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온지 이틀된 따끈따끈한 시즌이구요. 에피소드는 7개에 개당 30분 남짓 정도 됩니다. 이전 시즌 내용 스포일러는 있고 이번 시즌 스포일러는 피할게요.


 참고 삼아 첫 시즌에 대한 제 뻘글을 뒤적뒤적 찾아서 링크해 보구요.  http://www.djuna.kr/xe/board/13846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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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이 너무 안 예쁘게 나온 포스터네요;)



 - 그러니까 시즌 1의 마지막은 대략 이랬습니다. 주인공은 사이버 내세 서비스 안에서 가난뱅이 등급으로 내려 앉아서 하루 2기가 바이트의 데이터만 쓸 수 있게 되어 사실상 구질구질한 골방에서 동결되었구요. 여주인공은 자신을 습격한 괴한들에게서 가까스로 살아남아 도망쳐 기술 반대주의자들의 숲속 아지트로 도망을 쳤죠.


 하지만 '당신을 위해 나도 업로드 됐다고!'라며 갑자기 등장한 주인공의 약혼자 잉그리드 덕분에 주인공은 다시 데이터 빵빵하게 쓰는 럭셔리 등급으로 돌아오구요, 동시에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버린 잉그리드에게 목이 매입니다. 사람이 '업로드 됐다'는 건 바로 죽었다는 의미니까요. 그 와중에 기술 반대주의자 아지트에서 살게 된 여주인공은 거기서 새 남친도 만나고 나름 적응해서 잘 살다가... 그들의 내세 서비스 파괴 작전의 선봉장(...)이 되어 회사로 돌아와 약혼자와 다정하게 살고 있는 주인공을 만나게 됩니다.


 과연 꼬일 대로 꼬여버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갑자기 헌신 캐릭터로 변신한 잉그리드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주인공을 살해한 무리는 누구이고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본격 하이테크 스릴러 '업로드' 시즌2!!!!!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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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차일 운명의 로맨스물 '거쳐가는' 애인 역 캐릭터들을 보면 늘 짠한 기분이...)



 - 대충 요약해 놓은 시즌 2의 시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전히 로맨스입니다. 그게 메인이에요. 시즌 1에서 둘이 눈이 맞아 꽁냥꽁냥 귀여운 연애질을 시작했다면 시즌 2에선 사정상 잠시 멀어진 상태에서 서로 다른 짝을 만나 갈등하며 위기를 맞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죠. 그 끝이야 뭐 당연한 수순대로 흘러가겠습니다만. 애초에 이게 로맨스물에서 그렇게 막 재밌는 단계는 아니죠.


 다행히도 전개 속도와 톤 조절이 괜찮습니다. 주인공 둘이 서로를 오해하고 다른 상대와 인생을 낭비하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다른 사건들이 벌어져요. 덕택에 주인공 둘 모두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꼬인 연애질 하나만 붙들고 징징거리지 않습니다. 또한 시즌 1에 비해 비중이 커진 주변 인물들이 쉬지 않고 활약하며 개그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체감 전개 속도는 계속해서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고, 그래서 딱히 늘어지거나 스트레스 받거나 하는 부분은 거의 없었어요. 게다가 에피소드 숫자가 줄어 버려서 더 빠른 느낌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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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티 투어 중인 망자 두 분. 일단 어지러워서 힘들 것 같은데...;)



 - 주인공 둘이서 저렇게 별로 재미 없는 단계를 헤쳐나가느라 고생인 가운데 이번 시즌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잉그리드와 루크입니다. 시즌 1이 두 주인공과 그들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시즌 2는 전 시즌에서 그냥 평면적인 악당, 평면적인 개그 캐릭터였던 이 둘에게 나름 입체성을 부여하고 이들의 이야기 비중을 키워줘요. 근데 다행히도 그게 (제겐) 잘 먹혔습니다. 특히 잉그리드는 정말로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맡은 역할은 여전히 (주인공들 입장에선) 빌런이 맞습니다만. 이번엔 나름 잉그리드의 입장을 비춰주면서 어째서 갸가 이럴 수밖에 없는지 납득을 시키려고 하는데... 납득이 됩니다!!! ㅋㅋ 나중엔 진심으로 '그냥 주인공이랑 잉그리드랑 잘 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 갑부에 싸가지 유치뽕짝 빌런 캐릭터에게 연민이 막 생겨요. 이 정도면 상당히 성공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 와중에 루크도 존재감을 어필하며 적절히 웃겨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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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즌의 주인공은 접니다!!!)



 - 그래서 이번 시즌도 기대보다 (참고로 그 기대는 꽤 낮았습니다) 상당히 재밌게 잘 봤습니다. 그랬습니다... 만.

 전 시즌의 한계나 단점도 거의 그대로 안고 갑니다. 기술에 대한 묘사는 SF라기엔 너무 작가 편할 대로라 그냥 환타지의 영역에 머물고요. 자본주의 풍자 같은 것도 걍 얄팍한 드립 정도 수준을 벗어나지 않구요. 종종 좀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들이 튀어나오지만 늘 그냥 일회성 농담 소재로 패스패스. 또 그냥 웃고 즐기는 시트콤으로 보기엔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다크한 데다가 로맨스의 비중이 너무 커요. 부분부분 따져보면 다 평타 정도는 되는데 전체적으로 바라보면 여러모로 좀 애매합니다. 그냥 코믹한 환타지 로맨스 정도로 보는 게 맞아요. 알찬 내용물 같은 건 기대할 수 없겠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또 한 번의 클리프행어 엔딩이 기다립니다. ㅋㅋㅋㅋ 이 망할 놈들. 시즌 1 나오고 1년 10개월만에 시즌 2를 내놓았는데 그게 다 합쳐봐야 4시간 분량이고 그게 또 클리프행어에요. 다음 시즌 언제 내놓을 건데? 똑같은 텀을 적용한다면 2024년 초? ㅋㅋㅋ 아 정말 화나네요. 다른 거 다 떠나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일단 비추 도장을 찍어 놓을 이유가 충분합니다. 시즌별로 완결성이 전혀 없는데 다음 시즌이 언제 나올지 기약도 없는 걸 어떻게 남에게 추천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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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시국에 힘들게 찍는 건 이해하지만 원래 소비자는 그런 거 생각 안 합니...)



 - 결론은 그래서 이렇습니다.

 특별한 메시지나 알멩이 같은 거 기대하지 말고 그냥 가볍게 즐길만한 러브 코미디를 원하신다면 사실 괜찮은 작품입니다. 

 다만 결말이 언제 날지 알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 제대로 맺어질지 어떨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일단 아무에게도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미 시즌 1을 봤고 그게 또 맘에 드셨던 분들만 보세요. 재미 없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제 입장은 그러합니다. ㅋㅋ




 + 벚꽃이 흩날리는 센트럴파크의 피크닉 장면이 나옵니다. 미국 영화에서 벚꽃 휘날리는 장면을 거의 난생 처음 본 기분? 미국인들은 벚꽃 같은 거 안 좋아하는 줄 알았죠(...)



 ++ 주인공역 배우 로비 아멜이 톰 크루즈를 닮았다는 게 저만 하는 생각이 아니었군요. 관련 드립이 한 번 나오거든요. 주인공 왈, "키는 내가 더 크거든?". ㅋㅋㅋㅋ



 +++ 그냥 이렇게 잘 되어버려도 좋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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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마무리합니다. 다음 시즌 글은 언제가 될지 참 답답하네요. 망할 미제 시즌제 드라마들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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