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노는 오빠들.

2010.09.04 17:18

disorder 조회 수:2379

 

저 초등학교 중학교 때 축제같은 거를 하면 꼭 무대에 나가서 춤을 추거나 하는 무리들이 있었죠.

소위 '노는' 그룹이었죠. (아. 물론 놀지 않아도 춤은 출 수 있죠. 평범한 저도 야영가서 장기자랑 시간에 춤도 추고 했었으니깐요.ㅋㅋ 어쨌든)

저한테는 주로 오빠들인 경우가 많았는데 왜 그렇게 그게 그 땐 멋있어보였나 몰라요.

그 사람들이 무대에서 춤을 추거나 하면 저는 콩나물처럼 아이들이 꽉 차게 들어선 운동장 뒤쪽에서

내 시야를 가린 친구의 단발머리를 양 손으로 잡고 커튼처럼 열어서 그 사이로 춤추는 모습을 구경하곤 했어요.

그리곤 "꺄악 꺄악" 소리를 지른거죠.

간혹 축제 장기자랑 시간에 무대에서 피아노 치고 트럼펫 불고 하는 오빠들도 있긴 했는데

저의 관심은 그런 데에는 없었고 거의 춤 추는 사람들 쪽에만 가 있었어요. 그 땐 뭐 에이쵸티 뭐 이런 그룹들 노래에 맞춰서 춤을 췄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노는 그룹의 행동은 축제 때 춤 추는 거에서 끝나지 않죠.

 

등교길 계단을 가로막고 일렬로 앉아서 담배를 피거나 지나가는 애들을 훑어보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들이

녹색 선이 간혹 그어져 있는, (혹은 빨강색 선도 좋고요,) 검정 쫄티를 입고( 이 이야기 하면 저랑 나이가 비슷하신 분들은 무슨 스타일의 옷인지 아실 듯ㅋㅋ)

학교 안에 들여놓은 커다란 바위 위에 단체로 앉아서 흰 눈을 맞고 있었던 장면이에요.

뭔가 노는 무리들의 나름의 외로움과 방황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나 할까.

 

저의 초중딩 시절의 한 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놀던 아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궁금해요.

뭐 잘 컸겠죠. 끼가 다분한 아이들이니까 스스로를 잘 통제하고 하는 법을 익히면서 잘 자라났겠죠.

뭐 완전히 삐뚤어졌을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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