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 작품입니다. 듀게에서 평이 꽤 좋았던 것 같은데, 왠지 저는 그해를 떠올리면 ' 못 간다고 전해라' 만 떠오릅니다. 뭘 본 기억이 없어요.
늦게라도 보길 잘 했어요. 16부작임에도 중간에 계속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듯한 지루함은 살짝 있지만 재미납니다.
저처럼 뭔가 로맨스에 이입이 안 되는 분께 추천. 등장인물 하나가 살짝 설레하는 정도 감정 묘사는 있지만 로맨스와는 거리가 멀어요.
장희진이 이 드라마 이후로 크게 떴어야 될 것 같은데 왜 아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그냥 흔한 미인(???? 미인이 흔할 리가?)이라 크게 못 떠도 이상하진 않은 배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드라마에서 진가가 나옵니다. 이 드라마보다 ' 옷 소매 붉은 끝동' 을 먼저 봤고 그 전에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에서 봤지요.
정순왕후 역에서도 와 저렇게 예뻤나 다시 보긴 했지만 다른 사람을 데려다 놔도 손실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드라마 자체가 때깔에 많은 신경을 쓰기도 했고요.
' 마을...' 에서는 다소 나른한 목소리와 서글퍼 보이는 눈매가 역할과 무척 잘 어울립니다. 다른 배우로는 한소희 정도가 떠오르긴 하는데 한소희보다 더 처연한 인상이에요.
문근영은 계속 똑같은 표정을 짓네요. 꽤 호감이 가는 배우이긴 하지만 딱 적역이라는 느낌은 아니고, 뭐 그냥 그렇습니다.
신은경이 이 작품으로 엄청난 찬사를 받았었죠. 저는 이 분 연기력을 잘 모르겠어요. 아역으로 나올 때부터 한 번도 자연스럽단 인상을 못 받았습니다.
특유의 이를 악무는 발음은 역시 어릴 때부터 그래왔죠.이 발음때문에 소리지르거나 말 그대로 이를 악무는 상황일 때는 몰입도 200%가 됩니다만 다른 때 봐도 뭔가 흉계 꾸미는 사람 같은 게 문제예요.
정성모 저는 오랜만에 봅니다. 나오기만 해도 아 무슨 역이겠다 싶은 분이죠.
'겨울 나그네' 에서 이 분 처음 봤을 때부터 죽 좋아합니다. ' 모래시계' 이후로 계속 악역 전문인 것 같아서 안타깝지만요. 어딘가 막장극에 꾸준히 출연중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것대로 안 반가워요.
꽤 담백하게 생긴 미남이라고 생각해요. 겨울 나그네 때는 그랬었습니다. 이런 케이스 가장 극단적인 것이 최민식입니다. 담백류는 아니지만.
육성재도 나오네요. 비투비 데뷔가 생각보다 오래 전인가 봅니다.
드라마를 볼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작가가 이야기를 손에 쥐고 있느냐 하는 거예요.
16부작 정도 짧은 길이라면 상대적으로 이야기를 장악하기가 쉽겠지만, 이 점을 중심으로 보다 보면 5부 이후부터 제작진이 신경 덜 쓴 느낌이 팍팍 드는 드라마가 꽤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은 별 다섯.
배우들 의상으로 봐서 11월 전후 작품 같아요.
스산한 계절에 스산한 드라마.
집에 일찍 들어가서 이불 쓰고 낄낄대고 싶어지는 계절 같은데 말입니다.
유난히 더 스산하게 느껴지는 건 범죄는 밝혀졌지만 희생자는 (당연히) 희생된 채였고 아무 응징도 불가능해서예요.
가족, 공동체, 우리 동네라는 이름으로 이기심을 무한 확장하고 심지어 예쁘게 포장하면서 사회는 그 안에 끼지 못한 사람을 배척하죠. 잘 하면 npc, 흔하게는 텃세, 그리고 운이 나쁘면 범죄의 형식으로.
너만 입 다물면 모두가 편해진다고 저는 몇 번이나 말했을까요.
마음이 십일월인 이 시국에 보기도 어째 좀 그렇지만 보길 잘 했습니다.
뒷북 둥둥둥
정성모씨 저도 '겨울 나그네' 이후로 상당히 오랫동안 호감 갖고 지켜봤어요. '모래시계' 이후로 악역 전문으로 나가서 안타까웠던 것도 같네요. 반갑습니다. 하하. 다만 전 이 분이 진작에 은퇴하신 줄 알았어요. 방금 검색해보니 그저 제가 한국 드라마를 안 보고 살았던 것(...)
말씀하신 드라마는 사실 안 봐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당시에 듀게에 올라왔던 글 몇 개는 기억이 나요. 방금 검색해보니 지금도 보이는데, 뭔가 그립군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