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0 03:36
- 제목에 말머리로 밝혀 놓았지만 정치 1도 모르면서 걍 정신승리 하려고 적는 뻘소리들입니다. 진지하게 듣지 마시구요.
1.
사실 다들 윤석열의 승리를 생각했던 선거잖아요? 현실적으로 압승이냐 아니냐 정도가 관건이었는데 거의 역대급 근소한 차이로 결정이 날 상황이 되었죠.
과반 득표는 커녕 역대급 신승이니 정권이 바뀌어도 본인들 하고팠던대로 100% 마구 하진 못 하겠죠. 민주당 180석도 아직 2년은 살아 있을 예정이구요.
그래도 역시 황당한 꼴 많이 보게 되겠지만 뭐, 박근혜 정권도 살아 봤는데요.
사실은 그것보다 더 할 것 같아 살짝 설레긴 합니다만, 설마 그렇게 큰 차이까지 나겠습니까? (설마...)
2.
최종 결과는 정말 너무 안타깝게 됐지만 그래도 국힘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한 가지 메시지는 확실히 전달이 될 겁니다.
리준석씨가 그렇게 좋아하던 여혐 어화둥둥 전략은 효용이 떨어진다는 거요. 그리고 여성 유권자들 함부로 무시하지 말라는 것 정도.
윤석열이야 대통령 한 번 하면 그만이지만 국힘당은 앞으로도 계속 정치 해야할 집단인데요. 이번 결과를 보고도 여성들을 하찮게 여기진 못하겠죠.
혹시라도 정말 그렇게 한다면 뭐 다음 번엔 정권 내놓는 거구요.
3.
결과적으로 우리의 공정맨이자 천재 전략가 호소인 이준석씨가 이 선거를 통해 입증한 건...
'당대표가 미쳐 날뛰면 다 이긴 선거도 박빙으로 만들 수 있다.' 말곤 없는 것 같습니다.
꿈과 환상의 비단 주머니 시리즈가 낳은 건 땅 짚고 헤엄치며 시작했던 선거를 1% 이내(아직 개표가 안 끝났어요 ㅋㅋ)의 역대급 박빙 승부로 만든 것이고.
여혐 갈라치기 전략이 낳은 건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단합이었죠. 결국 그토록 자랑하던 20대에서 득표로 이기지도 못했어요. 세대포위는 개뿔. ㅋㅋㅋㅋ
어쨌든 선거에서 이기긴 했지만 이준석이 어디 가서 잘난 척 하는 건 불가능한 꼴이고. 잘 하면 팽 당할 위기죠. 애초에 윤석열이야 이준석에게 지킬 의리도 없는 사람이고, 얼른 중용하고픈 핵심 관계자님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니 우리 준석찡의 미래는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안철수와 단일화를 추진했다는 핵관님들이 오히려 일등 공신이 맞잖아요. 그딴 거 필요 없다고 핏핏 거리던 이준석은 오히려 역적급.
그리고 그 '핵관'님들이 득세하고 이준석이 나가리난다면 뭐, 그냥 평소의 국힘당이잖아요? 지방 선거나 총선은 몰라도 다음 대선까지 안정권은 많이 무리이지 않을까 싶구요.
4.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를 결정지은 건 바로... 우리의 안철수님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합당 예정이라죠. 들어가서 좋은 자리 받고 또 신나게 '혁신'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마음껏 꿈을 펼쳐 주시라!!!
사실 이 두 가지만 실현되어도 당분간 정치 기사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쪼그라든 준석군과 혁신을 노래하는 안철수라니. 어서 보고 싶습니다.
5.
어차피 가는 커뮤니티가 듀게 뿐이고 이 선거로 기뻐 날뛰는 저랑 많이 안 맞는 분들(...) 상태를 라이브로 구경할 일은 없어서 제 정신 건강에 그리 큰 데미지는 없을 것 같구요.
