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데버 모스

2022.03.30 00:47

thoma 조회 수:504

총 21회차 봤습니다. 5시즌 3회까지요. 저번에도 썼지만 한 회 1시간 30분 정도의 긴 분량이라 꽤 부지런히 달린 것 같습니다. 

웨이브에 7시즌까지 올라와 있는데 슬슬 정 뗄 준비를 해야겠어요. 시리즈물 몰아서 보면 후유증이 남습니다. 

2시즌 시작하며 올린 글에서 뒤로 가며 소년 같은 모스가 노숙해지지 않겠는가 했는데 5시즌에 이른 지금 여러모로 노련미를 뿜어냅니다. 

일단 외적으로 갈수록 세련되어요. 늘상 슈트를 입지만 1시즌에선 어딘지 옷이 마른 몸에 잘 붙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 있었고 코트도 넘 크게 보였고 상관인 써즈데이 씨에게 옷차림 좀 단정하게 하라는 잔소리까지 들었는데 뒤로 가면서 거의 모델빨이 나옵니다. 날씨까지 따뜻한 계절 배경이 많아지면서 어깨 뽕 넣은 듯 큰 코트나 짧둥해서 추워보이던 코트 차림은 드물어졌고 가느다란 몸매에 착 붙는 맞춤 슈트와 고급스런 검정 구두까지 장착, 차에서 날렵하게 내리는 장면을 보면 '경찰 맞아? 차 광고 모델 아니고?' 소리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저는 어설픈 차림새였던 모스 씨가 더 좋네요. 숀 에반스의 인기가 모스를 그렇게 변화시켜 버렸나...ㅠㅠ 

여전히 움찔거리긴 해도 피 묻은 시체에도 꽤 익숙해졌고 완력 행사 못하는 것만 빼면 명석한 두뇌로 집요하게 자료를 보고 탐문하는 능력으로는 자타공인 최고 형사가 됐다 할 수 있어요. 그 외에도 1시즌에서 술 못 한다 하더니 이젠 술도 잘 하고 첨 보는 이에게 작업도 잘 걸고... 악마같은 시간의 힘이여.

아래 사진은 1시즌의 모스

?src=

아래는 7시즌이라고 합니다. 

7시즌은 1970년 배경이니 양복 디자인 자체가 달라지기도 했겠지만 암튼 점점 세련남으로 진화.

IMG_20190824_090900.jpg?type=w2

본격 범죄물, 리얼한 수사 드라마라고 할 순 없고요, 길게 이어지는 시즌 드라마들이 그렇듯이 매 회 새로운 사건을 다루면서 동시에 '모스'와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보여주어 인물의 매력을 살리는 내용이 비중을 꽤 차지합니다. 1시즌이 1964년이고 매 시즌 다음 해가 배경이 되는데 범죄는 이 60년대 풍속물의 느낌과 옥스포드라는 배경의 분위기를 살리며 전개됩니다. 드라마가 있는 작은 미스터리들을 다룰 때가 볼만해지고 조직폭력 연관된 은행강도 같은 큰 사건을 다룰 땐 약간 헛웃음이 나는 구멍들이 보입니다. 모스라는 인물 자체가 근육형 액션 캐릭터가 아니고 경찰 인력도 구성이 가족적 느낌으로 고만고만해서 제작하는 사람들이 사건 규모나 성격을 너무 키우거나 잘못 설정하면 어설퍼지네요. 

각 회마다 살인 사건이 나오니 총, 칼은 기본이고 눈을 찌르고 귀에 쇠를 박고 매달고 태우고 물에 넣고 차 사고 기차 사고에 독을 먹게 하는 등 온갖 수법의 살해가 나오는데 무섭지가 않고요 심각한 사연이 나오지만 마음 가볍게 보게 되는 드라마입니다. 먼가 본격 '무섭게 하기, 잔인하게 보이기' 기술을 별로 안 쓰네요. 가족 시청용 드라마인가. 

최근 본 회차에 박물관 야간 경비 일을 하던 독신의 퇴직 형사가 비명에 죽는 사건이 나옵니다. 이 사람 방에서 십자말 풀이면이 펼쳐진 신문과 오페라 음반을 보며 모스는 짧은 순간 자기 노년을 생각해요. 자신과 같은 직업과 취미를 가졌던 죽은 남자를 보며 독신과 술과 고독사 같은 걸 연상하는 것입니다. '돈 몇 푼 쥐고 술에 의지하는 노년'을요. 짝이 없는 사람들이 평소 잊고 살다가 맞닥뜨리는 공포의 어느 순간이죠. 모스는 아직 젊어서 오래 생각하진 않지만요. 이 드라마의 모스는 마시는 것 이외에 뭘 먹는 적이 없습니다. 술, 음료 외의 음식은 권하면 거절. 슬슬 정 뗄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6시즌을 보니 모스가 콧수염을 기르고 등장하네요. 얼굴에 각종 수염 기르는 거 좀 비호감인데 알아서 거리감 만들어 주는 것인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85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89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162
119456 정치적 올바름과 쿠엔틴 타란티노 [4] catgotmy 2022.04.05 809
119455 [영화바낭] 오스카 수상과 전혀 상관 없는 아이슬란드 호러, '램'을 봤습니다 [10] 로이배티 2022.04.05 526
119454 바낭)여러분의 화양연화는 언제인가요? [4] 적당히살자 2022.04.05 420
119453 디즈니+ 문 나이트 보셨나요? [4] theforce 2022.04.05 591
119452 개그 채널들 메피스토 2022.04.04 348
119451 축구 보며 사람은 안 변한다를 느낌 [6] daviddain 2022.04.04 589
119450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6] 타락씨 2022.04.04 706
119449 dpf의 센스없는 질문 [9] 어디로갈까 2022.04.04 599
119448 이해할수 없는 경험 [3] Kaffesaurus 2022.04.04 590
119447 출마선언 그 이후 [4] 칼리토 2022.04.04 601
119446 얘 아주 잘하지 않나요 [2] 가끔영화 2022.04.04 593
119445 ......... [9] 어디로갈까 2022.04.04 870
119444 볼만한 웹소설사이트 있을까요? [4] 진화 2022.04.04 632
119443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인기에 대해 [12] catgotmy 2022.04.04 903
119442 파친코 잡담.. [6] 으랏차 2022.04.04 815
119441 코카콜라 스타더스트 [2] 예상수 2022.04.04 279
119440 [아마존프라임] '더 보이즈: 디아볼리컬' [3] 로이배티 2022.04.04 986
119439 가지가지 하는 동네 카페 주인 [8] 수영 2022.04.04 1047
119438 김장김치 살해 사건 [9] 채찬 2022.04.03 990
119437 자기 전에 아이작 뉴턴을 힐끔거리다가 [5] 어디로갈까 2022.04.03 4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