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09 15:20
대선 정국에 부적절한 게시글이 될까요.
댓글 만선을 노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오후에 무료하고 하니 한번 던져봅니다...
지금의 상황을 곱씹어보니 재밌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민주당의 역사는 친일지주 정당이던 한민당에서부터 시작하는 걸 아는 사람은 알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잘 모르지요.
민주당이 초기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독재 정권이 형성되면서 제1 야당 노릇을 50년대 중반부터 오래 해왔기 때문이고요.
(뭐 지리한 분열 통합사는 대충 퉁치고 넘어갑시다 더불어민주당도 당사를 정리할 때 1955년 민주당부터라고 하고 있으니 그럭저럭 틀린 말은 아닌 셈이죠)
처음으로 여당이 되었던 게 김대중 대통령 때고, 그 다음이 노무현 대통령인데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반에 이미 열린우리당으로 한번 반분되었죠.
어떻게 보자면 오래된 민주당 스타일(동교동계?)이 대중들한테 먹혀들어갔던 건 고작해야 6-7년 정도였다는 겁니다.
이걸 내부에서도 아는 걸까요. 노무현도 사실 민주당 주류는 아니었던 양반이었지만
그 뒤로 대선 후보급 정치인들도 쭉 '정통적인 민주당 계파'와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오히려 노무현의 후계를 자청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노무현 바로 다음이었던 정동영은 예외지만)
국힘의 전신 정당들이 당명은 재빠르게 바꿔치울지언정 보수의 적통, 일관된 정통성을 표방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입니다.
근데 문제는 아무리 차별성을 강조한들 민주당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일이란 말이죠.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면서 차별성만 강조하니까 이게 참 외부에서 보기에는 그냥 그나물에 그밥 같은데 왜 저럴까 싶기도 하고
하기야 어떻게든 벗어나보려고 했던 호남 일부 세력이 선거에서 지지부진한 거 보면 민주당 테두리도 나름 중요한 의미가 있기는 합니다만
결국 이렇게 된 원인은 근본적으로는 민주당 자체가 그렇게까지 대국민적 호감의 대상이 아니라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 같습니다.
근데 민주당이 뭘 크게 잘 한 건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잘못한 것 같지도 않은데요.
저의 짧은 식견으로는 아리송하기도 하고 제가 모르는 측면의 이야기도 있을 것 같고 해서
정치에 관심도 많고 아는 것도 많으신 듀게 분들에게 여쭤볼까 하고 글을 올립니다.
2022.02.09 15:34
2022.02.09 15:56
아 그야 양쪽에서 두드려맞는 줄은 알지요.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 그룹, 혹은 국힘급의 보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진보에도 관심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민주당이 인기가 없는 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2022.02.09 15:38
정통적인 민주당은 잘 모르겠고요.. (관심이 없고요)
제가 가진 '최근'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의 원인만 나열하면
1) 특정 직군에 대한 끊임없는 "적폐" 낙인과 이를 이용한 분열의 포퓰리즘 정치
2) 결국 지지기반은 4-50대 남성 보수층이면서 민주당 정치인이나 극렬지지자들이나 안그런 척, 촛불 깨시민들인 척.
3) 어느순간부터 비난에 대한 자기반성보다는 쟤 똥이 더 크대요의 대응으로 일관..
이 중에 1)의 포퓰리즘/분열의 정치법은 요새 이준석에게 주도권을 뺏겨서 무척 아쉬워(?) 하는 것도 같고요ㅎ
2022.02.09 15:58
1)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2)번에서 4-50대 남성 보수와 촛불 깨시민은 제 머리 속에서는 크게 성격이 다르지 않은 집단인데요. 음...
3)은 오래 제1야당 노릇 해오던 관성 때문에 그런 거라고 보는 시각도 더러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비판 받아 마땅한 지점이기는 하지요.
2022.02.09 16:21
2022.02.09 16:47
4050남성은 20대 여성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입니다.
2022.02.09 16:54
네? 민주당 지지 커뮤니티에서 연일 페미니즘 비하하고
이재명 닷페이스 인터뷰도 김남국을 비롯한 4-50대 민주당 지지자 남성들이 주도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와중에
20대 여성과 동일한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다고요?
제가 보기엔 그냥 그분들이 본인이 진보적..내지는 덜 보수적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2022.02.09 17:09
인터넷 여론은 과대대표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진보/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에 대한 태도, 경제 정책에 대한 입장 등을 종합할 때, 4050남성은 20대 여성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3233#home
"이대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보수적인 5.87로 나왔다. 이대녀(4.6)는 40대 남(4.40)·여(4.58), 50대 남자(4.54) 다음으로 진보적이었다."
2022.02.09 17:51
자료 감사합니다.
제가 목소리 높은 강성지지층을 기반으로 왜곡된 평가를 한 모양이네요.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진 않겠지만, 연령별/성별 정치성향에 대한 인식은 링크주신 자료 기반으로 좀 수정하겠습니다.
