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사나운 꿈

2010.09.06 11:35

메피스토 조회 수:1675

* 전 부유층 자제입니다. 게다가 초능력까지 있어요. 슈퍼맨이나 그런건 아니고, 하늘을 날수 있습죠. 아빠랑 엄마는 각각 수학과 교수. 아들인 전 스탠포드를 다닙니다. 거울을 보니 라이언 필립이 서있군요. 물론 부모들 역시 벽안에 백인 금발 중년.

 

학교에서 배우는건 역시 수학입니다. 뭔소린지 기억이 안나요. 근데 교수가 시키는걸 풀었더니 오~~하고 경탄하는 사람들. 아무래도 천재인가봅니다. 수업을 끝내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놀러다니는데, 저 아래 누군가 보입니다. 이민정. 이민정인데 얼굴시 살짝 탔어요. 어디 해수욕이라도 다녀왔나. 아무튼. 근데 제가 가는곳마다 이민정이 있는겁니다. 체육대회가 있는 곳에도 있고, 밥먹으러 간 학교 식당에도 있고, 심지어 제가 여자를 꼬시는 곳에도 있습니다.

 

저 여잔 뭐야. 생각 하는데 이민정이 저에게 접근해옵니다. 그리고 얘기합니다. 자기랑 사귀자고해요. 전 도망갑니다. 왠지 싫습니다. 하늘을 날아서 도망가지만 밑에서 보면 따라올 수 있을정도로 속도가 느립니다. 당황한 전 집으로 갑니다.  그러나 이민정은 택시를 타고 집까지 쫓아왔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아빠가 감자탕에 소주를 먹고있습니다. 벽안의 백인이 저렇게 마셔도 되나라고 생각하지만 이내 접습니다. 와서 한잔하라는데 술마실 정신 아니라는 소리와 동시에 이민정이 들어오더니 아드님을 좋아하는 여자라고, 아빠가 따라주는 술잔을 다 비우고 둘이 엄청 재미지게 놀고있습니다. 밖에 나와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하나라고 고민하던 찰나 이민정이 나옵니다. 전 이민정을 데리고 조용한 곳을 갑니다. 어딘가 폐쇄된 공장같기도 하고, 건축이 중지된 아파트 건물같기도 하고. 이민정의 두팔을 붙잡고 얘기합니다.

 

"너랑 연애는 할 수 있지만 너와 연애를 하게된다면 반드시 내가 바람을 피우게 될꺼야" 

 

슬픈얼굴을 한 이민정은 오빠 미안해라는 얘기를 하며 저 멀리 사라집니다. 전 안도의 한숨을 쉬고 하늘을 향해 날아갑니다. 근데 갑자기 발아래가 푹꺼지는 느낌이 들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 이 무슨 짜증날 정도로 정신나간 꿈이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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