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지 하는 동네 카페 주인

2022.04.04 00:12

수영 조회 수:1047

이 주인장은 보통 입을 열지 않고 말을 합니다. 

중저음으로 웅웅거려요. 과장하면 귀를 기울여야 들릴 정도?


1. 친구가 가서 뭘 시켰는데 맛이 약간 다르더랍니다.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고 마시고 있는데

주인이 아주 조심스럽게 스윽 다가와서 "웅웅웅" 그랬데요. "뭐라고요?" "웅웅웅"

농담 아니라 "뭐라고요?"를 세번 되물은 끝에 귀기울여 들은 대답이 "음료가....잘못...나갔어요...죄송...합니다." 


2. 제가 갔을 때 일인데요, 동네 카페고 셀프가 아니라 주인장이 직접 쟁반을 받쳐 가져다 주는데

사람이 많을 때 있잖아요. 뭐 단골이니까 주인장이 오는 걸 보고 제가 다가가서 쟁반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주인장이 얼굴이 빨개지며 쟁반을 놓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주세요" "웅웅웅" "아이참~ 괜차나요~ 제가 가져갈게요" "웅웅웅" 

"네?" "웅웅...웅웅웅" 드디어 들은 대답은요 

"이거....손님거....아니에요" 

정말 복화술 하는 줄 알았거든요


3. 친구랑 갔을 때 일입니다. 주문을 하고 돈도 선불이니 계산을 하고

바깥쪽 테이블에 앉아 있었어요.

안에는 손님이 두 팀 정도 있었나? 그런데 음료가 안와요.

어차피 바람 쐬러 간거, 또 "단골"이니까 기다렸어요. 그런데 음료가 안 와요.

이거는 좀...무슨 일이 있는가 20분쯤 기다리다 카운터에 가봤어요

주인장이 무슨 볼일이냐는 듯 저를 올려다 봅니다.

"저기...주문한 음료...."

"어엌!" 역시 입을 열지 않은 채 눈만 부릅뜨며 정말 깜짝 놀라더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던 것도 아니에요.

태연하게 카운터에 앉아 아이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냥 우리의 존재를 잊은 거에요. 


4. 오늘은요, 친구가 자몽티를 시켰어요. 

신용카드를 받고 포스기를 두드리던 주인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무슨 문제라도....?" "웅웅웅"

"네?" "웅웅웅" 

"네?" "어....이거....자몽티가....어디있지....어디있나....눌러야 하는데....."

계산을 하는데 포스기 화면에서 자몽티 항목을 못찾는 것이에요.

"아...여기....있었구나..."

------------------------------

하던 일 관두고 카페 차리신 우리 사장님 화이팅! 번창하세요!

다른 건 몰라도 커피 맛이 좋아서 

어지간하면 진짜 다른 곳은 못가겠더라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53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60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863
119511 브리저튼 시즌 2 감상... [2] Tuesday 2022.04.11 525
119510 '해탄적일천'을 보았어요. [6] thoma 2022.04.11 426
119509 다시 대한민국! [2] MELM 2022.04.11 548
119508 "와일드라이프" 짧은 잡담 [4] 산호초2010 2022.04.11 390
119507 오늘 날씨 28도 맑음 [8] skelington 2022.04.11 539
119506 정의당 ‘검수완박’ 공식 반대…“시기·방식·내용 동의 어려워” [2] 도야지 2022.04.11 887
119505 [넷플릭스] 엘리트들, 시즌5. [2] S.S.S. 2022.04.11 621
119504 샤말란의 올드 재밌었어요! [3] 노리 2022.04.11 553
119503 윤희에게를 봤어요. [3] 왜냐하면 2022.04.11 565
119502 [tvn바낭] 우리들의 블루스(아직은 너무나 어색한 배우들) [6] 쏘맥 2022.04.10 822
119501 [넷플릭스바낭] 왕가위 비긴즈, '열혈남아'를 봤어요 [19] 로이배티 2022.04.10 884
119500 오늘 날씨, 나른 한데 전 좋아요..ㅠㅠ [6] 왜냐하면 2022.04.09 563
119499 넷플릭스 영화..야차<스포유> [4] 라인하르트012 2022.04.09 820
119498 잉여로운 축구 잡담 daviddain 2022.04.09 253
119497 메트로 2033 리덕스 어렵네요 [2] catgotmy 2022.04.09 316
119496 [바낭] 탑골 아닌 참으로 최신인 가요 두 곡 잡담 [12] 로이배티 2022.04.09 828
119495 진눈깨비 [18] 어디로갈까 2022.04.09 1118
119494 [씨네플러스] 아벨 페라라의 <킹 뉴욕>, 클레어 드니의 <돌이킬 수 없는> [4] underground 2022.04.09 490
119493 30년 전 영화 찾기 [9] 부기우기 2022.04.08 503
119492 바낭) 열등감 [8] 적당히살자 2022.04.08 7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