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찮아서 안 꺼 놓은 출근 알람 때문에 일찍 일어났는데. 가족들 다 그냥 퍼져 자고 있길래 슥 나가서 투표하고 왔습니다.

 사람이 엄청 적진 않았는데, 보니깐 원래 걍 한 줄로 투표하던 걸 두 구역으로 나눠서 투표를 시키더라구요? 덕택에 대기 1초도 안 하고 바로 슥, 슥. 하고 논스톱으로 투표하고 왔어요.

 왔더니 일어나서 빈둥거리고 있는 자식들 밥 먹이고 뻘글 깨작댑니다.



 -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죠? 어떻게 지금 민주당이 이런 상황일 수 있죠? 이번 정권 시작할 때 민주당 상황과 국힘당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말 이건 미라클이잖아요. ㅋㅋㅋ

 게다가 국힘당이 그 동안 뭐 정신 차려서 쇄신을 한 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계속 삽질만 거듭해서 '문재인 야당 복 쩔어!'란 소리를 들어온 4년인데요.

 그걸 극복하고 지금의 이 상황을 만들어내다니. 지난 4년간의 민주당과 청와대는 역사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결과가 그냥 '예상대로' 나와 버린다면 민주당 사람들은 제발 남 탓하지 말고 반성 좀 하길.



 - 조사 기관마다 좀 다르게 나오긴 했지만 경기도에서 이재명이 윤석열에게 뒤져서 패배의 원인이 된다면 이재명은 참 억울할 것 같긴 합니다.

 어쨌거나 도지사로서 도정 평가는 꽤 높은 편이었으니까요. 경기도민들 딱히 도지사한테 불만 같은 거 없이 대체로 평화롭게들 잘 살았는데 말이죠.


 근데 이재명이 선거 운동 중에 본인의 장점을 거의 부각 못 시키긴 했어요. 언론들의 문제도 있겠고 대장동, 김혜경 같은 이슈들 탓도 있었겠지만 그냥 어필 자체를 거의 못한 느낌.

 계속 그냥 양측 모두 네거티브 난타전만 벌이다 끝난 캠페인이란 느낌인데. 문득 생각해보니 이번 대선엔 유독 '정책 대결 실종된 네거티브 선거전'을 질타하는 기사들을 거의 못 본 것 같네요. 양측 다 깔만한 가치가 있는 거대 떡밥들이 있어서 그러기도 했겠고. 또 지지율 1위 후보가 시종일관 네거티브 전략으로 일관하다 보니 그쪽 응원하는 언론들 입장에선 네거티브를 말리기도 좀 그랬겠고... ㅋㅋ


 암튼 그래서 지지율 1, 2위 후보들 공약이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준비 차원에서 지지율 1위 후보 교육 공약이나 지금에라도 한 번 찾아 읽어볼까요(...)

 근데 그 양반은 당선되고 나면 공약 같은 거 전혀 신경 안 쓸 것 같아서, 그냥 안 읽는 걸로.



 - 직장에서 정치 얘기 전혀 안 합니다. 듀게에서보다 더 안 해요. ㅋㅋ 

 근데 어젠 넘나 궁금해서 그냥 평소에 정치 전혀 관심 없는 주변 사람들이랑 짧게 얘길 해봤는데요. 다들 비슷하게 이런 반응이더군요.


 1. 둘 다 뽑기 싫다.

 2. 기호 2번이 너무 무식하고 비호감이라 제일 싫다.

 3. 근데 그것 때문에 1번을 뽑자니 기분이 영 거시기하다.


 그래서 걍 '어쨌든 투표는 하셔야죠 ㅋㅋㅋ' 이러고 말았습니다.

 이런 분들이 아주 많고 또 이런 분들이 다 성실하게 투표하러 가 주시길 빌고 있네요.



 - 오늘의 출구 조사 발표는 저녁 7시 30분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1번이 살짝 뒤지는 정도로만 나와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주변 어르신들 중에 '사전 투표는 민주당이 조작한다! 무조건 당일 투표 ㄱㄱ!!!' 라는 메시지를 열심히 옮기는 분들을 봐서요. ㅋㅋ 


 근데 그렇게 안 나올 것 같아요.

 하지만 궁금한 건 참을 수 없으니 7시 30분이 되면 슬쩍 발표를 본 후에 앞으로 5년간 정치에 관심 끊도록 하겠습니다.


 긴 하루가 될 것 같... 긴 개뿔. 일단 애들 논 거 정리 시키고 밥 먹인 거 설거지 하고 그 다음엔 학생들 자가 진단이랑 pcr 검사 확인하고 또 내일까지 제출하라 그런 서류 업무 몇 개 깨작대다 보면 하루 그냥 가겠죠. ㅋㅋㅋ


 어쨌거나 제 정치 뻘글은 이걸로 끝.

 5년 뒤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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