문재인이 검찰에 끌려다니며 고초를 겪든 이재명이 감옥을 가든, 미안한 얘기지만 크게 신경 쓰이진 않습니다. 걍 없는 죄를 뒤집어쓰진 말았으면 좋겠다... 정도.
민주당맨들에게 정의당 테러 당하는 거야 뭐... 정의당도 오랜 세월 겪었으니 알아서 잘 이겨내겠죠. 그게 이겨내기까지 해야 할만큼 큰 일인지도 모르겠구요.
문제는 민주당인데... 최근 몇 년간 상태를 보면 이 양반들이 과연 정신을 차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정권 내내 해먹었던 386인지 586인지 양반들 좀 솎아내고 물갈이 해야할 텐데 그럴 역량이나 의지가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하지만 또 정말 폭삭 망할 위기에 처하면 뭔가 기적적으로 살아나는 습관이 있던 분들이니 음...;
6.
암튼 결론은 이겁니다.
지금 결과가 매우 아쉽고 빡치지만, 그래도 이게 고작 며칠 전까지 제가 생각하던 결과에 비하면 많이 양반이라는 거죠.
솔직히 이미 박근혜도 뽑았던 우리 국민들인데, 이런 상황이어도 이 정도까지 투표해준 건 그래도 윤석열의 덜 떨어짐을 알아준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로 생각하고 조금의 인류애를 가져보기로.
그래서 이 정신승리 뻘글로 대충 털고 잠이나 자렵니다.
혹시 압니까. 석열찡이 대통령 되면 만사 귀찮고 의전만 즐기고 다니느라 바빠서 생각보다 나라 덜 망칠 수도 있고.
또 갑자기 민주당 180인이 대오각성해서 유권자들에게 매력 어필하느라 지난 2년간 건드리지도 않았던 개혁 입법에 전념할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뭐...
아님 말구요. ㅋㅋㅋ 그냥 하루하루 사는 거죠. 언제나 그랬듯이.
7.
맥락에 잘 맞는 곡은 아니지만
맨 끝부분 가사를 좋아합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2022.03.10 03:52
2022.03.10 09:01
요즘들어 절실하게 느끼는 거지만 사람들마다 세계관(!)이 다 달라요. 그래서 똑같은 걸 봐도 해석이 제각각이며 다른 입장의 해석은 인풋이 안 되구요. 물론 저라고 예외는 아니겠지만 뭐 그렇더라구요. 원래 페미니즘이 싫었으면 페미니즘 때문에 진 거죠. 그냥 그것 같습니다. ㅋㅋ
영화, 시리즈 열심히 보시게 된 김에 글도 올려주시죠!! 하하. 우리 이 난감한 분위기를 아름답게 승화시켜 보아요...
2022.03.10 10:55
사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저도 시간내서 많이 챙겨보는데 배티님 반의 반만큼도 글을 올릴 의욕도 재주도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ㅎㅎ
2022.03.10 03:54
맞습니다. 큰 차이로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너무 컸는데, 출구조사를 보고 일단 최악은 피했다고 크게 안심했습니다. 이길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너무 아깝게 져서 아쉽지만, 역대급 표차이와 민주당의 의석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네요. 정신차리고 결선투표제와 선거제도 개편에 힘 좀 써봤으면 좋겠는데, 정부를 이기긴 어렵겠죠. 박근혜가 당선됐을 때처럼 또 한동안 제 본업에 집중하면서 살다보면, 또 좋은 날이 오려니 합니다.
2022.03.10 09:37
결선 투표는 사실 민주당에게도 크게 나쁜 제도가 아닌데 말이죠. 매 선거 때마다 정의당한테 시비 안 걸어도 되고(...)
말씀대로 뭐, 살다 보면 좋은 날 오겠죠. 이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그러리라 믿습니다.
2022.03.10 04:07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나?(아 정말 돌아가기 싫은데…)싶은 밤입니다. 이명박근혜 10년간 중국에서 국내뉴스와 담 쌓고 살면서 마음은 편했거든요.
포탈뉴스를 끊은지 꽤 오래 되었는데…정신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방송 뉴스도 마찬가지인데 대선 때문에 억지로 보느라 심히 괴로웠어요.
