내 옆에서 자면서 수청을 들라"였으니 알만 하죠.
이런 짓을 하면서 남자 교관 2~3이 6학년 여학생들 숙소에서 같이 잤습니다. 수련회 기간 내내 담임을 비롯한 선생들은 얼굴도 못 봤구요. 더 무서웠던건 그 당시 반 아이들 중 누구도 그게 성추행이라고 생각을 못 하고 농담으로 여기며 웃었다는 거지요. ㅡ.ㅡ 아 지나고 그게 뭔지 깨달으니 짜증이. 물론 수련회 내내 보통 아이들 들어야 했던 욕설과 체벌은 기본으로 깔고요.
그 이후로 전 학교에서 가는 수련회는 일절 안 갔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 학교에서 더 이상 그 따위 행사는 안 할 줄 알았는데 사촌 동생들을 보니 그건 또 아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