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0 11:37
어젯밤에 듀게 분들과 얘기를 하다가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라거펠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라는 것과 한 때 한복을 개량한 드레스들을 선보인적이 있다는 정도 뿐이었죠.
이 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샤넬의 부흥을 이끈 패션계의 카멜레온(네이버 지식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4436&mobile&cid=58794&categoryId=59126
이건 좀 진지한 글
이건 좀 더 재밌는 글입니다.
https://namu.wiki/w/%EC%B9%BC%20%EB%9D%BC%EA%B1%B0%ED%8E%A0%ED%8A%B8
제가 아는 샤넬은 딱 이런 스타일인데,
칼 라거펠트를 만나면서 많이 좀 스타일이 변한것 같습니다.
바로 이렇게요....
듣자하니 샤넬이 극구 반대하던 미니 스커트도 도입하고 그랬다는데, 뭐 시대변화에 따른 것이겠죠.
(...앙드레 김이 디자인 한 줄...)그리고 이 양반에 대한 몇 가지 논란 사항에 대해 어제 대화에서 처음 알게됐습니다. 바로 여성혐오 논란과 비만혐오 논란이었죠. 여혐논란은 최근 진행된 미투운동에 대한 반대언사 때문에 불거진 것이었고(이제는 모델에게 포즈를 취하라고 지시할 때도 일일이 다 허가받고 해야겠네?...뭐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고) 비만혐오 논란은...뭐 패션 디자이너니까 당연히 (말은 안해도)속으로는 다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 언사인데, 대충 이렇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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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인 자리에서 뚱뚱한 여자들은 런웨이에 올라올 수 없다(No one wants to see fat women on the runway)는 발언도 서슴없이 하는 인물이다. 다만 여기서 뚱뚱한 여자는 비만인 여자가 아니라 하이패션에 올라올 수 없는 빅사이즈, 커머셜 모델을 말한다....
아래를 클릭하시면 패션업계의 모델들과 미투운동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페미니즘의 물결 앞에서 선 칼 라거펠트
http://m.ize.co.kr/view.html?no=2018042522087218907
이 양반의 비만혐오 논란에 대한 더 자세한 사정을 말씀드린다면,
영원한 젊음을 꿈꾸는 패션계의 멀티 플레이어
.....칼 라거펠트의 이미지는 오랫동안 검은 안경과 백발의 포니테일 뒤에 가려져 신비주의로 포장되어 왔다. 그러나 그는 휴가도 잘 즐기지 않는 일중독자이자 열정적인 지적 탐구의 소유자로 더욱 유명하다. 그는 출판업자이자 서점 7L의 소유주가 되었고, 자택에 20만권 이상의 수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1987년 우연한 계기로 샤넬의 첫 번째 프레스 키트(press kit: 기자회견 자료집)를 촬영한 이후 사진의 세계에 빠져들어 자신의 광고 캠페인을 직접 촬영하고 유명 패션 잡지의 화보 촬영을 진행했었다. 칼 라거펠트의 오랜 성공은 패션을 넘어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구축되어 온 그의 지적 토대와 탁월한 언어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끊임없이 자신을 재창조해야 한다.”라는 그의 굳은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2000년 그는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이 디자인한 디올 옴므(Dior Homme) 수트를 입기 위해 13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진행해 무려 42kg을 감량했는데, 이는 젊음과 변신에 대한 그의 욕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칼 라거펠트 [Karl Lagerfeld] - 샤넬의 부흥을 이끈 패션계의 카멜레온 (패션 디자이너, 송수원)
...그렇다고 합니다. 진짜 엄청나네요....42Kg(정말 듣기만 해도 숨이 콱!!!) 2000년이면 이 양반 나이가 65세 때인데, 본인이 사실 그렇게 말하기도 했죠. '패션은 다이어트의 가장 강력한 동기다.'
그래서 65세 노인이 괴력의 노익장을 과시하게 한 문제의 옷이 급 궁금해졌습니다.
에디 슬리먼의 디올 옴므랍니다.
