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톤 애어른

2022.03.23 11:21

예상수 조회 수:208

오은영선생님도 이야기했지만 부모님과의 관계가 인간관계 영향을 지대하게 미친다는데 그래서 제 지금 인간관계가 이렇다는 생각을 종종해봅니다.

가족간의 나쁜 커뮤니케이션이 어쩌면 저를 메타인지를 잘 못하는 독설이나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변하게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뭐 그런 사람이 인터넷에 많아서 다들 그러려니 하게 되고 까칠한 게 인터넷의 기본 매너가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죠.

사실 그래서 현실에 친구가 없어서 한때는 인터넷 인간관계에 의존했지만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이는 좀 위험할 수 있다... 를 넘어 많이 위험하다고 요즘 느끼네요. 외모를 보고 좋아하는 것도 그렇죠. 멋지고 예쁜 외모를 가진 사람이 인스타에 게시글을 올리면 다들 친절하게 반응하잖아요? 저라고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것도 인지부조화의 일부였는지도 모르죠. 반대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고 친목질로도 생각만으로 친밀하다고 느끼는 것도 그렇지요.

요즘은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제가 오히려 사회에서 위험인물 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저는 아무래도 연애나 결혼이 어려울 것 같은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삶이라는 것에는 정형성이 없고 유연한 태도가 요구되는데 저는 나이들어서 유해지고 있지만 아직 경직된 마음으로 살아가는 듯 합니다.

가끔 아파트 윗집의 어린 여자아이가 저녁즈은 밝은 목소리로 아빠 다했어요! 라는 말을 하는게 화장실을 통해 울려퍼지는데 저는 그게 이상하게 저까지 아빠스러운 마음으로 들리더군요.

그래도 결론을 내려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악순환은 벗어나고 있습니다. 방부터 치우고 집을 옮기고 새로운 삶을 꾸려나가야 하겠지만, 어린 시절 원하던 아름다운 타인의 무한스러운 사랑이나 행복을 쟁취하는 건 얼마나 무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자격이 안 되서 그런 거니까요. 그래도 살아가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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