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대한 생각

2022.02.10 12:52

적당히살자 조회 수:1027

민주당에 대해서는 정말 복잡한 감정입니다.

우선 민주당이 국힘당보다 유능한 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세계 경제는 호황과 불황을 오가고

정권의 성적에 정권의 역량보다도 큰 영향을

주기는 합니다만 민주당 정권은(빨갱이라는

오명에도 불구) 경제지표가 늘 우수한 편이었죠.

복지도 국힘당보다는 잘 챙긴 편이었고

전염병 등 국난에 대처하는 능력도 상대적으로 뛰어난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통제실패라는 그림자에도 불구

굳이 둘을 비교하자면 민주당은 국힘당보다

국가운영에서 조금 더 낫긴 합니다.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부턴 특히

더...그렇게 느껴집니다.(이명박근혜 밖에

샘플이 없음)

그럼에도 민주당에 비판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역시 기대치가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 김대중-노무현이라는 걸출한 리더를

가지고 복지체계 정비하고 지출을 늘렸는데

노동자들의 삶은 피폐해져만 갔습니다.

김대중 노무현의 친북?행보 때문에 빨갱이라

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적으로 가면서 복지에는 투자하는

제3의 길을 가는 등 시장주의 측면에선

대한민국 어떤 대통령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거나 오히려 더 극단적인 우파였습니다.

이 3의 길이라는 게 얼핏 보면 신자유주의

중심의 성장과 분배를 둘 다 잡는 묘안이지만

사실은 지표상의 성장만 뛰어날 뿐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를 더 극단적으로

키울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극단적으로

침해하며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삶이 파괴되었습니다.

이는 민주당이 정권잡을 때 사람들이 기대했던 삶의 질의 상승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었죠.

노무현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붓는 행위였습니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 는 발언은 국민들을 위해 시장과 필요하면 싸울 필요가 있는 정부의 포기발언이나 다름 없었고

분신한 노동자의 죽음을 두고 이제 죽음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 것도...비정규직 양산을 하며 많은 노동자들의 처지를 민주정권 이전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간 장본인이 할 말은 아녔다 봅니다.

여튼...제3의 길은 이 길을 첨들었던 유럽 등 서구에서도 폐기되었거나 폐기되는 중인 실패작입니다.

2. 민주당의 이념이 좀 미묘해요.

국힘당은 우리나라의 정치지역에서 거의 오른쪽의 끝을 맡아왔죠. 극단적인 보수...수구라는 평가도 있지만 어쨌든 이념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상대적 진보를 대표하는 듯한 오해를 주곤 했죠. 하지만 1번서 말했다시피 가장 중요한 시장과의 관계설정 부분에서 민주당과 국힘당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신자유주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굳이 따지자면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지만 큰정부를 지향하는 좌파적인 측면도 있는 애매한 정당이죠. 이걸 민주당은 은근 유리한 쪽으로 잘 써먹어오긴 했죠. 진보의 맡형?을 자처한 적도 많고 중도보수의 이미지를 어필할 때도 있고...그때그때의 형편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번갈아가며 표를 구했죠. 근데...다르게 말하면 이 잡탕정당은 특히 세가 약한 진보정치의 발전에 차라리 확실히 반대편에 서있는 국힘당보다도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양당이 다해먹는 구도에는

국힘당보다도 민주당의 존재가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불리한 상황에 범진보 운운하며 진보표를 끌어모으지만 막상 집권한 뒤에 진보유권자들을 늘 배신해왔습니다.

전에 쓴 글에서도 주장했든 한줌도 안되는 진보유권자지만 이들이 진보정당의 성장에 올인했다면 진보정당이 집권은 몰라도 교섭단체 혹은 그 이상의 존재감은 일궈냈을 수 있었을 건데...국힘당만은 막아야 한다며 속을 걸 알면서도 민주당을 밀어준 끝에 진보정당은 성장할 기회를 한참 전에 놓쳤죠. 물론 NL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내분으로 스스로 망친 것도 없잖아 있지만 양당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진보코스프레가 얄미운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3. 김수민 평론가가 민주당은 없어져야 할 정당이고 국힘당은 끽해야 2~30퍼의 지지율이 적당한 정당이라고 말했는데 전 국힘당의 지지율이 이보다 조금 낮아야 한다는 생각 빼면 대체로 동의합니다. 국힘당은 무능하지만 이념적 지향은 확실한데 민주당은 이도저도 아닌(조금 더 유능하단 점만 빼면) 국힘당의 안티테제 밖에는 안되죠. 근데 한국정치가 제 역할을하기 위해 필요한 진보정치의 성장을 가장 틀어막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니 차라리 없어지는 게 장기적으론 맞다는 거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07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07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382
118788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티져 예고편 [2] LadyBird 2022.02.14 362
118787 최근 본 영화 둘 <프랑스>와 <굿보스>, 그리고 코리아란 현실 [4] Sonny 2022.02.14 420
118786 [다이어트] 삭센다 2주차 [6] 가라 2022.02.14 828
118785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진짜) 티저 예고편 [5] 예상수 2022.02.14 445
118784 R.I.P Ivan Reitman(1946~2022) [6] 예상수 2022.02.14 326
118783 우크라이나, 러시아, 3차대전, 몽골 제국 [4] catgotmy 2022.02.14 548
118782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4] 적당히살자 2022.02.14 459
118781 [넷플릭스바낭] 험악하기 그지 없는 사고 실험, '더 플랫폼'을 봤습니다 [6] 로이배티 2022.02.14 687
118780 콘테 반응이 ㅎ ㅎ daviddain 2022.02.14 275
118779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 허접후기 [6] 쏘맥 2022.02.14 1218
118778 「나의 촛불」 보고 왔습니다. soboo 2022.02.13 408
118777 '과거가 없는 남자'를 봤어요. [4] thoma 2022.02.13 537
118776 중국 밀크티/버블티 원조, 파오차이, 차민규 은메달 세레모니 논란 [16] Tomof 2022.02.13 946
118775 채팅할 때 불특정한 사람에게 정보 없이 욕을 할 때 [4] catgotmy 2022.02.13 395
118774 조던 필 신작 NOPE 예고편(한글자막 교체) [2] 예상수 2022.02.13 792
118773 안철수의 생각(제안) [8] 예상수 2022.02.13 649
118772 에드윈 킴, 피아니스트 - 슈만, 리스트<widmung> [3] 젤리야 2022.02.13 228
118771 이탈리아 이번 월드컵 예선은 [3] daviddain 2022.02.13 210
118770 비교 체험 극과 극(feat. 홍진경) [5] 사팍 2022.02.13 636
118769 윤석열의 가장 큰 특징 [1] catgotmy 2022.02.13 6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