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못 가르쳐줌~

2022.01.26 17:27

어디로갈까 조회 수:548

제가 타인의 얼굴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인중과 입매입니다. 눈과 코, 얼굴형이 아무리 잘났어도 그런 얼굴에는 별 감흥이 없어요. 막내가 장미희의 영화들- 주목받지 못한 영상들을 보내줘서 드문드문 보고 있는데 그분이 제 취향에 부합되는 얼굴이네요. 관심 없던 배우인데 뒤늦게 예쁘게 보이니까 앵앵 거려서 거슬렸던 발성도 사랑스럽습니다. 반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나저나 옛영화들을 보노라니 한국의 근대는 폭력이 워낙 일상화된 시절이었군요. 눈이 벌개져라 서로 때리고  끝내는 스스로 악에 받쳐서 더욱 폭력의 강도가 심해져서 타인을 피폐하게 만들고 마는 게 당연했던 날들. 왜 맞는지도 모르고 왜 때리는지도 모르며, 그저 마음 속으로 <미친 것들>이라는 욕을 수없이 퍼부어 대며 시간을 견뎌야 했던 사람들을 보노라니 돌리려고 애쓰던 식욕이  천길만길 또 달아나는 느낌입니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삶을 참회하고 있을까요? 절대 그럴 일 없을 것이라는 건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바죠. - - 

제가 좋아하는 시인 횔덜린의 <나의 소유>를 읽다보면 "각자에게 자기의 몫을"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로마법에서 유래한 생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산술적인 평균이 아니라, 각자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운명을 배분한다는 의미입니다 . 배분이라는 말의 그리스어 동사는 놀랍게도 법을 뜻하는 말과 같은 어근을 지니고 있어요.  <네메인>이라는 동사는 <네메시스>라는 운명의 여신으로 그리고 <노모스>라는 법으로 변신하기도 했던 것처럼요. 

+ 실은 전혀 다른 주제의 글을 썼는데 뭣 때문인지 싹 날아가버렸어요. 그냥 게시판 떠나기 아쉬워서 정리 안 된 생각을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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