근데 그나마 진보적이라는 4-50대 남성들도 젠더갈등 장애인 시위 등등의 주제에서 별로 긍정적인 모습을 못봐서,
오히려 그쪽으로는 더 암울하게 보이긴 하네요.
2022.02.09 17:36
2022.02.09 18:14
네 맞습니다.
말씀대로 여러 주제와 관련하여 진보적/보수적인 입장이 섞여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와 관련된 입장만 더 크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기대치나 기준보다는 보수적이지만 그래도 다른 연령/성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는 진보적인 면도 있겠죠.
2022.02.09 21:06
지금 드러난 지표를 보면 그렇긴 한데,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좀 다른 지점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세대론으로 갈라치기 하자면 4050 여성도 같은 시간을 보냈는데 왜 진보적인 집단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 아 근데 참 4050으로 묶자면 저도 이제 4050 여성인데.. 하하
아무튼 제가 체감한 바로는 진보성을 보이는 동력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4050 남성의 진보성은 80년대를 지난 다음에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있던 시절을 경험해서 오는 진보성, 어느 정도는 타성에 젖은 낙관적 진보성(좀 폄하하는 것 같나요? 저도 비슷한 세대라 그냥 체감하는 바를 쓴다고 이해하시길)이라면 20대 여성들의 진보성은 생존의 위기에서 오는, 지금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오는 진보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문제는 그러다보니 2030 여초를 가보면 이재명이 싫으니 윤석렬을 뽑자는 운동을 하고 있습디다... 위기감에 훼까닥? 아니 아무튼 현 상황에 대해 비판적인 건 알겠는데, 미래에 대한 긍정적 비전이 없는 세대라 그런지 방향성을 따지기보다는 한치 앞밖에 못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많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양자가 가장 진보적 성향을 보이는 거지요. 디테일을 따지지 않고 생각하자면.
2022.02.10 09:29
40대 여성도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편입니다만, 50대 이상 여성들이 주로 보수적이죠.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수준, 이 세대 여성 중 다수가 주부라는 직업적 한계 등의 효과가 있겠지요.
그리고 생존의 위기가 동력일수는 있겠지만, 방향성을 결정짓는 건 아니겠죠. 그러니까 일종의 스칼라지 벡터는 아니라는 의미에서요. 20대 남성 역시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있지만, 그 방향성은 정반대로 표출되고 있으니까요.
2022.02.09 16:12
2022.02.09 16:45
지금 민주당의 문제이자 이재명의 문제는 그냥 총체적 전략의 부재죠. 기존의 '이재명은 합니다'가 대장동으로 격파된 후, 사실상 차별화 될 만한 것을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죠.
반면에 국힘은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을 잘 실천하고 있고요.
2022.02.09 20:47
전략이요? 그렇군요. 제가 그런 것을 보는 눈이 없어서
민주당의 전략이 잘못되었다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은 때마다 들려오고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국힘이 전략을 잘 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그냥 내 기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니 다 틀려먹었어 라고 보고 싶은 유아기적 심리가 발동했기 때문에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2022.02.10 09:44
이번 판에서 유일하게 작동하는 전략은 이준석의 세대포위론입니다. 이준석에게 동의하거나 말거나, 그가 세운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죠.
반면에 민주당은 원래 '이재명은 합니다'로 전략을 세웠죠. 문재인 정부가 '나라를 나라답게', '사람이 먼저다' 같이 명분론을 내세웠던 정부라는 점에서, 차별화도 되고 이재명의 기존 컬러와도 맞는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게 대장동으로 무너졌다는 것이고, 이후 플랜 B가 전혀 없다는 것이겠죠. 그러니 한동안 김건희 네거티브에 집중한 건데, 이건 차별화가 될 건이 아니죠. 사실, 이재명 집안 관리 꼬라지 보고 있으면, 정말 제정신인가 싶습니다. 집안 관리가 개판이다보니, 윤석열과 다르게 준비된 대통령 운운하기도 어렵죠. 적어도 5년 전부터 대통령 준비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 따위 수준인건지.
2022.02.09 17:21
윤석열과 정치검찰이 다음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 민주당은 아마 열린우리당 시즌2의 길을 걸으며 또 다시 사분오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문에 언급하신 친일지주정당으로서의 뿌리에 기인하는 정통성에 기반한 민주당내 분파는 안철수가 데리고 나간 이후 세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한다면 이낙연을 중심으로 다시 기세를 모아 민주당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노무현 사후부터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 개정된 직전까지의 그 민주당의 정겨운 모습이 다시 나타나겠죠.
거기에 기존의 친노에서 파생된 정치그룹도 분열이 심화될 것이고 시민단체와 민변 활동에 뿌리를 둔 세력이 또 갈라질 것이고 이해찬으로 상징되는 김대중에 의해 제도권으로 들어온 87년의 주역-재야세력은 정치적 생명이 다해서 어쩔퇴출될 가능성이 높고….
