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떴더라고요.

듀나님 리뷰를 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영화 느낌이었는데 방금 막 리뷰를 찾아보니 2019년 겨울에 글이 올라왔었네요.

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는데 코로나 이후의 시간들은 더 그러하면서, 일들의 순서도 헛갈리고 그렇습니다. ;;


파비안느 캐릭터가 견디기 정말 힘들었는데 후반부가 아주 훈훈하더군요.

그런데 너무 훈훈했고, 화해가 너무 완벽하고 아름다워서 오히려 마음에 많이 와닿지는 않더라고요. 정말 짜여진 극 영화를 보는 느낌. (설마 했는데 식스센스식 반전도 있었음;)


이건 딴 얘긴데,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인걸 알고 봐서인지는 모르겠는데, 고레에다가 쓴 시나리오가 프랑스에서 촬영되고 백인 배우들의 연기로 보여지는건 어색함이 없었는데 가끔씩 음악이 흐를때만은 살짝 이질감이 들었어요. 음악의 느낌이나 그 음악을 흐르게 하는 영화의 정서가 고레에다 감독의 개성 같은 느낌이었어서, 배경음악이 흐를때만은 '고레에다 영화 느낌이다. 화면이 일본의 풍광으로 차있어야만 할거 같은 느낌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ㅋㅋ 물론 불만이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저는 그런데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가 제 취향과 아주 맞지는 않는 거 같아요. 그래서 아쉬워요.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이 고레에다 영화를 아주 감명 깊게 보신 평이 워낙 많다 보니, 많은 분들이 느끼신 감동을 기대하며 봤는데 그냥 그랬던 영화들이 몇 있거든요. 창피하지만 '어느 가족'은 영상자료원에서 보다가 후반부에 좀 졸았었어요... (영상자료원은 언제나 참 너무 따뜻하고 아늑합니다.;;)

취향은 다 다른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좋게 본 영화는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저는 그 진가를 느끼지 못했다는게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살면서 재감상 시도를 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느 가족' 칭찬을 참 많이 했고, '원더풀 라이프'는 이동진 평론가가 운명처럼 다가온 영화라고까지 표현을 했으니, 적어도 이 두 편은 나중에 다시 볼 거 같아요.


그래도 봤던 중에 좋았던 영화가 두 편 있는데 '공기인형'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입니다.

'공기인형'은 외로운 사람들의 군상이 보여지면서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고 이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배두나의 내레이션이 나올 때 영화에 확 집중하게 됐었습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정말 아주 아주 좋았습니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감독의 애정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어떤 감정이 극에 달할때면 눈물이 찔끔 나오는 기분을 아시나요? 슬퍼서가 아니라, 어떤 아이가 너무 너무 귀엽고 순수하고 사랑스러우면 그 모습을 보다가 코끝이 시린 그런 기분이요.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이 들었었어요.


새 영화가 기대되네요.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극장 개봉 당시에 스크린으로 봤던 적이 없는데 이번엔 극장에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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