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

2022.01.30 21:18

Kaffesaurus 조회 수:625

선생님, 
선생님을 만났어요. 저녁에 선생님을 만났어요. 겨울이었나봐요. 스웨덴이었나봐요. 밖은 어둡고 실내에는 스웨덴 오두막에 흔한 실내벽난로도 켜있었고, 사방이 오랜지색 빛으로 물들어 있었어요. 우린 뭔가 맛있게 먹었어요. 너무 오래간만인데 마치 그 때, 시장에서 귤 천원어치 사서 (선생님)집에 돌아와 먹은 날 처럼 느껴졌어요. (그때 선생님이  귤하나 더 달라고 했던 저에게, 시장에서 추운데 장사 하시는 할머니들한테 더 달라고 하지 말라고 가르치셨던거 기억하세요?) 선생님 옆에서 선생님이 옆에 있다는 거 느끼면서 그렇게.   

그때가 너무 꿈같다고 생각하며 선생님께 편지쓰는 데, 갑자기 어떻게 선생님을 만났지? 란 생각이 드는 거에요. 질문이 금이 되기 시작합니다. 꿈이었고 그것만 꿈이 아니고 그 생각을 하는 그 순간도 꿈이더군요. 그래도 아직 그 곳에는 꿈의 온기속에 있을 수 있어서 더 머물려 했어요. 어제 내린 폭풍 경고 대로 아파트 창문들 흔들리는 소리에 깨었습니다. 

보통 때 보다 어두운 아침, 울로프는 커피를 가지고 왔습니다. 그가 질문을 하고 아직 그곳에 머무르는 목소리로 해준 꿈이야기를 듣더니, 아직 눈을 안뜨는 저에게, 내 옆에서 깨는 여기도 좋아, 라고 하더군요. 웃으며 깨었지요. 

선생님, 건강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69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76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019
118674 습관처럼 날서지는 듀게 댓글, 홍석천의 故 김인혁 애도 [8] Tomof 2022.02.06 1170
118673 고양이 밥통을 걷어차는 남자 [12] Lunagazer 2022.02.06 871
118672 선별진료소 방문 [3] 메피스토 2022.02.06 399
118671 <축구>참 힘빠지네요 daviddain 2022.02.06 398
118670 한국사회에서의 페미니즘 [8] 적당히살자 2022.02.06 880
118669 서울 산책 잡담...... [2] 안유미 2022.02.06 425
118668 어제 간만에 서점 가보니 [11] 어디로갈까 2022.02.06 684
118667 일회용 사랑 한국, 마스크 살균 재사용 위험? 주방 노동자에 입스크를 허용하라 [21] Tomof 2022.02.06 693
118666 비트코인, 페미니즘, 사회주의 [15] catgotmy 2022.02.06 678
118665 텀블러를 샀습니다. [11] 적당히살자 2022.02.06 505
118664 외국어 학습에 대해 [4] catgotmy 2022.02.06 339
118663 괴롭힘(사이버 불링)에 대하여 [5] 예상수 2022.02.06 425
118662 올림픽 이야기 몇개 [1] 사팍 2022.02.06 246
118661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 관련 [7] soboo 2022.02.06 862
118660 뒤늦게 진격의 거인을 봤습니다. [6] woxn3 2022.02.06 434
118659 여기 듀나게시판하고 딴지일보 비교 [2] 채찬 2022.02.06 896
118658 <지금 우리 학교는> 7,8,9화, K-대학만능주의, 블루투스 스피커가 없다고..? 약 스포 [4] Tomof 2022.02.06 351
118657 [웨이브바낭] '더 와이어' 시즌 2를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2.02.05 577
118656 듀란듀란 노래에서 한국말. Rock & Roll Hall of fame 후보소식 [4] dora 2022.02.05 416
118655 Coherence 평행이론: 도플갱어살인 [7] dora 2022.02.05 27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