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있었던 어이 없던 일.

2010.09.16 02:21

말린해삼 조회 수:4394

오늘, 병원에 들리느라 수업에 좀 늦겠노라 하고 선배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곧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뭣 때매? 어디 아퍼?

-네. 가래가 나서 병원에 가보니, 편도선염도 있고 수술을 권했습니다. 좀 늦겠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려 주십시오.

-아니야. 오늘 쉬고 내일까지 쉬어. 내가 교수님들께 설명해줄께. 몸이 그런데 뭔 부귀를 보겠다고 수업이야. 쉬어.쉬라구.

 

부모님도 안하시는 수업을 빠지고, 몸을 챙기란 말에 어이 없을만큼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수업을 가겠노라, 그러니 자리 맡아놓고 있으라 했습니다. 30분 정도 늦게 교실에 갔는데 굉장히 분위기가 싸늘했습니다. 정말, 뭐랄까. 죽은 사람이 다시 온것처럼. 교수님께서 저를 보시더니(할머니십니다.)

 

-너 몸은 괜찮니? 학교 쉬어야 하는 거 아냐? 오늘은 그냥 집에 가서 쉬렴.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그럼 뭐..(상당히 꺼리셨습니다.)

 

쉬는 시간에 모두들 달려와 괜찮냐며, 우려섞인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역시 `수술`이란 단어가 가진 효과가 크긴 크구나. 하면서 가래가 좀 있고, 편도선 수술이라드라.하고 말하니 다들 좀 벙진 표정이었습니다.

 

-간염이라며.

 

?

 

주변이 시끄러워 그랬는지, 선배가 가래를 간염으로 들은 것 같다고 실토했습니다. 저 없는 동안, 교수님께 해삼이가 간염에 걸리고 편도선 수술을 한다고 선배는 말씀드렸으며 교수님께서는 그러면 학교를 당분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 애들한테 옮기는 거 아니냐. 하면서 10분동안 몸관리 잘하라는 말씀을 하셨답니다. 애들은 한바탕 웃고나서 박명수라며, 찮은이라며 (왜 제가 놀림을 당하는진 모르겠으나) 오늘 죙일 놀려댔습니다. 심지어 인사만 하는 안 친한 사람들도 수업 끝나고 나가면서 절 보고는 풋하고 웃으며 나갑니다.

 

뭐 어찌됐든, 수술을 하긴 싫은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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