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자주 같이 먹고 가까운 곳에 바람쐬러 가기도 하는 뭐 그런 편이었죠


주로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제가 지방에서 광고사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저 친구도 사진 찍는 게 취미입니다.


렌즈 이것저것 사고 팔며 지인들 사진 찍어주는 걸 좋아하고 자주 부탁도 받고 제발로 찾아가서 찍어주기도 하고..


직업상 인맥을 쌓기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맛집 사진 찍는 거 좋아하고요.




한 번 씩 무책임한? 배려없는 듯한 행동을 할 때가 있긴 했는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냥 넘길만하거나 정색하긴 애매한 상황이 많았어서 그냥그냥 지내고 있었는데요. 


최근에 그 친구한테서 지인이 차리는 가게의 음식메뉴를 좀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그 언질을 받고 얼마 후에 카톡으로 해당 음식 찍은 사진 몇 장을 저에게 보내줬어요.


핸드폰의 사진이미지를 물끄러미 보고 있는 중에 메세지가 떠서 봤더니...


"형, 이것보다 잘 찍을 수 있겠죠?"



토씨 하나 다르지 않고 정확히 저런 단어의 조합으로 얘기했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잘못 봤나 싶어서 한 몇 분간 화면에 떠 있는 짧은 문장의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서 읽어봤네요.


한 눈에 보기에도 조악해보이는 사진이었는데 참 뭐라 말하기도 그렇고.. 하긴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한테 시원하게 욕 한바가지를 들을 수 있을까 꽤 고심해야 저런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내가 만만해서 그런가..  그냥 쟤가 원래 저렇게 무책임하게 아무 말이나 뱉어내는 ㅅㄲ인가..  



그래서 저 정도 퀄리티로 찍기 원하면 직접 찍던가 다른 사람 쓰던가 하랬어요. 


그러니까 하는 말이 제가 일에서 빠지는 걸로 알면 되냐, 이렇게 되묻더라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저런 식으로 질문하는 이유가 뭔지 묻자 본인은 그냥 잘 찍고 싶은 의도에서 물어본 거라는..


그 이후로 정내미가 뚝 떨어지고 쳐다보면 토가 나올 것 같아서 전화 한 두통, 얼굴 한 번 본 이후로는 보질 않고 있네요.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사과 한마디 없고 해서 그냥 정리의 수순을 밟고 있고 주변의 몇 몇에게도 제 이런 심정을 얘기했습니다.




무책임하고 되는데로 얘기해서 자기 입장만 전하고 다른 사람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 정말 싫습니다.


점점 무뎌져서인지 사람에게 실망하는 일도 극히 드문 편인데 갑자기 훅하고 들어올 때가 있군요.


12월 초입의 추운 날씨,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다시 사람으로 씻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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