무슨 말이냐면, 민주당은 단일한 정체성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정당이라는 것입니다. 그 지지층은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세대에 기반한 반면 그 지지를 토대로 활동하는 직업정치인들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거버넌스가 매우 리버럴하지만 대통령은 지지층의 진보적 특성에 따라 개중에 진보적인 정치인이 후보로 선출되고 당선되어 온 편이었어요. 그런 지지기반 탓에 김한길-안철수 같은 부류가 당의 주류가 되었을때 선거마다 판판히 깨지고 뭐 하나 되는거 없이 콩가루 집안이 되버렸던거죠
말 나온김에 위 MELM님의 댓글에 덧붙이지자면한국의 4050 남성이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는 것에 동의를 못하는 사람들은 아마 ‘진보’에 대한 의미가 공유가 안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2022년 기준 진보의 척도 중 하나는 기후위기에 대한 태도입니다. 통계적으로 2030여성과 더불어 4050남성이 개인적인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재생에너지등 기후변화에 상응하는 정책을 지지할 의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시사in 최근호 참고)
2022.02.09 20:18
2022.02.09 21:21
2022.02.10 11:14
2022.02.10 13:59
과연 깨시민이 진보적인가라는 취지의 의문을 던진건 님인데요? 깨시민을 진보적인 시민사회 집단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조롱하는 의미로 적시한다 아닌가요? 아님 말고요;
첨부한 자료 감사합니다. 이렇게 근거자료를 알려 달라는 이야기였어요. 잘 읽어 보겠습니다.
그런데 역시 자료들을 보면 성소수자와 다문화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한 입장과 태도야 말로 별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요? 님은 기후위기에 대한 설문조사가 별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사실 말로는 뭘 못해? 차원이라면 다문화와 성소수자 관련하여 2세들로 인하여 직접적인 갈등을 겪게될 세대인 4050이 부정적 반응이 강한 것일수 있고 2030은 반대로 그냥 나와 아무 상관 없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거겠죠. 즉, 님이 기후위기에 대한 의식조사결과를 평가절하하는 논리 그대로 성소수자및 외국인에 대한 의식조사 역시 진보,보수를 나눌 근거가 부족하다는 거에요.
게다가 다문화 인식과 정책 부문에서 서두에 써 있는 것처럼 “ 외국인에 대한 시각 차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유럽 등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난민 문제, IS 등 테러단체로 인해 형성된 이슬람에 대한 인식과 이제는 익숙해진 이주 노동자에 대한 태도 등이 차이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에서 보듯 2015~2018년 사이 발생한 중동지역 문제와 그로 인한 한국으로의 난민 유입에 따른 왜곡된 수치가 감안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군요. 통계에도 그대로 드러나듯이 ‘중동지역’관련한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너무 압도적으로 많을 뿐이지 나머지 인종,대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도리어 그 전에 비해 상당히 많이 개선된 편이고 다른나라에 비해 두드러지게 후진건 아닌거 같습니다. 사실 중동지역에 대한 태도는 인종문제 보다는 ‘특정종교’에 대한 거부감과 IS 등으로 인한 테러공포감에 기인한 것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에서 시기별로 변동폭이 클 수 있어요.
2022.02.10 14:36
덧붙여 북미와 서구에서 보수정권에서 사회당이나 노동당보다 외국인에 대하여 더 개방적인 정책을 취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자본의 입장에서 노동력과 구메력의 원활한 수급과 보충을 위해서, 즉 국가경제를 위한 실용적 판단에서 더 많은 이민과 노동력 유입을 위해 정책을 만지고 우호적인 사회분위기를 위해 노력을 하죠. 그래서 보수 진보를 가르는 척도가 되기 어려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2022.02.09 21:37
그렇다면 민주당 내부나 지지자 그룹에서 김대중 노무현을 들먹이는 건 기껏해야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 수준의 자위밖에 안 되는 걸까요.
음... 지지자는 아니지만 민주당보다 더 우측은 절대 지지할 수 없는 위치에서는 그래도 민주당이 그보다는 더 (잘) 해주길 바라는데
2022.02.09 21:55
2022.02.09 17:46
2022.02.09 17:55
2022.02.09 18:16
2022.02.09 20:52
저도 비호감의 대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여태 살아왔는데(노무현 때부터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가 유행하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상식적 수준에서 그럴까 설마 그럴리가 하는 마음), 문득 따져보니 그렇더라고요. 본문에 쓴 것처럼 기당의 대표적 정치인들조차 부정하는 당색이라니. 허 참. 그런 몸부림이 당색에 갇히지 않고 외연을 넓히려는 포용적 시도였다면 다행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자구적 몸부림에 불과했다는 건 우리가 익히 봐알던 거잖아요?
NL 문제는 전 잘 모르겠는 게, NL 때문에 망한 게 민노당이었고, 그 뒤에 통진당이었고, 지금 정의당이 죽쑤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고 그런데 그 NL과 지금의 민주당을 묶어서 보는 건 그 시절을 경험한 적 없는 후발 세대 입장에서는 또 물음표 백만개짜리거든요. 대체 NL이란 무엇이길래....
2022.02.10 11:50
2022.02.10 01:01
2022.02.10 1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