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볼 생각이었는데. 주방 일 하며 좀 듣다가 거실에서 밥 먹는 김에 보기 시작해서 결국 끝까지 봐 버렸...;


- 오늘이야말로 정말 최대한 간단하게 적어보려 노력... 은 해 보겠지만 그래봤자 길겠죠.


 1) 장혜진 '분홍 립스틱' : 전 그냥 이 노랜 강애리자씨(혹은 작은 별 가족)의 오리지널이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송윤아 버전도 괜찮았는데 그 이유는 이 곡의 가사 내용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풋풋하고 어설프잖아요. 곡의 멜로디도 그런 내용과 잘 어울리구요. 근데 장혜진씨의 보컬이나 음색이 그런 곡의 개성을 다 죽인다는 느낌이라 영 별로였습니다.


 2) 김경호 '이유 같지 않은 이유' : 괜찮았습니다. 굉장히 모범적인 '나는 가수다' 편곡이면서 본인 취향과 스타일도 잘 들어가 있었구요. 다만 래퍼는... 그 타이밍에 랩이 튀어나오는 것 자체는 괜찮았는데 랩을 그리 매력적으로 하진 못 하시더군요(...)


 3) 바비 킴 '만남' : 10대, 20대 시절 원곡에 완전히 이골이 나 버려서 이젠 듣기도 괴로울 지경인지라 평가하기 좀 애매하긴 하지만 군더더기 없고 무난한 편곡에 본인 스타일로 잘 소화해서 불렀단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전 꽤 맘에 들었어요. 그래도 원곡이 싫어서 음원은 구입 안 합니다;


 4) 윤민수 '만약에' : 편하게 부르겠다고 인터뷰할 때 '아. 그냥 부르던 대로 부르겠단 얘기로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그러더군요. 힘을 뺐다고는 하는데 별로 티가 나지 않더라구요. 근데 전 나쁘지 않았습니다. 원곡을 잘 몰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7위하는 걸 보니 윤민수가 대중들에게 좀 찍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정도면 충분히 이 프로에서 먹히는 스타일이었는데.


 5) 자우림 '아브라카다브라' : 오늘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곡이나 무대가 가장 훌륭했다는 건 아니구요. 이 프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식어가는 이유 중에 점점 더 무난하고 예측 가능한 안전빵(?) 편곡과 무대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있거든요. 참으로 오랜만에 그래도 꽤 튀는 시도를 보여줬고 그래서 그것만으로도 전 만족합니다. 게다가 초반은 꽤 그럴싸했어요. 끝까지 그냥 그렇게 갔음 어땠을까 싶긴 하지만 그랬다면 아마 그냥 7위했겠죠.


 6) 인순이 '토요일은 밤이 좋아' : 장기호씨 말 그대로의 느낌. 원곡도 튀는 구석이 없는 곡이고 그걸 큰 변화 없이 그대로 불렀는데 그냥 인순이빨(+박명수 피쳐링;)로 극복하더군요. 전 별로 재미도 없었고 크게 흥겨운 느낌도 못 받긴 했지만...; (게다가 피쳐링 곡은 왜 이리 시의적절-_-한가요. 근래의 사건 때문인지 권지용군 이름은 거의 언급이 안 되고;)


 7) 거미 '난 행복해' : 이소라는 좋아하지만 이 곡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소라가 '여자 윤종신' 소리를 듣던 시절, 그러니까 대략 1,2집 정도 시기의 곡들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지금도 그렇고. ('처음 느낌 그대로'는 좋아요! 김광진이라능!!;) 그래서 거미가 어떻게 부르든 원곡과 비교를 할 생각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곡이 맘에 들지는 않더군요. 특히 막판 지르기 부분이 좀; 그래도 막판에 실제로 울먹거리며 부르니 애절한 느낌은 많이 살긴 했습니다. 덕택에 윤민수 느낌도 좀 나긴 했지만;


- 이 프로가 점점 '열린 음악회'스러워진다는 얘기들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일리가 없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1차에선 가수들이 본인 희망대로 부르고 2차에서만 룰렛을 한다는 건 제가 예전부터 원하던 형식인지라 반가워해야 당연하건만. 막상 그렇게 되었더니 가수들의 선곡에서 '살아야한다! 살고야 말겠어!!!' 라는 의지들이 느껴지고 막; 제가 원했던 방향대로 흘러가진 않는군요.


- 다음 경연에서 장혜진이 살아 남아 명예 졸업을 하게 된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떨어진다면 두 자리가 비게 되네요. 박완규는 김경호 때문에라도 좀 더 대기하게 되지 않을까 싶고. 장혜진 나간 자리는 이미 거미로 미리 땜빵을 해 놓았으니 정말 김연우가 들어오게 될 수도 있긴 하겠는데... 저번 호주 공연 때문에 김연우에 대한 기대치도 많이 하락해서; 암튼 그 때 들어올 두 명의 가수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오랜 세월 유지해 온 닥본사를 접게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여전히 볼만한 프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점점 제 취향과 멀어져간다는 느낌이라서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6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6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991
3238 오늘 '뿌리깊은 나무'를 말해주는 노래. [2] 자본주의의돼지 2011.11.03 1831
3237 김진숙의 85호 크레인 사진집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한금선 씨의 강연이 있네요 [1] 13인의아해 2011.11.04 1107
3236 필름포럼에서 일링 코미디 특별전을 하네요. (2011.11.4-6) crumley 2011.11.04 1237
3235 아이폰4S 예약 skt가 kt에 완패라.. 나도모르게 애플빠가 되다니..... [3] 무비스타 2011.11.04 3209
3234 두사람 닮지 않았나요 [2] 가끔영화 2011.11.04 1388
3233 [바낭] 도대윤은 포텐 한번 못 터트리고 가는가? [15] jay 2011.11.04 3584
3232 당분간 하드디스크 곱게 쓰셔야 합니다. [18] chobo 2011.11.04 4658
3231 중국 난투극, 700명 중학생 100명 고교생 맞붙어 “중국은 패싸움도 인해전술” [3] chobo 2011.11.04 2049
3230 오빠 왔어? [7] 걍태공 2011.11.04 3484
3229 나는 보수다 - 조우석[책] [4] catgotmy 2011.11.05 1783
3228 맥주 애호가분들께서는 집에서 어떻게 마시는지요? [17] chobo 2011.11.05 3078
3227 앗 이런 김밥이 [5] 가끔영화 2011.11.05 3054
3226 정신을 차리고 보니, s사이즈를 입을 수 있는 여성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 [25] Paul. 2011.11.05 5305
3225 선우용녀 딸 목소리 참 매력있네요 [3] 가끔영화 2011.11.06 2014
3224 영화의 기억과 급울컥하는 내 눈물 [4] 쏘맥 2011.11.06 1319
3223 보수쪽에서 나꼼수 팟캐스트 중단을 애플사에 정식으로 요청한다고... [4] 라곱순 2011.11.06 4254
3222 '심연 위의 불길' 과 보수진영의 나꼼수에 대한 공격 혹은 미래에 있을 테러 [5] soboo 2011.11.06 2504
» [스포일러] 어쩌다 결국 봐 버린(...) 나는 가수다 잡담 [7] 로이배티 2011.11.06 3053
3220 얼마 전 SBS 스페셜 '고기'에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돼지 직접 키운 다음에 먹는 거요. [16] 프레데릭 2011.11.07 3947
3219 주원 순하게 잘생겼군요 [8] 가끔영화 2011.11.07 27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