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에서는 여성의 군복무 문제로 시끄러운데 이런 얘기 꺼내기가 죄송스럽습니다만.

 

하나의 인간을 만들어내는게 이렇게 힘든건가 싶은 요즘입니다.

뭐 남들 다하는거 가지고 유난을 떠나 싶은 기분도 좀 있지만, 유독 어제 새벽과 오늘 하루종일 우울하네요.

 

철없이 어쩌다가 생긴 아기를 몸에 지니고 가열차게 달린지 이제 30주 째.

앞으로 8주는 더 힘들어야 되는데..

 

배가 불룩하게 나온뒤로 가끔 밤마다 자려고 누우면 다리가 아파요.

한쪽씩 아프기도 하고, 관절부분만 저리기도 하고요.

꼭 오랫동안 걷거나 달리고 나서 다음 날 힘든 것 처럼 오밤중에 갑자기 그럽니다.

그럴 때면 자려고 누워도 집중도 안되고, 주물러 본다고 하는데 손목아지에 힘이 왜케 없는지 남편한테 졸라서 꽉꽉 눌러달라고 하면 좀 나아요.

어젯 밤에는 야속하게도 남편은 이미 안드로메다로...저 혼자 다리 잡고 낑낑대는데 갑자기 으찌나 서럽던지.

 

그래도 요 전까지는 괜찮았거든요.

요샌 정말 내 몸이 온전히 내 몸이 아니구나 싶어요.

구석구석 색깔도 이상하게 변하고,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변비(-_-)며 몸에서 먹을 것이 나온다는 사실도 뜨악스럽고. ;;;;

호르몬이 뭔지 거 참 희한하게도 배에 없던 털까지 생기는 것이, 아니 임신이란게 이리도 신비한 증상이었던가 싶어요.

(남성분들 죄송. 왠지 모르게 환상을 깨는듯한 죄책감이....)

근데 그게 왜 이렇게 우울하죠?

새벽에 아픈 다리 붙잡고 엉엉 울었슴다.

 

오늘 하루도 그냥 우울하네요. 이런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뱃속의 요것은 신난다고 요동을 칩니다.

얼마전엔 진찰받는데 태반이 남들보다 아래라고 혹시 모르면 수술해야 될지도 모른다고 들었어요.

저 일생동안 수술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이러다가 애낳다가 뭔일 생길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갑자기 겁이 무척 나더군요.

집에서 누워만 있으래요. 듀게만 하루종일 보고 있습니다. 집안일도 미루고요.

 

어디선가 읽었는데, 미국에 유명한 산후조리 전문가분이 애낳고 온 여인들의 남편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던데.

'몸에서 사람이 나왔어요. 인내심과 사랑을 갖고 보살펴 주세요' 이거 라네요.

몸에서 사람 뽑아내기 참 힘듭니다.

겪어보니 알겠네요.

혹시 유부남님들 아내분께 잘하세요. 흑흑. 아 글 쓰는데도 손목이 저릿저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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