진심 홀가분합니다.
당분간 코로나 해소 말고는 좋은 뉴스 보다는 나쁜 뉴스가 국제,정치,경제,남북관계,사회갈등 모든 면에서 쏟아질텐데 힘없는 개인 모두 부디 안녕하시길 기원합니다.
2022.03.10 09:38
외국 살면 차라리 맘 편할 것 같긴 합니다. 언젠가 돌아와야한다면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ㅋㅋ 소부님도 안녕하시길.
2022.03.10 06:41
2022.03.10 09:40
정의당은 선거제 개편에 올인 했다가 뒷통수 맞은 게 너무 컸죠. 뭐 진작에 안전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자신들의 한계도 있었겠지만, 그 때 민주당과 정의당의 관계가 좋게 형성이 되었다면 이번 대선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어서 여러모로 아쉽구요.
이준석 망신살은 참 좋습니다. ㅋㅋㅋㅋ 열심히 웃으며 표정 관리 하던데. 뭐 벼랑 끝에서 일단 살아남긴 했습니다만. 앞날이 밝아 보이지 않아 행복합니다.
2022.03.10 08:08
2022.03.10 09:42
사실 20대 여성들은 이미 이긴 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국힘당이 그토록 자랑하던 20대 지지율에서 지게 만들었으니까요. 최종 결과는 패배지만 확실히 존재감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구요.
사실 제 생각에도 이런 후보는 처음이긴 합니다. (대선 당시) 박근혜가 상당히 훌륭한 정치인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통령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구요. ㅋㅋ 뭐 직접 자리에 앉아서 하는 꼴은 지켜봐야 결론을 내릴 수 있겠죠. 생각보다 덜 나쁘길 바랄 뿐입니다.
2022.03.10 08:12
2022.03.10 08:45
2022.03.10 09:44
안철수는 적당히 대접해주다 결국 당에서 입지 못 만들어 쪼그라들지 않을까 싶구요.
이준석은 분위기와 선거 결과상 걍 병풍 비슷하게 냅뒀다가 기회 되면 정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적어도 지금 이준석이 안철수 손절을 계산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듯요. 선거 승리의 1등 공신 아닙니까. 이준석은 선거에 데미지 준 것 밖에 없어요 결과적으로. ㅋㅋ
2022.03.10 08:34
설마 내 밥그릇을 뺏지는 않겠지 설마 내 아이 학교를 뒤집어엎지는 않겠지 설마가 다 일어나도 설마 굶어죽진 않겠지 설마 내 아이가 세월호에 타지는 않겠지
2022.03.10 09:44
이 글의 주제는 '정신승리'입니다!! ㅠㅜ
2022.03.10 08:46
2022.03.10 09:46
저기 위에 가라님 글에도 단 댓글이지만, 최소한 국힘당이 뭘 밀어붙일 때 민주당 180명이 그걸 반대할 명분이라도 되어주겠죠. 압승을 했을 떄와 전혀 차이가 없을 리는 없잖아요. 언론 태도야 뭐 정권 관계 없는 디폴트니까 말 해야 입만 아프구요. ㅋㅋ
2022.03.10 12:46
2022.03.10 13:35
페미들 "참교육"시켰다며 억지로 위안하면서 막상 자기들이 뭔 짓을 저질렀는지는 외면하거나 정말 그게 큰 승리라고 믿는 머저리들이거나 둘 다겠죠 ㅎ
3번은 정말 이게 정확한 결과분석인데 제가 여론 확인하느라 체크하는 몇몇 그나마 조금 정상적이라 할만한 커뮤에서는 민주당이 페미 못잃어서 망했느니 하더군요 허허 이젠 한동안 잠시 눈팅이라도 절대 안해야겠습니다.
듀게랑 트위터 정도로 극히 영역이 제한될 것 같고 더더욱 영화, 시리즈 감상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되서 잘됐네요. 저도 정신승리 에헤라~~~ 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