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언어도 마찬가지겠지만 프랑스어 인명의 한글 표기도 역시 매우 까다로운 문제죠.

한국에서 주로 많이 틀리는 경우가 바로 독일계 프랑스인 및 성이 독일어인 아슈케나지 유태계 프랑스인 이름의 표기인데

독일어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해야 할 때도 프랑스어 발음을 잘못 적용하기도 합니다.

Durkheim과 Bergson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원래는 독일어 발음에 가까운 뒤르카임 (프랑스에서는 뒤르켐도 됨) 및 베르크손이 맞지만

베르그송이야 뭐 그렇다 쳐도 전에 표기되던 뒤르캥은 좀 거시기하긴한데 (지금은 뒤르켐)

그래도 이 둘은 한국에서 유명한 사람이라 나름 한국화(?)했다고 볼 수도 있으니 이제 와서 시비를 걸기도 거시기하죠.

André Gorz(앙드레 고르츠)도 역시 z가 묵음이 아니라 [gorts]이므로 한글 표기는 고르츠가 맞으니 다음에 혹시 책이 새로 나올 때 반영됐으면 좋겠네요.


프롤레타리아는 사실 일종의 어려운 외래어라서 전문가조차도 잘못 쓰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어사전의 어원표시도 잘못돼 있으니

노동자 개인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는 프랑스어 prolétariat

노동자 집단인 무산 계급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트'는 독일어 Proletariat로 되어 있지만

실은 프롤레타리아도 독일어 Proletarier(프롤레타리어)가 일본어를 거쳐 들어와 '어' 대신 '아'로 표기된 것이죠.

개인인 부르주아와 집단인 부르주아지를 구별하는 것과 같은 식입니다.


즉, 제목 Adieux au prolétariat는 프롤레타리아여 안녕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트여 안녕이 정확하다는 건데

한국어는 단복수 개념이 없고 명사에 파생접사를 붙여 집합명사를 만드는 조어법이 발달돼 있지 않은 데다

어차피 발음과 뜻도 비슷한 외래어라서 개념을 명확하게 구별하지도 않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 보이긴 합니다.


다만 책에서 부르주아와 부르주아지를 구별한다면 프롤레타리아와 프롤레타리아트도 구별을 해야겠는데

이 책의 목차를 보니 개인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를 불어 prolétaire에서 따온 '프롤레테르'라 쓰고

계급 집단을 뜻하는 프롤레타리아트를 프롤레타리아로 썼데요.

웬만한 불한사전, 독한사전, 영한사전만 봐도 '프롤레타리아트'와 '프롤레타리아'가 구별돼 있는데

제목의 프롤레타리아야 한국어의 특성상 단복수, 개인/집단 구별이 명시적이지 않으니 그렇다 치겠으나

내용에서 굳이 한국어에서 잘 안 쓰는 불어 프롤레테르를 써야 했는지 좀 아쉽군요.

길어서 거추장스럽다면 차라리 무산자와 무산계급으로 가려서 쓰는 쪽이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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