Dior Homme. 명품 패션 하우스인 크리스챤 디올의 남성복라인. 유독 다른 패션 하우스의 남성복보다 유명한데, 그 이유는 2005년경 남성복계에 일으켰던 일종의 '컬쳐 쇼크'에서 기인한다.
당시 디올 옴므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에디 슬리먼은 부임과 함께 그 전까지의 남성복에 대한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는 시도를 하게 된다.
1. 상, 하의 모두 극단적으로 슬림한 핏의 옷.
2. 이전까지의 남성복 모델과는 다른, 핏기 없고 깡마른 모델 사용.
이 새롭고 과감한 시도가 이전까지의 남성복계에 죽빵을 날린 셈이 되었으며, 이러한 새로운 스타일은 뭇 남성들의 폭발적 지지를 이끌어 내게 된다. 전설의 패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도 에디 슬리먼의 디올 옴므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할 정도.
단순히 마르기만 했다고 어울리는 게 아니라, 몸통이 극단적으로 슬림한데 비해 팔다리의 기장은 상당히 길기 때문에 매우 말랐으면서도 팔다리가 길쭉한 스타일인 사람이 아니면 옷태가 나지 않고 머리가 크면 절대로 안 어울린다. 단적인 예로 디올 옴므 쇼 최초의 아시아인 모델인 김영광의 신체사이즈는 키 187cm에 70kg.
이것 때문에 비아냥을 듣기도 하는데 대체로 "옷이야 예쁘지. 근데 그걸 누가 입을 거야?"라는 비아냥. 참고로 휴고 보스 S사이즈 재킷이 디올 옴므 L사이즈보다 크게 나온다....
https://namu.wiki/w/%EB%94%94%EC%98%AC%20%EC%98%B4%EB%AF%80
아래는 에디 슬리먼 이후 크리스 반 아쉐가 디자인한 디올 옴므입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그 말로만 듣던 스키니 진이군요. 언젠가 연예부 기자들이 예능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 남자 아이돌 그룹의 가수 하나가 인터뷰 도중 멍하니 앞에 놓인 음료수를 바라보고 있더랍니다. 딱 보기에도 정말 그 탄산수를 마시고 싶어하는 눈치가 역력했는데 계속 침만 꼴깍이면서 먹지를 못하고 있더라는...보는 내내 어찌나 딱하던지 나중에 인터뷰 끝나고 따로 만난 자리에서 목이 마르면 마시지 그랬냐고 했더니, 안돼요...저 스키니 진 입어야 해요...라고 대답하더랍니다.
물론 그 가수가 얼마나 자기관리가 철저한지에 대한 예찬이 곧 뒤따랐고...저는 그냥 티비 보면서 민망한 표정만 짓고 있었죠.
한국에서는 가수GD(물론 기장은 줄여서...)나 배우 강동원이 입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군요. 드라마 <SKY캐슬> 보면서 40대 중후반의 남자 배우들이 깡마른거 보고 다이어트의 압력에 대해 다시금 실감하긴 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다이어트란 여성들에게만 가해지는 압력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일전의 몸짱열풍도 있고 이제는 서서히 남자들에게도 만만치 않게 가해지기 시작한게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스카이의 정준호나 극한직업의 유승룡이나 50줄에 들어선 배우들인데 상당히 말랐더라는) 아직은 연예인들 얘기긴 합니다만 주변에 헬스장 광고들 보니 장난 아니라는 생각이...
뭐, 입고 싶으면 입어야죠. 42k면 정말 사람 성격이 바뀌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어쩌겠습니까, 이렇게 근사한 옷 입고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는 걸 누가 말리겠어요.
2019.02.20 13:21
2019.02.20 14:12
2019.02.20 15:39
1.
첨부해주신 디올 옴므의 컬렉션들은 에디 슬리먼의 디자인은 아니고 최근들(크리스 반 아쉐) 것이네요. 에디 슬리먼은 '01fw~'07fw까지입니다. 에디 슬리먼이 만들어낸 디올의 대표 이미지하면 스키니 블랙 수트에 좁은 타이가 있겠네요.
