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에 있었던 대화

2022.03.22 14:57

어디로갈까 조회 수:896

제가 밀가루 음식(포함 대개의 탄수화물)을 안 먹어요.
그런데 오늘 문득 서양맛이 듬뿍 배인 빵이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유명 빵집엘 갔거든요.
동료들과 갔는데 버터와 여러 종류의 잼이 한꺼번에 몰려나와서는 복합된 음식의 맛을 화려하게 뽐내더라고요.

간만에 얌얌 맛있게 먹고 있는데 건너편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후배가 묻더군요.
"저기 혼자 앉아 빵뜯고 있는 흑인 굉장히 외로워 보이지 않아요?"
'(일별한 후) 뭐 의젓해보이는데?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왕자님 정도로 보이는 포스를 갖추고 있구만~'

"움~ 검은 피부색에 대한 안쓰러움이 제 정서엔 있는 것 같아요."
" 나는 누런 우리 피부빛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일단 악센트가 있잖아,'

(민망한 듯 쿡쿡 웃는 후배에게)
'어린시절 유럽에 살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들었던 말이 있어.'
" (말똥말똥)'
'여러 인종이 모인 자리에서 한 백인 친구가 흑인 친구를 향해 이렇게 물었어.  <네 피부는 왜 그리 검어?>
그 흑인이 답하기를  '우린 너무나 벅찬 꼴을 당하고 살아서 피부색이 조금씩 어두워지다가 이렇게 검어진 게 된거야.'

후배:  흠. 대화를 이상하게 끌어가는 재주가 있다는 걸 자각하시죠?
나: 뭐 어떻게 느끼든 좋아. 우린 각자 통일된 판단으로 한 세상 살다 가는 거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3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27
119315 북한이 ICBM을 발사했는데 [5] soboo 2022.03.24 1049
119314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내일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는 건 [12] 예상수 2022.03.24 785
119313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18] thoma 2022.03.24 1056
119312 배달음식 [14] Sonny 2022.03.24 918
119311 먹고 싶은 것들 catgotmy 2022.03.24 262
119310 코로나 생활지원금도 있네요 [2] 예상수 2022.03.24 550
119309 나중에 커서 나 기구한 팔자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의 비률이 얼마나 될까 [4] 가끔영화 2022.03.24 328
119308 [영화바낭] 탑골 컨셉 호러 무비 '모추어리 컬렉션'을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2.03.24 387
119307 코로나 양성 후 일주일 쉬고 출근 [2] 적당히살자 2022.03.24 502
119306 윤석열 후보가 되면 왜 안 된다고 생각하세요 [12] 도야지 2022.03.24 1373
119305 코로나 괴담 [4] 메피스토 2022.03.24 750
119304 디오라마 님 댓글에 [6] daviddain 2022.03.23 639
119303 과학맨 안철수씨의 과학방역 [9] 타락씨 2022.03.23 1064
119302 조성용의 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예상 [3] 조성용 2022.03.23 629
119301 (청와대 뒷산) 북악산에 올라가보니 [5] soboo 2022.03.23 834
119300 새 한국은행 총재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예전 기사 [2] 예상수 2022.03.23 633
119299 안철수 단일화 효과 [5] 왜냐하면 2022.03.23 725
11929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조성용 2022.03.23 613
119297 이상한 부녀 대화 [5] 어디로갈까 2022.03.23 676
119296 윤씨가 청와대 발조차 들이기 싫어하는 이유를 적극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하였으나.. [27] 으랏차 2022.03.23 16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