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현석 감독의 전작 스카우트를 보면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은 남녀주인공이 이전에 헤어진 이유가 주제와 직접 맞닿아 있으면서 동시에 강한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 둘을 만족시키는 이별이 그렇게 많지는 않거든요. 김현석은 시라노에서 또 한 번 그걸 해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영화를 보면서 헤어진 옛 연인에게 보였던 자신의 손발오그라드는 치졸함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영화는 저 대신 반성을 해주고 달콤한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해줍니다. 홍상수 영화가 관객 안 드는 건 남탓할 수 없겠다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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