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4 09:03
꽤나 긴 글이죠.
하지만 라이더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을 겁니다. 모든 사람들이 '잘먹고 잘산다'는 오해를 받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듯이요.
다른 영역의 사람들이 아주 쉽게 타자화되는 걸 보면 가끔은 무서워집니다.
고통은 지워지고 남는 것은 "쌩떼"와 "협박"뿐이라는 그 논리의 최종결론은 언제나 참고 견뎌라...
이런 이야기들은 논쟁이 아니라 당사자의 목소리들을 더 전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느낍니다.
왈가왈부를 하는 게 아니라 정작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나 있는지요.
이렇게 보면 인터넷도 하나의 계급적인 공간입니다. 어떤 목소리는 아예 올라오지도 않으니까요.
누가 보니 그렇다더라, 개네들 나쁘다더라, 내가 당해봤는데 악질이더라 하는 글들은 죄다 당사자가 항변할 기회조차 주어져있지 않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5755
박씨는 “하지만 배달 대행일을 하면서 2억이 넘는 빚을 1년 만에 청산했다. 일주일에 휴무가 하루인데 당시 휴무도 없이 1년간 일했고 하루 3~4시간 자며 생활했다”며 “지금은 전셋집도 구했다”고 밝혔다.
이런 기사만 보면서 누군가의 "꿀빠는 인생"을 생각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노력/공정 판타지에 스스로 속고있는 게 아닐까요.
개인사업자의 함정은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늘 초월적인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만 보면 잘먹고 잘 살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일 겁니다.
맨 위보다는 맨 아래를, 그리고 그 중간을 더 열심히 들여다봐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http://topclass.chosun.com/daily/view.asp?idx=1538&Newsnumb=2022021538
이 와중에 라이더의 연봉이 1억이 넘는다는 이야기, 2년 동안 라이더로 일해 2억의 빚을 갚았다는 사연이 <다수의 수다>에 방영되면서 ‘귀족 라이더’ 논란이 있었다. 라이더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는 상위 0.1%의 이야기고, 대부분의 라이더는 일용직도 아닌, 분용직, 초용직으로 근무중이라는 것. 더구나 월에 몇 백을 벌려면, 밥도 안먹고 하루 15시간을 한달, 365일 내내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또 라이더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크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20·30대의 경우 오토바이 보험료가 1년에 700만원, 많게는 1000만원까지도 나오고, 거기에 기름값, 유지비, 밥값까지 포함하면 남는 게 없다"면서 "일을 많이 하다보면 오토바이 2~3년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노총 배민라이더스지회 측은 "자영업자에게 5000원의 배달료을 받고 거리가 3㎞가 넘어가면 8000원을 받는데, 저희의 기본배달료는 3000원이다. 그러면 2000원 혹은 5000원이 남는다는 이야기인데, 이 남는 금액으로 사측에선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우리의 주장은 배달료를 올리자는 게 아니다. 배달료인 5000원, 8000원 금액 내에서 프로모션 대신 기본배달료의 비율을 올리자. 결국 자영업자 소비자들은 현행과 똑같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인상 부담이 전가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토바이, 기름값, 보험비, 사고처리.. 모두 라이더의 몫
배달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배달라이더들의 월평균 보수는 300만원 후반~4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배달대행업체의 경우 휴일, 최저임금, 퇴직금, 해고 비용 등 노동자 권리를 비롯해 오토바이 구매비와 기름값, 수리·관리비, 보험료도 안 들고 사고가 났을 때 책임도 없다. 다 라이더의 몫이다. 더구나 필요할 때만 쓰기 때문에 기회비용도 없다. 지역 배달대행업체는 바로고 960개, 생각대로 885개, 부릉 500여개로 전국에 2300여곳이 넘는다. 배달의민족은 ‘배민라이더스’, 요기요는 ‘요기요익스프레스’, 쿠팡이츠는 ‘쿠리어’라는 이름으로 일부 배달기사를 직접 모집·운용하기도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45755
https://radio.ytn.co.kr/program/?f=2&id=78795&s_mcd=0211&s_hcd=09
◇ 김양원> 사실 그것 자체가 큰 문제긴 한데 일단 저희가 하나씩 좀 짚어보죠. 배달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배달 콜을 받으면 15분 만에 그 음식점에 도착을 해야 되고 다시 15분 안에 고객에게 음식을 배달해야 한다" ... 한마디로 속도 경쟁에 떠밀리고 있다는 말인데요. 자연스럽게 속도 경쟁에 떠밀리다 보니 안전은 뒷전이 된다는 지적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 이병훈> 맞습니다. 사실 우리가 플랫폼 배달 라이더들 같은 경우에는 신분상으로는 개인 사업자예요. 그렇기 때문에 고용된 위치에서 일을 지시받고 그 통제에 따라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하고 자기가 등록돼 있는 플랫폼으로부터 작업 지시된 내용을 잘 수행해야 그 다음 일감을 계속 이어받을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개인 사업자이긴 하지만 일에 크게 메어서 그 속도 경쟁에 사실 나서게 될 수밖에 없는 거고요. 하나 더 말씀을 드린다면 배달 플랫폼이 크게 늘어나고 또 플랫폼에 또 소속이 돼서 대리점으로 이런 라이더들을 운영하는 그런 업체들도 많이 늘어나다 보니까 그 업체 간 플랫폼 간의 경쟁이 지나치게 좀 과도한 경쟁으로 흘러가면서 그 플랫폼 내지는 대리점에 소속되어 있는 라이더들한테 아주 분초를 다투듯이 배달을 요구하고 그 다음 일을 갈 수 있도록 그렇게 통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라이더들이 자기 어떻게 보면 생명 안전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인 겁니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2090359
배달을 서두르는 이유는 다음 주문 수행이 65%(3648명)로 가장 많았지만, 배달 재촉도 28%(1573명)로 적지 않았다.
