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6 01:49
짝사랑 하면서, 이전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뭐냐 하면...
노래를 들어도, 영화를 보아도, 책을 보아도, 주인공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이라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감정 이입이 되어서, 진심으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잘 몰랐거든요. 그런 감정들을... 사랑을 안 해봐서, 연애를 안 해봐서요.
작년이었나요, 이 노래가 빅마마에 의해 나는 가수다에서 약간 감정 과잉;;으로 불리어졌을 때
처음으로 이 원곡 노래를 찾아서 들어봤어요.
그때는 그냥 노래가 참 담백하고 좋다... 이 정도였는데...
한가한 일요일 오후, 듣던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첫 소절부터 나도 모르게 그냥....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버렸습니다.
주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쩜...
이런 노래 가사가 있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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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후렴)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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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의 편지를 받는 그 분은...
참 행복했을 것 같네요. 이런 사랑을 했던 사람이 한 때 곁에 있었다니.
진정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져가겠다니...
좋은 사람 만나기를 바라며, 사는 동안 날 잊고 살라니...
"억지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이 두 문장은... 딱 저네요. 제가 그 분 좋아하는 것 그분 역시 아시지만, 그분의 마음은 전혀 아니고...
저는 그래서 그 분 좋아하는 마음을, 짝사랑 하는 마음을 어떻게든 버려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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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게에 짝사랑 마침내 포기한다고 글 올린게, 검색해보니 6월 28일이에요.
[짝사랑의 끝 잡담] 그 분은 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이제 정말로 짝사랑 끝내려고 합니다. [27] 2012-06-28
http://djuna.cine21.com/xe/?mid=board&document_srl=4263892
하지만 거짓말이었어요.
짝사랑 포기한다고 글 올린 그날 이후로도 지금까지 단 하루도, 제가 사랑하는 그 분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제가 혼자서 좋아하는 그 분이요.
오늘은, 퇴근하는 뒷 모습을 몰래 지켜보았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지하철 역까지는 꽤 걸어야 하거든요.
그 분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계속 지켜 보았어요.
내가 원했던 것은... 그냥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저분 걸어가는 옆에서. 같이 손 꼭 잡고, 같이 걷고 싶었던 것 뿐인데...
그분이 혼자서 걸어가는 뒷모습, 점점 멀어져가는 뒷모습 보면서
저 분은 내 인생에서 저렇게 멀어지는구나..
그리고 멀어져야만 하는구나...
...인연이 아닌 거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많이 슬픕니다.
p.s. 오늘은 어떤 손님이 제 얼굴 관상을 봐 주신다며 대뜸 이러시더라고요.
"얼굴을 보아하니, 특히 이마를 보아하니, 한 사람만 바라보는 일편단심 민들레 형이네. 바람 안 피겠어."
.... 세상에... 어쩜 그리 잘 아시는지...^^;;
(사실은 이렇게 너무 심해서 걱정인데 말이죠. ㅠㅠ 게다가 본격 '연애'라는 것은 사실 단 한번도 하지도 못했는데, 바람이라니요;;; )
2012.10.16 02:07
2012.10.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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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6 09:03
2012.10.16 10:55
2012.10.16 11:27
2012.10.16 22:53
===
김광진씨가 젊은 시절 지금처럼 잘나가는 작곡가도 되지 못한 시절
깊이 사귀고 있는 여자가 있었답니다.
물론 둘은 서로를 사랑했는데 장래에 대한 비전이 불투명한지라
여자 측 부모님께서 결혼을 반대하셨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부모님의 반대와 압박에 견디다 못한 여자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마지못해 B라는 남자와 선을 보게 됩니다.
인품도 훌륭하고 집안도 좋고 비전도 가진 괜찮은 남자였다는 군요.
나중에 이 사실을 안 김광진씨는 분노하여 그 B라는 남자를 찾아가게 됩니다.
물론 잔뜩 화가 난 채로요. 그런데 막상 B를 만나본 김광진씨는 오히려
자기 여자를 잘 부탁한다고, 잘해달라는 말을 남기고 그와 헤어졌답니다.
그만큼 B라는 남자가 괜찮은 사람이었고
자기보다 오히려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두 남자 사이에 고민하게 됩니다.
부모님의 반대도 고민이고, 또 너무나 괜찮은 남자인 B
그리고 계속 교제를 해왔지만 미래는 불안한 김광진 씨
이 두 사람을 두고 말이죠.
그리고 B는 곧 유학을 떠날 예정에 있었고 여자에게 같이 떠나자고 했습니다.
여자로서도 뭔가 확실한 결정을 해야만 했던 것 입니다.
그리고 여자는 결국 한남자를 선택하게 됩니다.
바로 김광진씨를 택하지요.
그 이유는 B라는 남자는 자기가 없어도 충분히 좋은 여자를 만나고 잘 살아갈 것 같지만
김광진씨는 자기가 없으면 과연 잘 살아갈까 걱정이 되더랍니다.
그녀의 답을 기다리던 B는 그녀에게서 계속 연락이 오지 않자
그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택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외국으로 떠나면서 한 장의 편지를 그녀에게 남깁니다.
그 편지가 나중에 그녀의 손에 의해 한 곡의 가사로 쓰여집니다.
이 편지라는 곡의 작사가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현재 김광진씨의 부인되시는분입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작사가는 B라는 남자가 되겠지요.
김광진씨는 어쩌면 지금의 아내와 헤어질뻔했던 이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편지내용을 가지고 정말 아름다운 멜로디를 붙여 명곡으로 탄생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