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동짓날이죠. 

 매년 동짓날 당일이 제 생일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어요. 겨울방학 시작 당일인 적도 많았고요. 그래서 어렸을 땐 생일파티 하기 힘들었답니다. ;ㅁ;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애들 초대해서 생일파티 하기 힘들었어서 그런지 생일 당일에 대한 로망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아요. 

 파티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고 케익을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입니다. 아, 조각 케익은 좋아하는 데, 단 거 게이지가 금방 가득 차는 사람이기에 큰 케익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생일 케익 욕심은 별로 없습니다.

 동지 팥죽을 생일 축하 겸 먹을 수 있음에도, 팥죽을 안 좋아합니다. 아니, 죽이라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동지 팥죽이란 걸 먹어본 게 거의 없습니다.

 미역국. 사실 아내님과 저는 국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나마 전 미역국은 국 중에서는 개중 제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우리 집 요리 담당인 제게 미역국은 굳이 끓일 정도로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 미역국도 패스.

 케익도, 미역국도, 팥죽도, 파티도 기대 안 하고, 안 한다 해서 서운하지 않은 저는...메마른 사람인가요 ;ㅁ;

 그래도 아내님이 안 챙겨주면 삐질지도 모르죠. 그렇다고 거창하게 챙겨주면 손발이 오그라들긴 할 겁니다. 흠. 뭔가 모순적인가.


 아, 어쨌든 생일 축하해주세요. 케익도, 미역국도, 파티도 별로 원하지 않지만, 그래도 축하는 받고 싶어요. 살짝 부끄럽지만 뭐 어떤가요. 아내님이 축하를 '구걸'하냐며 구박하지만 또 어떤가요. 

 이것이 온라인 생활에서 얻는 소소한 즐거움이 아니겠습니까! 생일 축하해주세요! :D



2. 요 몇 주간 디즈니 영화들을 두 편 보았습니다. 저번 주에 본 '탱글드', 그리고 오늘 본 '트론'

 탱글드는 정말 기대 이상이더라고요. 3D 애니메이션이 정말로 아름다워요. 3D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탱글드는 미녀와 야수, 인어 공주를 잇는 진짜 디즈니 애니메이션입니다!

 작년의 공주와 개구리보다 낫더라고요. 디즈니 특유의 낙천성은 당연히 건재하고, 모든 캐릭터들이 매력적입니다. 특히...말! 막시무스라는 말은 정말 최고여요. 

 올해의 영화 베스트 3위 안에 들어가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트론. 트론은 예고편을 보고 무척이나 기대하는 영화가 되었지만, 개봉 전 재촬영 소식을 듣고, '혹시 재앙은 아닌가' 싶었지만, 우려와 달리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아바타가 다른 외계 세상을 정말로 그럴듯하게 그려내는 영화였다면, 트론은 사이버 펑크풍 게임 세상을 정말로 그럴듯하게 그려내더라고요. 

 아내님은 트론을 매우 즐거워하며 보았고, 무엇보다 음악을 맘에 들어했습니다만, 전 아내님만큼 트론을 즐기진 못했어요. 

 정말 화면은 그럴듯하고, 멋지기 그지 없는데, 감흥이 안 나는 겁니다! 

 긴장감이 넘칠 장면에 긴장감이 부족하고, 감동스러워할 장면에 감정이 덜 살아요. 그냥 푸욱 빠져서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그저 밋밋하게 말 그대로 지켜볼 뿐입니다.

 그래도 영화는 무척 좋았습니다. 긴장감이 부족하더라도, 그 화려한 영상은 눈을 호강시켜주었거든요. 아바타랑은 다른 화려함이어요. 아바타는 '우주 어딘가에 있을 법한' 행성을 설득력있게 그려낸다면, 트론은 '이것이 사이버 세상이다'를 외치며 멋지고 쿨하게 그려내거든요.

 아내님은 트론을 보자마자 나오면서 '난 정말 미래에 살고 있는 것 같아. 이런 영화를 3D로 볼 수 있다니!' 하면서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좀 재밌는 건 영화를 볼 땐 약간 밋밋하게 본 것 같은데, 막상 시간이 지나니 그 밋밋한 감정은 잊혀지고, 화려한 영상들이 기억에 남네요. 감상 당시보다 오히려 갈 수록 제 안에서는 트론 점수가 올라가는 중입니다.

 아, 제게 트론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영화 시작 전 디즈니 로고입니다. 정말 멋져요! 한 번 더 보려고 영화 엔딩 크레딧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니까요! (보통 아내님과 즐겁게 본 영화는 엔딩 크레딧 끝까지 감상하곤 합니다만, 그래도 이번엔 그 로고를 위해 기다린 게 강합니다.)


 어쨌든 요즘 본 디즈니 영화들은 정말 다 좋았네요. 

 그래도 더 강한 감흥은 탱글드입니다. 조만간 한 번 더 감상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그러자니 요즘 극장에 재밌어 보이는 영화가 많긴 합니다. 블랙스완도 보고싶고, 아내님은 크리스티나 아길레나와 셰어가 나온 Burlesque도 보고 싶어 하고, 곧 잭 블랙의 걸리버 여행기도 개봉하죠!

 

 아, 트론의 현실 장면은 밴쿠버에서 찍었더라고요! 아내님이 다닌 학원 건물 비슷한 게 나와서 어라? 싶었는 데, 그 건물이 맞더군요. 실제 밴쿠버엔 영화 속에서만큼 압도적으로 높은 건물은 없는데, 그건 CG 같더라고요. 

 어쨌든 사는 동네를 영화로 보니 색다르더군요. 내가 가는 스타벅스, 내가 걷던 거리에서 주인공이 달리는 걸 보니 재밌었습니다.



3. 글이 상당히 길어지네요. 원래 1,2 번을 쓰려고 왔는데 전 페이지의 헬보이2 게시물을 보니 갑자기 또 뭔가가 생각이 나서요.

 헬보이2는 톱니바퀴 덕후, 이상한 크리쳐 덕후인 기예르모 델 토로보다 인상적인 건...마지막 왕자의 액션이었습니다. 정말 그럴듯한 무협 액션이었어요.

 이연걸의 황비홍 시절를 연상케하는 그러한 액션은 홍콩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것을 계승하고 발전한 헐리우드 영화를 보게 되다니 정말 좋았어요.

 이야기, 화려한 세트, 멋진 캐릭터들도 좋았지만, 왕자의 그 액션이 너무나 좋았어요.


 제가 원래 영화에서 좋아하는 무기 액션씬은 봉술, 혹은 창술입니다. 그래서 이연걸을 좋아하고, 영웅이란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액션씬은 견자단과 이연걸과의 대결입니다. 견자단이 창을 쓰거든요.

 매트릭스2에서도 키아누 리브스가 수많은 스미스랑 싸우면서 봉술을 쓰죠. 하지만, 그래도 그건 제가 원하는 봉술이 아니었거든요. 매트릭스 3편에서 마지막 스미스와의 대결에서 드래곤볼; 스러워지는 것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듯, 전 그 봉술 같지 않은 봉술에서 실망을 했었어요.

 아, 역시 헐리우드에선 봉술은 저런 식으로 밖에 못 다루는 건가 싶었는데....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헬보이2에서 정말 멋진 봉술을 보게 되다니.


 언젠가 꼭 봉술을 배워보리라 맘을 먹은지 5년이 지나네요. 아. 병원 다닐 땐 시간이 없었고, 지금은 시간이 있지만 돈이 없네요. 팍팍한 삶입니다. 봉술은 그저 동경만 하며 지내야 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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