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21 22:22
1. 완벽한 살인(2018년작이고 런닝타임은 80분. 장르는 액션입니다. 근데 좀 실없이 웃기는 액션이요.)
(제목은 스릴러여야 할 제목인데 포스터는 여성 액션물이고, 실제 영화의 정체는...)
- 커다란 럭셔리 저택에 다 죽어가는 할머니 하나가 골골 누워 있고 그를 돌보는 젊은 미모의 호스피스가 있습니다. 이 집에 할매의 손자가 찾아와요. 일생동안 효도 따윈 아무도 기대 안 할 만큼 사고만 치고 사이도 안 좋았던 손자가 찾아오는 이유는 단 하나. 사채빚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으니 유산 상속 받고 싶어서 온 거죠. 어차피 떠나실 분 조금 더 빨리 보내드리고 빚 갚자!! 였는데. 이 인간이 참 어리버리해서 어쩌다 그 집 앞 술집에서 만난 옛날 지인들, 우락부락하고 몹시 폭력적이며 비도덕적인 두 놈에게 호구를 잡혀서 얼떨결에 3인조 팀을 결성해 버려요. 그러고 어찌저찌 작전을 짜서 그 집에 들어가 호스피스를 결박해놓고 금고를 털려는데...
귀찮아서 생략했지만 사실 영화 도입부에서 이 호스피스의 정체를 이미 보여줬거든요. 완전 빡센 특수 부대에서 지구 최강 훈련을 받고 실전에서 활약하다가 전역한 인간 병기!! 각오해라 악의 무리!!!
(보통의 스릴러였다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액션이니까, 이미 포스터와 도입부에서 이 분의 실체를 다 봤으니까. ㅋㅋ)
- 원제랑 번역제가 아예 다르죠. 흔한 경우대로 번역제가 잘못했습니다. '완벽한 살인'은 영화 내용과 정말 아무 관계가 없구요. 원제는 'Intensive Care'가 어울리는 제목이에요. 보다시피 농담조인데, 영화가 개그 코드가 강하거든요. 그리고 그 개그가 어느 쪽이냐면, 아주 어설픈 타란티노와 코엔 형제 스타일입니다. 네, 전 분명히 '아주 어설픈' 이라고 적었습니다? ㅋㅋㅋㅋ
(입이 걸쭉한 수다쟁이 빌런들도 나오고)
(문득문득 얼척 없는 개그 장면으로 사람 당황시키구요. ㅋㅋ)
- 그러니까 영화 내용이 설정 쌓는 도입부 제외하고 거의 한 시간 동안 인간 병기 주인공과 어설픈(하지만 피지컬은 뛰어난) 악당 3인조가 치고 받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액션이 펼쳐지구요. 중간중간 국면 전환 때마다 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타란티노 스타일인 척, 코엔 형제 스타일인 척 하는데 그 흉내가 참 어설퍼서... 결과적으로 웃깁니다. 하하.
분명히 주인공은 폼나는 액션 여전사인데, 자꾸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해서 상황 역전을 당해요. 그런데 그 위기가 잠시 후에 또 악당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역전이 되고. 그런데 쉽게 마무리 가능한 상황에서 여전사님이 또 뻘짓을 하시고... 영화가 계속 이렇게 흘러갑니다. 바보 같죠? 근데 생각해보세요. 영화 전체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작품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래서 보다보면 이게 본의 아니게 재미 포인트가 됩니다. 정상적인 재미는 당연히 아닙니다만. ㅋㅋㅋㅋ
그리고 그 와중에 몇몇 장면들은 또 그럴싸해요. 그럴싸하게 폼 날 때도 있고, 의도대로 그럴싸하게 웃길 때도 있고. 그래서 만든 사람들이 능력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계속해서 어처구니 없는 상황 전개가 벌어지고. 아니 대체 이게 뭐람? 이라고 생각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낄낄 웃게 된달까... 뭐 그랬네요.
(쏴!!!)
(쏘라고!!)
(아니 좀 죽이라니깐 이분들아!!! ㅋㅋㅋ 라고 생각하며 보게 됩니다. ㅋㅋ)
- 결국 멀쩡한 재미를 원하시는 분들은 관람 금지구요. ㅋㅋ '타란티노 흉내를 내다가 망했는데 그 망한 폼이 웃기는 영화' 같은 데 관심이 가는 소수 취향 분들만 한 번 체크해보면 되실 영화 되겠습니다.
그래도 의외로 액션들은 평타 근처는 꾸준히 해줘요. 특히 주인공의 활약이 대단한데 다 보고 나서 찾아보니 주인공 맡은 배우분이 본업이 스턴트 더블이시더라구요. 주로 스턴트 하면서 미모가 받쳐주시니 가끔 이런 B급 액션물에 출연도 하시고 그러는 듯.
+ 그래서 그 '타라 맥켄' 배우님의 화려한 필모(의 일부)를 보시죠.
스크롤이 길어서 3년 분량만 자른 건데, 쩔지 않습니까? ㅋㅋㅋ 필모 그 자체로는 헐리웃 탑 오브 더 탑이십니다.
2. 오피스 배틀로얄(2018. 92분. 장르는 제목대로 직장 생활 풍자하는 코믹 호러 정도 되겠습니다.)
(원제는 오피스 '업라이징'입니다. 영화 내용은 '배틀로얄'과 아무 관계가 없으니 당연히 원제가 좋습니다.)