디올 이후, 에디 슬리먼은 '13ss~'16ss까지 '생 로랑'에 머물렀고요. 이때도 '디올 옴므'만큼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냅니다. 작년부터는 '셀린느'로 이적하고 첫번째 시즌을 맞이했는데, 평가는 별로 좋지않습니다. 이는 생 로랑시절에도 나왔던 이야기인데, 브랜드의 이미지는 별개로 컬렉션을 완전 '에디화'했다고... 생 로랑에서는 워낙 성공해서 그런 평은 잠잠해지긴 했습니다만.. 이번 '셀린느'에선 여전히 '에디'이고 심지어 재탕이다라고 비난이 많더군요. '셀린느' 기존 팬들은 그럴거면 차라리 개인 브랜드를 런칭하라며.
2.
돌이켜보면 00년대에 에디 슬리먼이 이끌어낸 스키니 열풍은 참 대단했어요. 본문의 아이돌 일화에서도 있지만요. 그런면에서 보면 지금은 슬림~레귤러까지의 핏의 유행이 다행이다 싶기해요... (지금 시대는 뭐든 더 편한 것, 더 심플한 것을 선호하는 것 같네요.) 하지만 스키니도 유행에서만 벗어났을 뿐이지. 이젠 스테디가 되었고.. 그런면에서 보면 마른 남자들도 선택지가 늘어난 것 같아요. 이제 스타일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잖아요? 생각해보면 슬리먼 이전시대의 남자 스키니는 이상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인식이란 참 이상해요.
좀 상관없는 얘기지만, 스키니가 한창 열풍에도 시절에 남초(패션 커뮤니티 외)에서는 '남자들이 무슨 쫄바지냐' 운운하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스키니를 입지 못한 사람들이었죠. 지금보다 더 스타일이 더 다양해지고, 다양한 스타일을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스타일이라고 폄하할 필요도 없고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 있겠죠.. 하지만 유행이란, 욕망이란 그대로 두진 않을 것 같네요.
3.
예술가라는 사람들이 항상 그렇지만, 라커펠트도 참 별난 사람이었죠. 그가 했던 언행들. 그도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알고 있던 사람 중 하나였던 것 같아요. 그에 대해서 평가하긴 쉽지만, 그가 만들어낸 것들은 쉽지 않겠죠.
4.
빅캣님 역사와 명화 게시물은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2019.02.20 17:11
와~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본문 수정했습니다.(실은 나무위키의 에디 슬리먼 디자인이 복사가 안돼서 찾다가 그냥 디올 옴므 괜찮은거 줏어왔더니 이런 참사가…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02.20 17:16
2. 스키니 열풍이 정말 대단헸지요. 그래서 바지가 찢어졌다는 슬픈…얘기도 종종 들었고;; 참, 그 멋져보이고 싶다는 욕망이 대단한거 같습니다. 저야 뭐, 이제는 강 건너 불구경이지만.
3. 라거펠트가 엘레강스는 패션과 무관하다고 했는데 문득 앙드레 김 디자이너가 떠오르네요. 그 분도 진짜 대단하신 분이었죠.(특히 해외 유학파가 아니란 것에 깜놀함@_@)
2019.02.20 19:28
2019.02.20 19:35
2019.02.21 00:05
2019.02.21 00:48
와~사람이 무슨 살아있는 조각같네요. 눈에서 레이저가...사진이니까 저 눈빛을 보기라도 하지, 실물로 봤다간 왠지 저 강렬한 눈빛에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할 것 같네요...
2019.02.21 00:32
이 정도면 스키니를 못 입는다는 말입...
2019.02.21 00:36
...확실히 애로사항이 있을것 같기도 하고...이 분이 스키니 못 입어서 진땀을 빼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니 참...사람들에게는 역시 자기만의 자리가 있는가 봅니다.
2019.02.21 01:10
2019.02.21 01:17
2019.02.21 00:55
2019.02.21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