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4 21:02
갑자기 생각난건데 어린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 완전 개념있게 행동하는 경우 드물잖아요.
상황을 잘 종합하지도 못할 뿐더러 경험이 적어 적절한 대응 방법을 생각해내기도 쉽지 않죠.. 물론 소수의 똑똑한 어린이들은 다르겠지만..
특히나 변명이랄지 그런데 취약하죠.. 거짓말도 어설프게 하고.. 정말 어설픈 존재죠.. 어설퍼서 귀여운 것 같아요 어린이란..
예를 들어 제가 좀 늦게까지 똥 싸고 오줌 싸고 이런 일들이 잘 조절이 안되서 좀 늦게까지 문제를 일으켰거든요..
초딩때 교실에서 오줌 싸고 집에 들어간 날 엄마가 왜 젖었냐고 물어봤을 때 물구덩이에 넘어졌다고 한 적이 있어요.
물론 물구덩이에 넘어진다고 그 부분만 젖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잖아요. 게다가 엄마가 학교에 자모회 가면 제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 아실거구요.
그래도 그게 먹힐거라 생각했었죠. 물론 부모님께서는 제가 완전 성인이 되고 나이가 더 먹은 지금까지 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으세요.
물론 이제 그런 이야기 의미가 없어서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농담삼아 하실만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말이죠.. ㅋㅋ
나름 저의 수치심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실까 생각해 봤는데, 제가 거기에 대해 수치심 가질만한 나이도 이제 아닌데 말이에요..
이 이야기 언제 한번 우리 집안에서 공론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론화되기엔 너무 늦었을수도..;;)
아 또 제가 한 철없는 행위라면 어버이날 편지에 꼭
"저 앞으로 잘 키워주세요. 그러실거죠?" 이런 내용의 멘트를 꼭 했었다는 거.. 이건 철없는 게 아니라 좀 애가 까진 건가요?ㅋㅋ
그리고 이런 일도 생각나네요.
나름 예쁜 유리병에 종이학을 잔뜩 접어서 넣었는데 '미의 완성'을 위해
엄마의 비싼 향수를 종이학에 잔뜩 뿌렸었어요. 그 향기가 장미향인가 뭐 하여튼 꽃향기였는데 엄마는
"디스오더, 다음부터는 종이학에 조금씩만 뿌리자?" 이러셨죠.. ㅋㅋ
갑자기 부모님의 사랑에 가슴이 뭉클합니다. 철없는 아이와 속 깊은 부모님은 정말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인 것 같아요..
2010.09.14 21:03
2010.09.14 21:07
2010.09.14 21:12
2010.09.14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