- 게으름뱅이 월도 '데스몬드'라는 녀석의 출근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무기 만들어 파는 대기업 직원인데, 보아하니 걍 자기가 짝사랑하는 여자 따라서 들어오긴 했는데 회사 일엔 관심도 의욕도 없어서 맨날 사방에서 쿠사리를 먹으며 대충 살아요. 그러던 어느 날 이 회사의 무슨 커다란 행사에 회사의 신제품 에너지 드링크가 제공되고, 이 드링크를 먹은 인간들이 갑자기 분노 조절 장애 사이코 미친 자들이 되어 서로 죽여대기 시작하는 겁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분을 데리고 이 난장판 생지옥 건물을 탈출하려 하는데 상황이 계속 꼬이고 뭐 그러겠죠.
(사람 머리통 잘라들고 환호하는 홍보팀 직원님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
- 뭔가 굉장히 익숙하지 않습니까? 이거 그냥 스티븐 연이랑 사마라 위빙 나온 영화 '메이헴' 설정이잖아요. ㅋㅋ 그리고 이 영화가 1년 늦게 나와서 베꼈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호기심에 좀 검색해보니 거의 동시에 제작이 발표되고 진행됐더라구요. 그냥 재밌는 우연의 일치 같은데 아마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은 많이 억울했을 듯.
말 꺼낸 김에 두 영화를 비교하자면 놀랍게도(?) 서로 장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메이헴'의 때깔이 훨씬 좋습니다. 이 영화는 그냥 척 봐도 B급 영화라는 느낌이 팍팍 들어요. 뭔가 옛날 비디오 테이프로 보면 더 재밌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습니까. 그런데 '직장 생활 풍자' 쪽으로 가면 이 영화가 낫습니다. 일단 직접적으로 회사 생활을 빗댄 개그 장면이 훨씬 많아요. 그리고 액션 쪽으로 가면... '메이헴'은 대체로 분노 조절 장애 바이러스를 핑계로 맘 놓고 벌어지는 주인공들의 폭력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쪽으로 연출됐다면 이 영화는 그냥 액션을 재미나게, 좀 웃기면서도 그럴싸하게 보여주자... 는 쪽입니다. 이건 뭐 누가 낫다고 말할 순 없는 부분이겠구요.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메이헴'처럼 뭔가 거창하고 야심이 큰 이야기가 아닙니다. 걍 조직 생활이 취향에 안 맞는 너드 총각이 어쩌다 찾아온 환타스틱한 위기를 극복하고 조금 성장하고 사랑도 찾는 소박한 대리 만족 환타지 영화이고 그냥 그 쪽에 충실해요.
(사실 사람들 때깔과 표정만 봐도 '메이헴'과는 한참 다른 영화라는 게 아주 쉽게 느껴지죠.)
- 위에 적은 내용을 보면 짐작하시겠지만, 기대치를 팍팍 낮추고 별 생각 없이 보면 꽤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주인공과 동료 캐릭터들은 귀여워서 정이 가구요. 회사 생활 풍자 개그는 워낙 물량이 많다 보니 다 웃기진 않아도 (솔직히 썰렁한 장면도 꽤 있습니다 ㅋㅋ) 그 중 적당히 얻어 걸리는 것들만으로도 심심하지 않구요. 액션도 이런 영화 분위기에 어울리면서 허접하지 않게 잘 연출되어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맘에 들었던 건 영화 속 피칠갑들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어딘가 모르게 긍정적이에요. ㅋㅋㅋ 그래서 보는 동안에도, 다 보고 난 후에도 찜찜함 없이 상쾌해서 좋더군요.
암튼 그렇게, 대단할 건 없어도 충분히 쏠쏠한 재미를 주는 소품이라고 생각했네요. 즐겁게 잘 봤습니다.
+ 주연 배우들이 은근히 알찹니다. 주인공 역의 브랜튼 스웨이츠는 '오큘러스'에서 카렌 길런 동생으로 나왔고 '캐리비안의 해적' 한 편에도 비중 있는 역할로 나왔죠. 최근엔 DC 드라마 '타이탄스'에서 딕 그레이슨 역으로 오래오래 해먹는 중인 듯 하구요. 아랍계로 오해 받는 소심한 친구 역의 카란 소니는 '데드풀' 시리즈 고정 캐릭터였네요.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동료 역을 맡은 건 무려 '이블 데드' 리부트의 주인공님이시고요. ㅋㅋㅋ 정리 해고 당해서 멘붕에 빠진 늙은 직원 역으로 나온 분은 제가 요즘 보고 있는 미드 '이블'로 익숙하신 가운데...
(알아 보시겠습니까? ㅋ)
샤잠!!! 님이 나오셨습니다. 하하. 최종 빌런 역할인데 캐릭터도 괜찮고 연기도 잘 해서 재밌고 좋았어요.
포스터에서 Intensive care라는 제목이랑 그 윗부분만 보고 권총 못보면 본격 메디컬 재난물(?) 정도로 보이는데 타란티노 스타일이라니 놀랍네요ㅎㅎ
오피스 배틀로얄 여주인공은 어디서 본 얼굴이다 싶었는데 필모 찾아보니 이블데드 리메이크에서 본 얼굴이군요ㅎ 영화는 스틸사진 보니 왠지 귀여운(?) 영화같아보여서 끌리네요ㅎ
웨이브 구독중이라.. 두개 다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껄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