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15 13:25
어쩌다 보니(손가락인지 리모콘인지가 지멋대로 움직여서) 보고 있습니다.
2001년 작. 이 작품도 20년이 넘었네요.
4화를 보는데 제임스 맥어보이가 보충병들 중 1인으로 등장해요. 아주 뽀송뽀송 앳된 티가 나더라고요. 근데 전투 투입되고 바로 즉사. 보면서 등장할 때 곧 죽는 이어지는 내용이 안 떠오른 걸 보면 예전에는 저 배우를 인지하지 않고 봐서 일찍 죽이든 말든 그냥 봤나 봅니다.
데미안 루이스가 지성과 용기를 갖춘 상관으로 '홈랜드'보다 안심이 되는 전통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고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톰 행크스의 이미지와 많이 겹쳐 보이네요.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에 참여했다니 겹쳐 보이는 게 당연한 듯합니다.
전투 장면들이 생생하면서 영화 수준으로 공을 들인 전쟁 드라마인데 미군 입장에서 낭만화 되어 있고 병사들이 영웅시 된 면이 있다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 감안하며 봅니다. 생존 인물들의 증언과 함께 전개되니까요. 그분들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과 더불어 실제 전투는 사실성을 병행함 - 이런 겁니다.
전쟁 영화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으니 내 안의 뭔가가 충돌하는 혼란함이 없지 않아요. 다 보고 다시 생각해 보는 걸로.
2022.02.15 16:12
2022.02.15 17:53
5회까지 봤는데 파스빈더는 못 찾았어요. 5회에선 데미안 루이스가 휴가로 파리를 다녀 오네요. 혼자 여기저기 헤메고 다니는 윈터스 대위의 얼굴 자주 클로즈업합니다. 전장만 떠올리는 쓸쓸한 휴가.
2022.02.15 19:51
은근히 매회 출석은 합니다만 너무 임팩트가 없는 지나가는 단역 수준이라 못 찾는게 당연합니다 ㅎㅎ 저도 파스빈더가 뜨고 난 다음에 이 작품 다시 정주행하다가 알았어요.
2022.02.15 20:48
6회부터 병사 한 명 한 명 유심히, 숨은 그림 찾기 하듯. ㅎㅎ
2022.02.15 22:37
2022.02.16 00:00
출연진 소개에 있는 이들 중 앤드류 스콧은 눈에 확 들어왔지만 너무 풋풋한 시절들이라 그런지 잘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톰 하디는 대체 어디 있나 싶어요ㅎ 이제 6회라 그런가..
2022.02.15 19:28
이 드라마도 벌써 20년이 넘었군요. 세월 참…굉장히 사실적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전쟁을 정말 낭만적으로 그렸다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후속작 '퍼시픽'은 진짜 섬뜩하리만큼 우울한 분위기여서 적이 누구냐에 따라(독일인가 일본인가) 미군이 느끼는 감성이 다른건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2022.02.15 20:47
그러고 보면 20년 전쯤에 전설적인 시리즈가 많이 제작된 거 같네요. 이 드라마랑 소프라노스, 더 와이어 등 2000년 전후에 나왔어요.
'퍼시픽' 경우엔 더위에 환경도 낯설고 적도 낯설고 아마도 미군에겐 모든 게 더 적대적이었을 거 같아요. 전쟁이야 사실 참혹하지만 드라마상이라도 가능했던 유럽과 달리 일말의 감성이 개입하긴 넘 힘든?
2022.02.16 00:12
6회는 위생병의 눈을 통해 그 유명한 바스토뉴에서 고립되는 겨울이 그려집니다. 이전 회차들은 치열한 전투를 중심으로 치고 빠지는 식으로 전개 되었고 이번 회는 고립 대치하며 추위와 물자 부족과 부상을 보여 주는데 이게 전쟁의 실상에 가깝다 생각합니다.