특히 배달 재촉을 경험한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약 50%인 반면에 배달 재촉을 경험하지 않았던 경우 배달 중 사고를 경험한 비율이 약 23%로 전자와 비해 절반 이상 낮았다.
배달 라이더 응답자 중 경력 1년 미만이 2238명으로 전체 40%를 차지했고, 배달이 전업인 경우는 68%(3843명), 부업인 경우는 32%(1783명)였다. 월평균 수입은 전업 287만 원, 부업 137만 원으로 조사됐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11126/110465455/1
이에 따라 라이더들의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중 사고로 산재를 당한 배달 라이더는 2016년 396명에서 지난해 2255명으로 5.7배로 늘었다. 올해 6월까지도 벌써 1733명의 라이더들이 산재를 당했다. 배달 라이더 산재 사망자 수도 2017년 2명에서 지난해 17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서울시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 62명 중 37명(59.7%)은 배달업 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륜차 사고를 당한 운전자들은 치명적인 상해를 입는다. 8월 서울 방배동 사거리에서는 주행 중이던 배달 라이더가 23t 화물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의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배달 라이더 사고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2012007371698792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등 주요 플랫폼기업과 정부가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한 일터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최근 5년간 배달기사(라이더)가 속한 퀵서비스 업종 산재사망사고자가 3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오후 3시 우형 등 12개 음식 배달폼 기업,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과 '배달 플랫폼 종사자의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ttps://www.insight.co.kr/news/381357
서울 금천구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20대 대학생의 사망 기사 (복사가 안되는 관계로...)
2022.02.24 09:50
2022.02.24 10:16
제가 지금 소름이 돋는게, 이 듀게에서만 해도 지인 라이더들의 사례를 이야기할 때 그 사례 주인공들이 모두 죽었다는 걸로 끝난다는 점입니다. 라이더가 정말 위험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직업이라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2022.02.24 09:57
2022.02.24 10:19
그러게요. 예전에 도미노 피자 무조건 30분안 배달 그 정책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사고 많이 나서 그 정책이 폐지되었다고 들었는데 이제 그 정책을 모든 배달주문에 적용한 느낌이에요.
죽기 싫은데 누가 그렇게 빨리 움직이겠냐는 기본 명제만 좀 생각해본다면 소위 "딸배" 이야기가 많이 수그러들텐데...
한편으로는 이거야말로 20대 남성들이 정말 많이 신경쓰고 정치적으로 요구할 게 많은 사안일텐데도 이 이슈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게 좀 그렇네요...
2022.02.24 10:07
귀찮으면 그냥 굶는게 여러모로 좋은데 말이죠.. (쓰레기 안나오고 살빠지고 라이더들 교통사고 덜나고 배민 돈못벌고 설겆이거리도 없고 식량굳고)
2022.02.24 10:19
아니...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ㅋ
2022.02.24 10:10
플랫폼과 일반대행이 어떻게 엮기고 지역마다 비중이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모든 사태에 대한책임과 해결을 플랫폼에 지우는 게 제일 합리적이지 싶습니다.
저 트윗의 해결책도 결국 가게들로부터 수수료를 더 받아서 인력을 충분하게 충원하니 개개인들이 좀 더 여유있어 져서 안전한 쪽으로 바뀌었다는 것인데..
