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1 03:50
서유기를 좋아해서 몽키킹 시리즈를 섭렵하다가 드라마판에도 손을 대게 되었습니다.
일단 웨이브에는 총 3개의 서유기 드라마가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2010년 드라마 서유기(절강판이라고도 불림) 2011년 서유기(장기중판) 2019년 서유기: 애니 일만년(주성치의 서유쌍기를 드라마화). 원전에 충실한 작품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2010년판을 보았습니다. 2011년 드라마도 잠깐 보았는데 CG는 좀더 낫지만 손오공과 당삼장이 못생겨서 2010년 절강판 서유기로 달렸습니다. 각각 절강판, 장기중판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2010년 드라마가 절강TV에서 방영되었고 2011년 작은 장기중이라는, 무협 시리즈를 주로 제작하는 사람이 본작도 제작하였기에 그리 불리는 것 같습니다(이상 어림짐작). 암튼 절강판에서 손오공 역을 맡은 이는 비진상이란 배우인데요, 이 역할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대표 캐릭터인듯요. 넘나 귀요미. 이후로도 원숭이왕 역할을 연거푸 맡았더군요. 다른 알려진 역할로는 첸카이커의 패왕별희에서 그 장국영 라이벌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고 해요. 잠깐 비교해봤을 뿐이지만 다른 드라마판 손오공들에 비해 원숭이 특유의 움직임을 잘 드러낸달지 연기가 확실히 더 좋습니다. 배우 생활을 좀더 하다가 현재는 감독으로 주로 활동하고 있다는 TMI..
절강판에서 당삼장을 맡은 배우는 진사한이라고 배우 진혜림의 동생입니다. 다른 드라마판 배우들에 비하면 진짜 더 잘 생겼고, 그 잘생긴 얼굴에 우아하고 부드러운 몸짓이 더해져 요괴들 사이에서 인기폭발인 히로인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청초하심. 원전에서도 울보이긴 하지만 다른 영상물에서와 달리 희화화가 그다지 없어 좋았어요. 사오정과 저팔계 캐스팅도 좋습니다. 손오공의 경우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홍콩 TVB 1996년판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장위건이라는 배우가 좋았다고. 몽키킹에서 손오공을 맡은 곽부성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익살스러움이 부족하다는 게 저의 생각.. 모든 서유기 관련 영상물을 본 건 아니지만 제가 본 중에서는 서유기: 서유항마편의 황보(황발)가 손오공으로서는 최고였어요. 잔머리가 휙휙 돌아가면서도 익살스러운 동시에 흉포함을 오가는 손오공 연기가 아주 일품입니다.
절강판이 몇몇 요괴들을 스킵하거나 사소하게 각색한 부분은 있어도(이 각색도 괜찮아요) 대체로 원전과 그 주제의식에 충실하게 전개됩니다. 주성치의 서유기는 이제 다시 찾지 않게 되네요.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없어졌.. 저도 지금에야 알았는데 서유쌍기에 출연했었던 남결영이 2018년에 사망하였네요. 사망 전 홍콩영화 팬들에겐 익숙할 이름인 증지위와 등광영의 성폭력을 폭로하였다고 하고, 본 사건으로 고통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뒤늦게나마 명복을 빕니다.
* 아, 중요 정보. 절강판은 웨이브말고도 유튜브에서도 전편 볼 수 있어요.
2022.02.11 10:56
2022.02.11 18:16
저도 처음엔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중국어를 전혀 몰라서 저렇게 제목이 붙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드는 아예 본 게 없는데 서유기니까 봤네요.
2022.02.11 19:09
2022.02.11 12:42
2022.02.11 18:38
한국에서 서유기나 중국 영화에 대한 수요가 시들해서 그렇지 찾아보니 최근에 나온 몽키킹 시리즈만 한 가득이더라고요. 저는 어릴 땐 오히려 서유기에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티비에 나온, 오로라 공주가 주연인 SF 서유기 만화를 본 게 다이죠. 날아라 슈퍼보드는 안봤고요. 나이먹으면서 더 관심이 생긴 케이스. 서유기는 그 성격이나 스케일을 따지면 반지의 제왕이나 나디아 연대기에 비견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전승되는 민담을 총합한 것이다보니 플롯이 더 정교한 근대소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요. 중국에서 영상화된 것들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다 아쉽네요. 요괴와의 다툼에만 초점을 맞추거나(활극 중심) 불심으로 남녀상열지사 극뽁(로맨스 치중)에 어설픈 코미디 끼얹기가 주류인 것 같아요. 애초 설화라는 플롯의 한계가 있는지라 좋은 각색이 요구되는데 불경을 찾으러 가는 각 에피에서의 교훈들을 기승전결에 맞춰 솜씨있게 구성하기가 쉽지 않은 듯요.
2022.02.11 12:54
서유기의 세계도 이렇게 넓군요.(저의 무지함도 더 확장)
20대 초에 고우영의 서유기를 보고 이것이 이렇게 야한 이야기였던가, 라며 재미있었던. 기억을 믿을 수는 없지만 희미하게 나네요.
2022.02.11 18:40
상대가 요괴이긴 해도 저팔계가 성희롱을 해대는 일화도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