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2.07 17:05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어디에도 쓸 수가 없는데
괜히 뭔가 어디에라도 쓰고 싶어서 듀게에 써 봅니다.
헤어진지 한 달이 채 안되는 남자친구 전화를 어젯 밤에 받았습니다.
이송희일 감독의 단골 멘트는 트위터에서나 봤지 현실로는 처음이어서 조금 웃었어요.
저에겐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꺼낸 관계도 처음이고. 저보다 나이 어린 사람과 만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솔직히 마음으로는 지금도 그 애가 하는 일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있고, 미안한 마음도, 안타까운 마음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제 진심이지만 이것도 그 당사자나, 제 3자가 보기엔 재수없는 이기적인 감정일 수 있겠죠.
헤어진 남자친구가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도 처음이네요. 사실 전 헤어지면 바로 연락처를 바꾸는 쪽이라서요.
공교롭게도 어제 듀게를 보니.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하는 것과 관련된 글들이 보여서 신기했어요. 받은 건 저뿐인가요 (...)
목소리 듣고싶어서 전화했다. 잘 지내는거냐. 그러는 너는 술 마시고 전화한 건 아니냐. 등등
통속적인 대화가 오갔고. 저도 그 아이의 최근 근황에 대해 물었습니다.
어쨌든 목소리가 나쁘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고.
처음에 그 아이의 좋은 점이라고 느꼈던 부분들을 그 짧은 통화에서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헤어졌는데 왜 전화하고 난리야 귀찮게, 이런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자주 통화할 일은 없겠지만. 다음에도 걸어오면 반갑게 받을 수는 있을 거 같아요.
조만간 한 번 만나서 커피나 마시자는 얘기를. 헤어지자고 말한 그 날에도 했지만.
솔직히 그건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용기가 안납니다.
해선 안 된다는 생각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애정표현에 서투르던 앤데,
사귀고 있을 때도 "목소리 듣고싶어서 전화했어" 라고 말한 적은 없었던 게 떠올랐네요.
어쨌든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니까. 이런 일들도 감정들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겠죠.
새삼스럽게 이 글을 쓰기 위해 로그인하면서 환기된 사실인데,
이 아이디의 비밀번호를 그 애랑 사귀면서 그 애의 이름으로 바꿨었거든요.
이것도 바꿔야겠네요 ㅎ
2013.02.07 17:09
2013.02.07 17:12
2013.02.07 17:20
2013.02.07 18:22
2013.02.07 18:56
2013.02.07 19:04
앞으로 잘 살길 바랄 뿐입니다.
근데 12님 절대로, 만나시면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