가게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겠죠. 개중에는 가게가 부담하는 곳도 있겠고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곳도 있겠고...
안전한 배달에 대해 플랫폼이나 업체가 노력을 해야 하느냐 가게/소비자 등의 해당 서비스 사용자도 (수수료 인상으로) 기여해야 하는가는.. 처한 입장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대행업체의 사정을 잘 모르니 그쪽은 뭐라 못하겠어도 적어도 이 시국에 엄청난 수익을 누린 플랫폼들은 그만큼 책임을 지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콜 상한선을 두든지.. 사고에 대한 책임에 대해 플랫폼에게도 책임을 지워서 안전 교육이나 애초에 기사들이 말도 안되는 양의 콜로 고생할 환경을 자체적으로 개선하게 한다든지요..
2022.02.24 10:21
저도 동일한 생각입니다. 애초에 라이더들을 직고용하는 게 아니라 프리랜서로 해서 일을 시킨다는 게 책임을 개개인에게 전가한다는 건데, 이익은 이익대로 챙겨먹고 노동자들의 처우에는 아예 나몰라라 하겠다는 게 뻔한 구도라서 좀 화가 나네요.
자본주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그 자본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운영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게 해야 이런 일들이 덜 생기겠죠.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1437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0457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0717 |
119058 | [영화&드라마바낭] 대체로 실패해 보다 만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 봅니다 [12] | 로이배티 | 2022.03.05 | 640 |
119057 | 솔직함에 대해 [7] | catgotmy | 2022.03.05 | 479 |
119056 | 고민상담.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날까요? [10] | 가봄 | 2022.03.05 | 967 |
119055 | 이렇게 된 이상 달성군으로 간다! [15] | MELM | 2022.03.04 | 1000 |
119054 | 식후 잠자는 타이밍 [6] | catgotmy | 2022.03.04 | 663 |
119053 | 안철수는 참 신기한 사람인 것 같아요 [10] | 으랏차 | 2022.03.04 | 1441 |
119052 | 모든게 상대적인데 상대를 안할수도 없고 [6] | 가끔영화 | 2022.03.04 | 493 |
119051 | 대통령선거 마지막 발표된 여론조사 [7] | 왜냐하면 | 2022.03.04 | 1143 |
119050 | [최재천의 아마존] 미래 세대를 위해 대통령 후보에게 묻다 - 강추합니다 [1] | soboo | 2022.03.04 | 488 |
119049 | 경북 울진 산불 심각하네요 [2] | soboo | 2022.03.04 | 454 |
119048 | 사전투표 하고 왔습니다. [4] | 적당히살자 | 2022.03.04 | 603 |
119047 | 넷플릭스]소년심판 - 스포는 없다고 봐야겠죠. [2] | 애니하우 | 2022.03.04 | 583 |
119046 | 삼성전자 스마트폰 GOS 논란.. [7] | 으랏차 | 2022.03.04 | 798 |
119045 | 더 배트맨을 보고.. [2] | 라인하르트012 | 2022.03.04 | 676 |
119044 | 돈에 대해 [2] | catgotmy | 2022.03.04 | 352 |
119043 | 오랜만에. [1] | fuss | 2022.03.04 | 364 |
119042 | 류호정의 정의당 발언 [17] | 분홍돼지 | 2022.03.03 | 1550 |
119041 | [바낭] 학교 방역 근황 [15] | 로이배티 | 2022.03.03 | 692 |
119040 | 나는 죠밥이다 [1] | 사팍 | 2022.03.03 | 305 |
119039 | 윤서결입니까 윤성녈입니까? 발음요 [16] | 채찬 | 2022.03.03 | 754 |
예전에 같이 동호회 활동하시던 형님이 회사 그만두고 퀵 하시면서 하시던 말씀이랑 크게 다를바가 없네요.
10여년전에 장마철이나 겨울에는 월 5-600 정도 벌지만 그게 다 위험수당이 붙은거다. 사고나서 한달 입원하면 바로 공친다.
콜 뜨는거 잡으려고 경쟁하다 기사들끼리 싸움도 한다.
그래도 열심히 하셔서 장거리 퀵도 많이 하셨는데.. 5년전쯤에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블랙박스 확인해보니 꺾어야 하는 길에서 안꺾고 직진해서 사고나셨더군요.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들 난폭운전하고 시끄럽다고 욕하지만, 내가 받는 배달은 빨리 와야 하고, 배달료 비싸다고 욕하지만 내가 포장하러 나가기에는 귀찮은게 사람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