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2012.02.02 07:47

구름이 조회 수:4800

먼저 어제 상황으로 여러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 것, 그리고 전체 듀게 분들을 매도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이것 저것 생각 중이지만... 모든 것의 실타래를 한 꺼번에 푸는 것을 저에게는 무리네요.

의도하지 않은 댓글의 글 때문에 제가 깜짝 놀란 것을 넘어 패닉 상태에서 뭔가 횡설수설한 거니까요.


단어의 뜻을 설명하려다 더 복잡해질 것 같으니 그냥 느끼는데로 씁니다.


여러분이 제 글에서 변명을 느낀 것은 맞습니다. 밤새 생각하다가 저도 방금 깨달았거든요.


전 사실 성희롱 논란이 일어났을 때, 상당히 당황했고 어떻게든 상황을 진정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문제는 제가 개인적인 성향이 너무 강해서 일어난 일이고 회사 분들은 잘못이 없다고요.


방금 깨달았는데... 전 오로지 회사분들이 잘못이 없다는 것을 변호하려고 여러가지 설을 만들었습니다.


일부 듀게 분들에게는 성희롱으로만 비춰졌을 상황은 사실... 제가 회사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감동받았던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을 가지고 썼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읽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총무부 과장님이 10만원을 준 것은 아버지같은 기분으로 멋내고 이뻐져서 연애를 해라 하며 주신 겁니다.

의도는 좋을 수 있으나  여성 비하적 마인드일 수 있죠. 다만 술 자리의 모든 사람들이 그래 그래 받아 받아 하는 분위기이면 거절하기 힘듭니다.

꼭 원샷을 해야 하는 때처럼...

그러나 그 일로 상황이 꼬일 때 부장님이 저를 지켜주시려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왜냐면... 일반적인 회사에서 여직원이 그런 소문에 휩쓸린다면 보통의 부장님은 

"네가 처신을 잘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잖아! 여자가 되서 알아서 조심해야지."하고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아니면 어딘가로 날아가겠죠..


하지만 부장님은 제가 입단속을 못한 것을 비난하거나 꾸중하는 일 없이 그냥 저의 의사대로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친구랑 상의해서... 소문이란 것은 변명하려 할 수록 커지는 거니 그냥 사라지게 두자.

공돈은 그냥 써버리는 것이 신경 안 쓰인다는 충고대로 그냥 써버린 것입니다.


두 번째 사건에서도, 부장님이 영업 부장님에게 화대를 내라고 이야기 한 걸까요?

뉘앙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소중한 물건이니 함부로 만지지 마라. 만지려면 대가를 내놔야지 라는 뜻으로 하신 말입니다.


저는 그 회사를 그렇게 다녔습니다.. 소중한 물건으로써...

남자들이 많은 IT 업계의 특성상 여자들의 수가 적었지만 그만큼 배려해주셨습니다.

힘든 일은 빼준다던지, 늦게까지 일하지 않게 해준다던지, 회사 일로 상담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부장님부터, 일반 직원, 소장님까지....


그래서 제가 그곳에서 생활할 때는 성희롱의 미묘한 지점을 인식하지 못했고, 그랬기에 저를 소중하게 여긴 분들이 성희롱범으로 매도당할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때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입니다.

저는 그저 속상했을 뿐입니다... 많은 일이...


여자들이 많은 회사로 옮긴 후는 힘들었습니다.

제가 브래지어 사건을 이야기 한 이유는...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 여자들과 논쟁을 벌일 때.... 남자들보다 더 설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성을 여자의 성으로 인정하고 간섭하지 않거나, 항의하면 태도를 바꿔주는 데...

여자들은 그렇지 않더군요. 너의 성은 나의 성인가요?

그리고 기차에서 맞는 여자를 보며.. 왜 자기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동시에 들었고, 그것을 제대로 설명하고 싶었지만 이성보다는 감정이 어지러워...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했습니다.


성희롱은... 공론화 되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느끼지 않았던 성희롱을 느끼라 하면 곤란합니다.

그분들과의 관계에서 성적 수치감을 느낀 적이 없었으니까요.


여러분 제가 여러분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잘못입니다. 저의 실수입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의 감정과 판단은 저의 것입니다. 제가 옛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 이상의 설명은 저로써는 무리입니다. 저는 듀게에서 글 쓴지 한 달도 안 되었답니다. 게시판 에티켓을 더 배우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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