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에 제가 몇 십년간 찾아다니던 추억의 영화, <녹정기2>를 봤습니다.
예전에도 중간부터 본 영화라 앞부분은 전혀 모르는 채로 봤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어느 순간 딱! 하고 느낌이 오더라고요. 어릴 때 여기서부터 봤구나, 하는.
그 뒤로도 ‘맞아, 이런 장면도 있었지.’같은 생각을 종종 하면서 봤고요, 다 보고나니…음…
다시 볼 생각은 안 나네요 ㅎ
분명 어릴 때는 재밌게 봤을 거예요. 그 나이 때에는 정말 좋아했을 장면들이 많거든요. 젖꼭지 비틀기나 띠용 하면서 사람들이 쓰러지는 장면들 같은.
하지만 지금의 저는 그 시절과는 재미를 느끼는 기준이 많이 바뀌었기에, 영화 보는 내내 마치 별 관심없는 아이돌의 라이브에 찾아간 사람같은 심정이었어요.
역시 어떤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만 둬야 하나 봅니다.
덧붙여, 이 영화에서 그나마 좀 흥미가 붙은 부분은 <동방불패> 패러디가 꽤 많이 나온다는 거였어요.
바로 같은 해 영화에서 패러디 될 정도로 <동방불패>가 센세이션이었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정작 현지 흥행은 <녹정기2> 쪽이 더 높았나 봅니다;;
그래서 국, 중딩 때 재밌게 봤던 B급 오락 영화들을 vod 재생 목록에서 볼 때마다 고민하다가 결국 안 보고 넘기곤 하죠. 어차피 매우 높은 확률로 요즘 취향에 안 맞을 텐데, 굳이 시간 들여서 추억 파괴할 필요가... 라는 생각인데. 이상하게 '레비아탄'은 아직도 다시 보고 싶단 말이죠. 참아야할까요. ㅋㅋ
그래도 어쨌거나 확인하고 감상도 하셨으니 원하는 바는 이루신 걸로! 전 '웨스트 월드'의 오리지널 버전을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은데 한국 vod 서비스에 없어서 분기마다 한 번씩 검색하고 투덜거리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왜 안 나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