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다시피 나온지 얼마 안 됐죠. 아무 생각 없이 디즈니 플러스를 켰는데 올라와 있길래 당황을; 런닝타임은 2시간 36분. 스포일러... 하하하. 그래도 결말은 안 적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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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떼에 자고로 웨스트 사이드라고 하면 유승준이라든가 투팍이라든가...)



 - 제가 뭐 다른 영화들 얘기할 땐 무슨 특별한 지식이 있어서 주절주절 떠드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그래도 뮤지컬, 그것도 고전 반열에 오른 뮤지컬 이야기를 하자니 평소보다도 더더욱 무식함의 한계에 부딪혀서요. 장황하게 떠들지 말고 그냥 짧게 적고 넘기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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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에 이런 짤을 보면 자동으로 격돌 직전의 히어로 군단 같은 게 먼저 떠오릅니...)



 - 스필버그가 이 작품을 통해 뭘 하고 싶었는지가 아주 분명하게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첫째로, 뮤지컬 무대 실황 녹화 같은 영상물이 아닌 진짜 뮤지컬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거겠죠. 시작부터 끝까지 야외 촬영 장면(혹은 그렇게 보이게 만든 장면)이 대부분이고 실내 장면들에도 빛과 그림자가 반짝반짝하며 '영화'의 질감을 부여합니다. 뮤지컬 특유의 비현실적 군무 장면들이 그런 탁 트이고 빛이 환한 배경에서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함께 펼쳐지니 뮤지컬 별로 안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은 더 즐겁게 보게 되더군요.


 그리고 두 번째는 아마도 시대에 격하게 뒤떨어진 많은 부분들을 현대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싶었던 거겠구요. 캐스팅도 설정상 인종에 맞추려고 나름 노력을 한 것 같고. 여성을 다루고 표현하는 태도도 많이 업데이트 됐구요. (하지만 기둥 스토리는 냅두고 원래 넘버들도 다 넣어야 하니 사랑에 목숨 거는 철부지 캐릭터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 그러는 와중에 남자 주인공을 안셀 엘고트가 연기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닉하긴 하지만 뭐 스감독님이 그거 알고 캐스팅한 것도 아니니 어쩔 수 없겠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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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트인 야외에서 춤을 추니 시원하고 좋지 아니합니까?)



 - 생각해보면 스필버그는 여전히 80~90년대식 화면 연출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그게 이 양반의 내공으로 승화가 되어서 전혀 촌스러운 느낌이 안 들어서 그렇지 뭔가 '옛스럽다'는 느낌이 늘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게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에 참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로 안 좋아하는 표현이고 근래에 자꾸 안 좋은 쪽으로 소환되는 단어지만 보는 내내 어쩔 수 없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왕, 오랜만에 보는 정통 '씨네마' 느낌이네."


 그리고 스필버그에게 이런 얘길 하는 게 참 의미 없는 일이긴 합니다만. 역시 영화를 너무 잘 만듭니다. 미장센과 카메라 워크, 연출만 보고 있어도 즐거워요. 거기에다가 뮤지컬 영화라 그런지 유난히 음향에도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었고. 참으로 즐겁고 배부른 시청각 체험이었습니다. 두 시간 반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이야기가 전혀 제 취향이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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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만 놓고 보면 그냥 옛날 영화 같지 않나요. ㅋㅋ)



 - 다만 뭐랄까... 저처럼 뮤지컬 덕후가 아닌 사람 입장에서 보면 아무래도 너무 낡아빠진 기둥 스토리와 개연성 없는 급전개가 자꾸 거슬립니다. 그리고 그걸 뮤지컬적 허용!!!! 으로 납득하고 넘어가더라도 한 가지 치명적이었던 게... 주인공 커플이 넘나 무매력인 것입니다. ㅠㅜ 조연 캐릭터들은 매력적이고 재밌는 녀석들이 많은데, 희한하게 주인공 커플만 등장하면 시큰둥해져요. 정통 로맨스를 많이 안 만들며 살아온 스필버그 할배의 한계인 것인지. 아님 그냥 원작의 로맨스 자체가 요즘 세상에 안 맞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걍 화학 작용이 전혀 없는 배우들을 잘못 뽑아 놓은 것인지... 아마도 모두 다 조금씩은 이유가 되겠지만 전 마지막 가설로 많이 기울더군요. 둘이 참 안 맞아요. 격하게 안 어울린다기보단 그냥 보기엔 나쁘진 않은데 별 느낌이 없습니다. 배우들 각자의 탓은 아닐 거에요. 둘 다 서로 말고 다른 캐릭터들과 있을 땐 괜찮거든요.


 어쩌면 스감독이 이 둘의 연애보다 다른 쪽에 더 힘을 기울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실제로 그런 흔적들도 많이 보이잖아요. 마지막의 그 짧고 소박한 마무리를 보세요. 차라리 '아메리카'나 권총 빼앗기 장면에 몇 배로 노력과 열정과 돈을 투자한 것 같은 느낌이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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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애랑 잘 생긴 애 붙여 놓는다고 자동으로 로맨틱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사례로 길이 남을 커플.)



 - 짧게 적는다고 해 놓고 또 길어지네요. 이럼 안 되니 이 문단으로 마무리하겠어요.

 보이고 들리는 거의 모든 것이 최상급으로 만들어진 럭셔리 '시네마' 입니다. 이 영화를 재미 없게 볼 순 있어도 완성도를 깔 순 없을 것이다! 라는 느낌?

 하지만 원작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많지 않은 관객일 경우엔 뭔가 시대착오적인 이야기에 생각보다 귀에 확 꽂히는 곡이 몇 없는 뮤지컬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요.

 근데 원작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많은 분이라면 지금껏 안 보고 계실 리가 없겠고. 하물며 저에게 추천 같은 거 받을 필요도 없겠죠. ㅋㅋㅋ

 걍 저는 스필버그 빠인 데다가 앞서 말한 '럭셔리 시네마' 느낌이 너무 좋아서 맘에 안 드는 부분들은 간단히 즈려밟고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이 정도 완성도라면 스필버그가 뮤지컬 하나 더 만들어도 괜찮겠단 생각도 듭니다만. 애초에 전 이 장르를 좋아하지 않으니 얼른 다른 영화 만들어 주세요 감독님. 제발 만수무강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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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자연광 느낌 참 좋아합니다만. 종종 마이클 베이의 인장이 눈에 띄어서 혼자 웃었습니다.)



 + 반드시 극장에서 볼 거야!!! 라고 외치고 다닌 주제에 개봉 날짜를 깜빡해서 극장에서 못 봤습니다. ㅋㅋㅋ 물론 제 잘못이지만 참담한 흥행 성적으로 광속으로 내려가버린 탓도 있다구요. 월드와이드 수입을 봐도 그렇고 어지간한 감독이면 한동안 일거리 걱정 해야할만한 성적이지만... 뭐 스감독님인데요. 괜찮으시겠죠. 본인은 못내 아쉬우시겠지만 그래도 비평 성적은 좋았으니 그걸로 위안 삼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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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볼게요!!



 ++ 여주인공을 보면서 계속 어디선가 본 듯한 외모라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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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짝 위니 쿠퍼 생각이 나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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