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공연 후기.

- 공연에서 묶어 부른 순서대로 리스트를 적어 놓았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Track 6 
Track 5 
Track 4

겨울이별
Sharry
Stuck In The Middle With You  (Stealers Wheel) 
Alone Again (Gilbert O'Sullivan) 

처음 느낌 그대로 
내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이제그만 

Track 3 
첫사랑 
Track 8
Track 9

바람이분다 

Amen 
난 행복해


- 1월달에 예매해둔 이소라 공연, 네번째 봄을 다녀왔습니다.
- 30일이 첫공연이었고 제가 간 31일 공연은 이틀째였습니다.
- 공연장인 역삼역 LG아트센터에 처음 갔는데, 가장 멀리 떨어진 3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오페라 공연장에 온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테리어가 클래식한 느낌을 주면서도 음이 잘 울리고 전달이 잘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개인적으로 온몸을 휘감는 전율을 느낀 곡은 'Track4', 'Track9', 'Amen', '바람이 분다' 네 곡이었습니다.
- 이소라의 목소리는 연주팀에 녹아든 하나의 악기였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곡 전체를 구성하는 정말 훌륭한 악기였습니다. 
   연주팀이 참 프로페셔널한 분들이라 안심이 되고 편안한 느낌으로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는 멘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바람이 분다', '이제 그만' 등의 작곡자인 이승환이 키보드 세션으로 참가했습니다. 
- 일렉, 베이스, 드럼, 통기타, 첼로, 키보드로 전체 악기의 구성이 이루어졌습니다.
- 전체적으로 조명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색의 전환이 각각의 곡에 맞게 적절하게 이루어져 미묘한 효과를 주었습니다. 
   마지막 곡인 바람이 분다에서 조명의 반전효과가 돋보였습니다.

- 2~4곡씩 묶여져 노래를 부르고 멘트를 하는 구성으로 진행되었지만 중간에 곡에 몰입된 감정을 깨트리고 싶지 않다며 멘트를 한번 건너 뛰었습니다. 
  그게 아마 정확하지는 않지만 드럼간주 편곡이 돋보였던 'Track4'가 끝난 직후였을겁니다.
- 'Track4'를 부를때 '괜찮아 이제'를 반복하는 후렴구에서 의자에 앉아 몸을 비틀며 감정을 표현할때, 
   마지막 곡인 '바람이 분다'를 부를때 모든 기운을 다해 전력으로 부르는 것을 느낄때 전율했습니다.
- 'Track9'가 끝난 후 멘트에서 종종 노래 부를때 무슨 생각하냐, 옛 추억을 떠올리냐 등의 질문을 받는데 
   그런 감상에 젖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잘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임한다고 합니다.
   '독하게 부족하게'라는 'Track9'의 가사처럼 자신의 일에 있어서 만큼은 늘 채찍질하며 더욱 나아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 나가수에 관련된 멘트가 많았는데 매끄럽게 이소라의 프로포즈 시절을 보는듯 잘 처신했습니다. 
  나가수를 통해서 잘하는 사람이 경쟁을 하면 더 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합니다. 나이 40 넘어 그걸 깨달았다고 하자 객석은 웃음. 
  그동안 자신은 앨범작업이나 공연을 하면 '순수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냐면 다른 사람과의 비교나 경쟁을 아예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 같은 가수는 자신 뿐이라는 생각으로 작업해왔다고 하네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려 노력했다는 뉘앙스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사람도 안만나고 집에 틀어박혀 노래만 했다고. (정확히는 노래와 게임 WOW겠지라고 속으로 생각. 역시나 WOW에 대한 멘트도 나왔고 관객들을 크게 웃겨주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제 세상 밖으로 조금씩 외연을 넓힐 모양입니다. 이번 나가수를 통해서 느낀 바가 많은 것 같더군요.

- 자신의 창법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정확한 자신의 표현으로 예전에는 "진하고 야하게" 불렀는데 점점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얇게 바꿨다고 합니다. 의식적으로 변모했다는 것인데 힘을 빼고 담백하게 부르려 노력한다는 의미 같았습니다. 
  1,2집과 상대적으로 5,6,7집의 분위기를 비교해 보면 확실히 그렇습니다. 관조하는 느낌이 강하고 관조하는 그 틀안에서 감정을 몰입해 부르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소라 본인은 낯선사람들 시절을 얘기하더군요. 그때는 그렇게 쎄게 부르는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었다고. 

- 다음 앨범은 언제 나오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1집~7집까지 20곡 정도를 추려서 다시 편곡해 베스트 앨범을 내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베스트 앨범이 조금 많이 일찍 나왔지요. 3집 낸 다음해인 99년에 나왔었으니까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1집 곡은 '처음 느낌 그대로', '난 행복해' 두 곡을 불렀습니다.
- 2집 곡은 한곡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청혼'과 '기억해줘'도 부르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 3집 곡은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한 곡을 불렀습니다. 개인적으로 3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Bluesky' 포함 이후 트랙들이 불려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왜 부르지 않은지는 알 것 같았습니다. 음색과 스타일에 관한 멘트를 듣고.
- 4집 곡은 'Amen' 한 곡 불렀습니다. '제발'을 부르지 않은 것이 의외였습니다.
- 5집 곡은 'Sharry',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첫사랑'. '겨울, 이별'을 불렀습니다. '안녕'도 들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 6집 곡은 '봄','바람이 분다', '이제 그만' 을 불렀습니다. 'Tears'를 부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 7집 곡은 Track 3,4,5,6,8,9를 불렀습니다. 'Track 3'는 이규호, 정순용, 강현민, 김민규, 이한철, 정지찬, 임오빠 대신에....연주팀과 함께 불렀습니다. 좋았습니다.
- 이번 리메이크 앨범 곡은 타이틀인 'Alone Again'과 'stuck in the middle with you'를 불렀습니다.
- 앨범 별로 묶어서 부른게 아니라 섞어서 불렀습니다. 단, Track 6,5,4는 같이 묶어서 6,5,4 순으로 불렀습니다.
- 앵콜곡은 'Amen', '난 행복해'였습니다.

- 이소라의 프로(pro) 포즈(pose)를 봤습니다. 그녀는 축복받은 재능이자 자기 분야에서 정성을 다하는 장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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