2022.02.16 09:56
전에도 적었지만 전쟁물은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해져서 이건 도저히 다시 못 보겠더라구요. ㅋㅋ 주인공들을 좀 낭만적, 영웅적으로 그리는 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실제로 영웅 대접해줘야 마땅한 분들이니 뭐 납득해줄 수 있는 수준이라고 (20년전 처음 볼 때) 느꼈습니다.
배우는 정말 그 당시엔 프렌즈 로스 빼곤 대부분 모르는 배우였는데. 요즘 보니 파스벤더도 출연진 명단 상단에 넣어주는 식으로 해서 유명 배우 컬렉션 드라마인 걸로. ㅋㅋ
2022.02.16 12:01
전쟁물이 착잡하죠. 근데 이건 스필버그의 손이 닿아 피곤함은 덜하고 동료애나 인간의 품위 같은 걸 두드러지게 그립니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가 현실감은 덜하지만 전쟁의 현실을 그대로 다룬 영화야 무지 많고 저도 그런 건 이제 안 보고 싶어요.
7회에서 드디어 파스빈더가 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네요. 미모가 눈에 띱니다. ㅎㅎ
2022.02.16 12:19
전쟁 영화의 재미는 죽을 뻔한 우리 편이 결국 적을 죽이고 위기를 극복하는 극렬한 전투 장면이 아님.
포탄 공격의 굉음이 지나고 참호 속에서 구사일생 한 후에 동료와 담배를 나누어 피면서 농담을 주고 받는 걸 보는 재미.
7회는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배경을 가진 덜떨어진 장교와 엄마 장사를 돕다 온 훌륭한 병사의 승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돼요.
얼어붙은 땅을 파면서, 포 공격을 받으면서 그 사이사이에 살아남은 동료들과 잡담을 하는 걸 재밌게 봤어요.
2022.02.16 12:38
한때 맥어보이의 팬이었던지라 과거 인터뷰들을 여러번 찾아봤었는데 이 드라마를 찍을 때 맥어보이가 동료 배우들에게 왕따를 당했나보더라고요. 대부분의 배우들이 자기를 무시하고 같이 있기 싫어해서 혼자 놀았...다는데 ㅋㅋㅋ 저도 이 드라마를 보고 싶지만 엄두가 나질 않아요. 그리고 가끔 작품속에 단역으로 나오는 사람이 다른 작품에서 등장할 때(혹은 반대의 경우에도) 혼자 엄청 반가워 하는데, 맥어보이가 나왔던 어톤먼트에서 함께 다니던 말많은 병사 역의 대니얼 메이스가 1917에서 나왔을 때 얼마나 반갑던지.... ㅋㅋㅋ 콜린퍼스나 컴버배치가 나왔을 때보다 좋았어요 ㅋㅋ
2022.02.16 13:20
이제 팬심이 좀 없어지셨고 아직 이 드라마를 안 보셨다면 추천해 봅니다.(맥어보이 즉사 후 시신이 정면으로 두 번 잡히는데 팬이시라면 보기에 조금의 충격이 있을 거 같습니다. ㅎㅎ) 드라마는 오래 전에 볼 때보다 왜인지 지금 보니 더 좋아요. 정말 고생해서 만들었겠다 싶고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면 세월 속에서 살아남는 작품이 되는 거 같아요.
2022.02.17 00:32
10회까지 마쳤어요. 전쟁이 끝나가니 드라마의 후반도 느슨해집니다. 8회부터 10회까지는 대체로 밀도가 떨어지네요. 작전도 꼭 필요하지 않은 걸 해서 피해 입고 인물들도 독일땅에 들어가자 느슨한 행동들을 합니다. 10회의 히틀러 소유 별장들, 호텔 장면은 줄였으면 어땠을까 싶고.
드라마의 중반 회차들이 괜찮았는데 특히 6,7회는 영화에선 다루기 어려운 것이면서 뛰어났던 것 같아요. 참호 속에 있으면서 지루함과 추위와 싸우는, 긴 대치 상태를 보여 주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