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1 20:43
유튜브로 일본의 과거 TV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다가 든 생각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80년대 일본의 미디어판은 매우 막나가는걸로 유명했지요.
버블에 취해 모든것이 흥청대던 시절이라 그랬다는 얘기도 있고 아무튼 예전에 자주 일본을
드나들면서 만난 현지인들도 그러더군요. 그 시대는 좀 지나친 감이 있었다고.
예를 들자면 지상파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에서 누드, 폭력이 대수롭지않게 등장했습니다.
근데 어디 단순히 방송뿐이겠습니까? 지금 기준으로 봐도 뜨악할만한 내용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컨텐츠들이 쏟아져나오고 무비판적으로 소비되던 시절이었죠.
변태, 성범죄를 무슨 오락거리로 취급하고 여혐은 해당안되는 작품 찾기가 힘들 정도고
여타 차별, 편견은 뭐 열거하기가 민망한 정도니까요.
물론 과거의 컨텐츠를 지금의 기준으로만 평가하는건 좀 부당하겠지만 그 시대의 일본산 컨텐츠들은
너무나 도가 지나치다보니.
유년시절 혹은 청소년기에 그런 컨텐츠를 접하고 오타쿠가된 분들중 성장하고 차별같은 진보적 의제에 눈을 뜬
후로는 자신이 주워섬겼던 그런 콘텐츠들을 대놓고 온전히 즐길 수 있을까요?
혹은 길티 플레저라는 이름으로 몰래 몰래 즐기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것들이 알고보니 차별과 혐오, 편견으로 떡칠된것들임을 깨닿고 탈덕을 했을까요?
그나마 미국, 헐리웃쪽은 PC열풍이 불면서 그간의 불평등이나 편견들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모양인데
일본은 아예 이런 개념자체가 없는 국가라 그동네 컨텐츠를 타깃으로하게 되었네요.
2022.02.21 20:50
2022.02.21 21:16
역시 가려서 즐길수 밖에 없군요. 아, 일본 서브컬처가 빻은게 아니라 그냥 일본이란 국가가 빻은 상태라고 보시면 될거예요.
2022.02.21 20:55
2022.02.21 21:19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려고 해도 본인이 과거 그렇게 물빨했던 작품이 알고보니 꼴마초 쥔공이 여캐 벗겨먹는 PC관점에서 보자면 폐기물 수준이라면
과연 블루레이 박스셋을 4~5만엔 주고 선뜻 구입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군요.
2022.02.21 21:27
2022.02.21 21:31
하기사 저도 샘 페킨파 영화들이나 고전 호러물들 블루레이로 사긴 샀습니다만 ㅠㅠ
2022.02.21 20:58
사실 저는 한국 드라마, 그나마 남은 한국 개그프로그램(코미디 빅리그) 볼때마다 맘이 괴로워서 그리고 PC한 맘을 가졌을때 일어나지않았을 일과 말들이라고 생각이 되어 거의 안보고있습니다.
일본연예계는 더더욱 볼 수가 없겠지요.
제가 원하시는 케이스는 아니라 죄송합니다
2022.02.21 21:21
하기사 한국 컨텐츠도 도낀개낀이죠. 요즘 코미디 프로그램도 버거우시다면 유튭같은데서 과거 80년대 코미디프로 이런건 절대 보지마시길.
PC관점에서 핵폐기물 수준입니다. 국내 컨텐츠도 버거우시다면 일본쪽은 아예 안보시는게 좋겠네요. 일본도 규제나 검열이 예전보단 빡쎄졌지만
본바탕에 흐르는 그 특유의 정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실듯 합니다.
2022.02.21 21:40
사실 어지간한 작품들은 그냥 '당시엔 저 나라의 저 이슈에 대한 인식이 저랬구먼' 이라는 사료적 가치... 라고 생각하며 그냥 즐길 수 있습니다만.
좀 독한 성격의 코미디 작품들은 그게 좀 난감하더군요. 웃겨야 하는데 웃음이 안 나오고 주인공들이 다 악당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ㅋㅋㅋ
2022.02.21 21:49
저도 거리를 두고 저때는 저걸 저렇게 했구만~하는 식으로 보곤 하는데 몇몇 작품들은 그게 쉽지않더군요. PC이런거를 떠나 근본적인 사고관이나 문화 자체가 다를때라.....
2022.02.22 17:24
2022.02.21 22:04
2022.02.21 22:15
그렇죠. 표현수위는 낮아졌지만 편견과 차별은 더 늘어난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일본쪽 컨텐츠가 대체적으로 맥아리없고 심심한것 같기도 하구요.
2022.02.21 23:31
일본 애니 만화 한정으로는 그런 측면도 있긴 하겠네요. 한국도 그렇게 되지는 않기를 바랄 뿐인데, 일단 국내 애니 시장은 그래도 아동 작품이 더 대세라 그나마 괜찮을 것 같고, 드라마나 티비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사실 원래도 문제가 심각했긴 해서 ㅋㅋㅋ 최근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들 중에 시대에 안 맞게 눈살 찌푸려지는 작품들도 있다고 듣긴 했어요.
2022.02.22 00:37
2022.02.22 00:43
슬램덩크도 현재의 PC관점에서 파고들면 상당히 문제가 많을 겁니다.
그래도 드래곤볼에 비하면 뭐........하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드래곤볼은 의외로 멀쩡한 작품일런지도???!!!
2022.02.22 00:53
당연히 그때 그시절 처음 보던 느낌이랑 똑같을 수가 없을겁니다. 그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 같구요. 방영당시 매우 진보적인 청춘 시트콤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프렌즈도 지금 관점에서 보면 편향적인 문제점들이 보이듯이요.
2022.02.22 01:03
네 단순히 그시대에 즐기고 넘어갔던 '추억의 작품' 정도라면 괜찮죠. 어 이거 예전에 재미있었는데 지금보니 영 아니네? 이건 PC관점을 떠나서도 다른 부분에서도 많이 느껴집니다. 소위 세월을 이기지 못한 작품들이죠. 헌데 오타쿠 문화는 그것과는 다르니까요. 말그대로 덕질을 위해 주워섬기고 숭배하고(까지는 좀 오반가?) 여튼 세월이 지나도 계속 품어놓고 재감상하고 관련 굿즈 사모으고 꾸준히 충성을 해야하는데 이게 PC라는 벽에 막혔을 때 오는 딜레마를 어떻게 극볼할 것인가하는게 진보성향 오타쿠들의 가장 큰 고민이 아닌가합니다. 저놈의 섬나라 서브컬처란게 워낙 그런쪽으로 엉망진창이라 더더욱;;;;
2022.02.22 01:22
위 댓글을 달고 한참 후에야 '아, 오타쿠 문화 관련해서 쓰신 글이었지'라는 게 생각나서 뻘플 하나 추가합니다. ㅋㅋ
근래에는 '에반게리온'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 시절엔 뭐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봤고 거기 여성 캐릭터들도 나름 다 애를 쓰는(?) 면이 있는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참 대접들이 불쾌하기 짝이 없는 분들이었죠. 게다가 안노 이 양반은 신극장판에서 그걸 오히려 더 악화시켜 놨더라구요. 확실히 '즐기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22.02.22 01:41
2022.02.22 17:28
파이브 스타 스토리! 저는 92년에 만화 동아리 활동 하다가 그 작품 처음 접했는데, 그 시절 감성으로도 참 아니다 싶었죠. '인간형 컴퓨터'라는데, 그냥 예쁜 섹스 머신 갖고 싶다는 얘기를 뭐 그리 엄숙하고 웅장하게 - 무슨 건국신화…처럼 - 그려놨나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