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5 01:03
살면서 아주 가끔 선명한 이미지가 떠오르고 며칠 후, 혹은 몇년 후 현실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몇 번 했습니다.
그 중 몇몇 이미지는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처럼 온 몸에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 이미지가 떠오를 때는 오래 전 트라우마가 생각날 때의 기분과 흡사합니다.
분명히 경험하지 못했는데 몸이 기억하는 트라우마. 예지한다가 아니라 기억한다는 느낌이에요. 감정 뿐 아니라, 감정의 컨택스트까지도 다 느껴지거든요.
어쨌든 착란일 가능성이 크지만 어쩌면 실제 예지력일지도 모를 그런 경험을 한 적이 다수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를 위한 설정은 대충 이 정도만 할께요.
전염병이 끝나갈 즈음, 유럽에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되든 걱정스러운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이고, 오늘은 울진에 국가 재난에 버금가는 큰 불이 났습니다.
최근 이 모든게 데쟈뷰같은 기분이었는데 역사의 어떤 시기를 닮아서 느끼는 착각인지, 과거에 느꼈던 이미지의 일부인지.. 헷갈렸습니다.
오늘 화재 뉴스를 보는데 이상한 감정이 들었고,
아이가 '아빠'라고 부르면서 저한테 다가올 때 모든 것이 슬로우로 느껴지면서 제가 처음 느꼈던 것은 '아.. 이거 예전에 있었던 일이다' 였습니다.
동시에 굉장히 무섭고 슬픈 감정들이 솟구쳐 올라왔어요. 그리고 기억나는 아주 선명하고 무서운 이미지.
아이를 안으면서 마음을 다스렸지만 그럼에도 마음이 진정되질 않았습니다.
아이는 불이 무서웠는지 훌쩍였고, 저는 미래에 다가올 무서운 기억 때문에 두려웠습니다.
ps; 4시 44분에 대한 착각이라는 심리학자의 글을 본 적이 있어요.
4:44를 유독 자주 본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3:22이나 7:31같은 것보다 4:44이 상대적으로 강렬했기 때문에
기억에 더 남았을 뿐이라는 내용입니다. 단지 시간을 자주 보는 사람일 뿐이라는거죠.
저도 단지 운명같은 것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착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생겼던 감정이 사라지지 않네요.
국제정세 전문가님들이 계신다면 절대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2022.03.05 01:05
2022.03.05 01:14
2번은 좋은 선택.
저도 예지몽 같은 것을 꿨던 것 같은데, 한때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맞았던 건가 긴가민가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깨고서도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한 꿈은 현실에서 경험하지 못했고,
현실에서 어느 순간 이건 꿈에서 봤던 장면이야 하는 것들은 잊고 있다가 경험하는 거거든요.
저는 어떤 섹시한 가수와 꿈에서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아직 까지 얼굴도 못봤어요.
꿈속에서 전쟁이 나서 시가전이 있었는데, 상대가 프랑스군이었고, 현재 시점까지 개꿈....인 것으로,
꿈꾸는 것이 재미있어서 한때 잠을 즐기기도(?)했는데,
그런 것을 믿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게 되니 꿈도 꾸지 않는 것 같아요(기억하지 못하는)
2022.03.05 01:44
네. 맞습니다. 갖고 있는 에너지가 많지도 않은데 분산투자해야죠. 이상한 징후들에 낚여서 의미에 몰빵하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래봅니다.
그나저나 요즘같은 시기에 2번은 좋은 선택이라고 하시다니.. ㅜㅜ
2022.03.05 01:29
현재 지구상에 전쟁이 언제 터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지역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극동 아시아입니다.
중국이 세계군사력 랭킹3위, 일본이 5위 그리고 한국이 6위입니다. 그리고 전세계 넘사벽 1위 미국의 군대가 일본과 한국에 각각 수만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죠.
그리고 한국은 핵무장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중국은 호시탐탐 대만을 노리고 있군요.
반면, 그래서 더더욱 전쟁이 나기 어려운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전쟁을 억지하려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엄청난 지역이거든요.
게다가 미국입장에서는 반도체라는 전략적인 글로벌서플라이체인이 집중되어 있는 이 지역을 기름 나오는 중동지역만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할 동기가 충분합니다.
괜히 야당에서 선제타격이니 전술핵 배치니 같은 개소리를 하는데에 미정부에서 헛소리라고 면박을 주는데 아닙니다.
2022.03.05 02:27
그래도 역사적으로 보면 전쟁은 미친놈 한 명만 있어도 일어나더군요.
이미 동아시아에 미친놈이 한두명이 아닌데 한국도 며칠 후에 한 명 추가할 분위기입니다.
우크라이나 지하 대피소에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아이들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전쟁을 반대해야겠어요.
2022.03.05 04:11
2022.03.05 04:41
2022.03.05 12:12
2022.03.06 18:44
오 좋은 글이네요. 한번 찾아서 읽어보겠습니다. 믿보 시사인
2022.03.05 21:11
고대 그리스,로마시대 전후 역사책 열심히 읽고 있는데 전쟁이 안일어났던 때가 없었던듯요.(다 아시는 얘기)
저도 저의 전생을 돌아보면 전쟁터에서 적군들에게 유린당하고 있었을지도 혹은 잔다르크처럼 참전했을지도.
전쟁은 안일어날겁니다. 어떤 경우 전쟁가능성이 높아질수도 있는데 자기네들 지지율을 높이기위한 짜고치는 고스톱이길 바랍니다.
근데 죽는게 저는 두렵긴합니다. 이순신님은 죽어본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필사.. 얘기를 하실 수 있으셨는지 정말 존경합니다.
1. 운명이 이토록 엄중하다면 왜 굳이 인간과 공명하려 하는가.
--운명은 알고보면 휴머니스트.
2. 이것이 단순한 나의 착각이라면 난 왜 이 감정에 침몰해야하나.
--잘 먹고 잘 싸고 운동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