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게에서 가입인사는 바이트 낭비죠?

 

정오즈음에 좋아하는 교수님과 점심을 먹고왔어요.

교수님과는 작년에 수업으로 만났는데 올해는 연구를 도와드리게 되어서 계속 메일로 얘기하는 사이에요.

비록 가정에 아이도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지만 똑똑하고 진보적이고 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저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멋진 분이시죠.

몇 번 점심을 얻어먹긴 했지만 방학이후로 오랜만이어서 이런저런 이야기꺼리들을 준비해갔으나

여전히 대화주제는 교수님 페이스로 갔지요. 이젠 마음 속 깊이 편하게 생각나는 대로 코멘트하거나 주제를 꺼내긴 하지만요.

그래도 항상 헤어지고나면 뭔가 말하고 싶었는데 하지못했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곤 해요.

그런데 왠지 오늘 이후로 다시 보기가 어려울 것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지막이란 얘긴 없었지만

도와드렸던 연구도 거의 다 되서 곧 책으로 나올 것같고 내년엔 미국으로 갈꺼란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오늘 아침에도 오랜만에 한국에 온 일본인언니를 공항으로 배웅해주고 왔는데 다시 또 주변 누군가와 다시볼 기약없이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뇌세포 일부가 잠수함을 타고 무의식으로 잠적해버리는듯한 상실감이 들어요.

 

집에 돌아오니 평상심을 되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평소처럼 세일러문도 한편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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