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황보람기자]


'딸이 성폭행 당하는 동안 엄마는 PC방에 가 있었다. 엄마는 게임 중독자였다. 성폭행범은 엄마의 '게임 친구'였다. 범행 당일에는 "딸 잘 있느냐"고 인사까지 나눴다. 그날 새벽 1시 쯤. 엄마가 게임을 하는 동안 집에서 자고 있는 딸아이는 '게임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지난해 8월 30일 발생한 일명 '나주 성폭행 사건'의 기사 내용이다. 자고 있는 7살 아이를 이불 째 보쌈해 가 성폭행한 흉악 사건. 아이가 당하는 사이 엄마가 PC방에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화살은 부모에게 쏠렸다.

수백명의 취재진이 피해 아동의 집을 찾았다. 위성 사진으로 집과 PC방의 위치까지 비교했다. 집 안에서 아이의 일기장도 꺼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피해 아동의 부모가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캐물었다. 그렇게 엄마는 '게임 중독자'로 낙인찍혀 가해자가 됐다.

사건 1년 뒤 엄마가 입을 열었다. 사실 한 번도 입을 닫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이제 정신 차렸냐?"고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엄마는 자신의 말을 자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들어달라고 했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아동성폭력 2차 피해' 관련 토론회에서 엄마가 입을 열었다.

◇가해자와 게임 친구? 게임 폐인?

이건 아니라고 계속 말했어요. 그 누구 하나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기사에 PC방 엄마 이렇게 났으니까. '아이를 방치한 엄마야' 그런 시선으로 이제껏 살았어요. 여러분들은 저에 대해서 아세요? 어떻게 알고 계시는지 묻고 싶어요.

저에 대한 기사를 올해 2월 처음 접했어요. 이제야 (내가) PC방 엄마고 가해자하고 잠도 잔 사람까지 된 걸 안 거죠.

고씨는 분식집을 하면서 두세 번 정도 떡볶이를 판 기억이 있어요. 대단히 알고 지낸 사람도 아니죠. 재판에 증인으로 갔을 때 판사가 계속 물어봤어요. 고씨하고 아는 사이냐고. 고씨에게도 물어보더라고요. 고씨도 왜 그렇게 기사가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저도 모르는데 자기가 어떻게 알겠어요? 제가 판사에게 되물었어요. "판사님하고 두 번 재판하고 얼굴 보면 저랑 인맥이 됩니까? 지인이 됩니까?" 판사가 아무 말도 안하더라고요.

집에 컴퓨터 없는 분 손 들어 보세요. 저희 집에는 없어요. 아이가 넷인데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니까 컴퓨터로 할 숙제가 생겨요. 낮이고 밤이고 숙제를 하러 PC방에 갔어요. 남들 눈에는 그게 중독으로 보였나 봐요, 식구들이 자연스럽게 가서 아이들이 게임하고 싶다고 하면 가족끼리 앉아서 하고. 그게 나쁜 건가요? 언론은 저를 중독자로 몰았어요.

그 동네에는 게임방이 딱 하나밖에 없어요. 하나 뿐이니까 거길 갔는데. 고씨랑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게임을 즐긴 사이로 나왔어요. 저희 아이들이 그런 기사를 계속 봐요. 억울하대요. 엄마가 가서 이야기 하래요.

◇병원에 누워있는 아이, 옷 올리게 하고 사진 찍어…

저는 욕을 먹어도 싼데, 저희 아이가 발견되자마자 기자들이 병원에 들이닥쳐서 "아기야 옷을 이렇게 올려봐 저렇게 올려봐" 해서 사진을 찍은 게 있어요. 아이가 사건을 당하고 너무 무서운데. 병원에 누워있는 아이한테 가서 옷 올려봐라 해서 사진 찍은 놈을 가장 잡고 싶었어요. 기자에게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 누구도 사과한 사람이 없어요.

중략.


저는 머리만 잘라도 욕먹어요. 나주 PC방 엄마니까. 사람들이 보면 "어머 어머니 머리 자르셨네요?" 이래요. 고까운 거예요. "네가 주제에 머리 자르게 생겼어? 신발 사게 생겼어?" 이런 식이에요.




원문주소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0829160606709





처음부터 저 어머니가 손가락질을 받을 만 하다고 생각도 안했지만 이 기사를 보니까 더더욱 마음이 아프네요. 듀게에서 성토하는 댓글을 봤었는데, 마음이 많이 답답했어요. 저 어머니는 사람들 시선에 의해서 2차 피해를 당하고 계시네요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00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321
119422 오늘 MBC 뉴스데스크 헤드라인들 여럿 대박이군요. [8] 01410 2010.09.10 4392
119421 MC몽도 가야겠어요. [27] 달빛처럼 2010.09.10 5897
119420 세무조사 명품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네요-.- [12] 사과식초 2010.09.10 5282
119419 “여사장과 하루 3번 포옹” 근로조건 내건 회사 [11] 자두맛사탕 2010.09.10 4616
119418 금요일 밤의 영퀴 (끝) [31] magnolia 2010.09.10 2421
119417 김치 어떤종류 좋아하세요? [4] Apfel 2010.09.10 1920
119416 종로4가 곰보냉면, 세운스퀘어로 이전한 후 첫 방문기 [8] 01410 2010.09.10 5675
119415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5] [익명] 2010.09.10 2147
119414 오랜만에 티브이 시청. 최희진과 양동근 [10] r2d2 2010.09.10 3808
119413 다작 했다고 착각이 드는 감독들 [3] 자두맛사탕 2010.09.10 2135
119412 고기 먹고 싶어요.. [7] 메피스토 2010.09.10 2225
119411 슈퍼스타K2 곧 있음 시작합니다~ [12] 서리* 2010.09.10 2856
119410 [마루 밑 아리에티]의 어떤 장면들 [6] Neverland 2010.09.10 2639
119409 오늘 청춘불패... [41] DJUNA 2010.09.10 2417
119408 이문열의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과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에 대해 질문있습니다. [4] 원한의 거리 2010.09.10 2598
119407 나홍진의 '황해' 티져 예고편. [10] 매카트니 2010.09.10 3666
119406 진보신당원이 조선일보 읽는다는 것은.. [8] 스티븐 신갈 2010.09.10 3100
119405 근데 왜 갑자기 곱등이붐인가요. [16] 메피스토 2010.09.11 4439
119404 괴담까진 아니고, 영화 아나타한의 실화 여인네 [7] philtrum 2010.09.11 5417
119403 누가 그러던데 FLAMING LIPS의 공연이 그렇게 판타스틱하다면서요? [2] jogger 2010.09.11 19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