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김동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도 확실치 않네요

제목도 김서방인지 박서방인지...어딘가에 책이 있으니 찾아보면 되겠습니다만

---------------------------------------------------

박서방은 부잣집 머슴이었는데 자식은 없이 여종이었던 마누라는 죽었습니다.

박서방도 늙고 시대가 변하면서 주인집도 쇠락해가죠.

이런 저런 일이 있으면서 집 안에서 박서방은 점점 더 천덕꾸러기가 되어갑니다.

내쫓을 수도 없고 데리고 있으려니 부담이 되고.....

박서방은 뭐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건지 자기 머리로는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박서방은 아마 마누라와 같이 살던 방에서 따로 밥도 해먹고 그랬던 모양인데

점점 주어지는 양식도 장작도 조금씩 줄어갑니다.

분위기를 눈치는 챘지만 뭐 할 수 있는게 없죠.

누가 지나가는 빈 말로 춥지는 않은가? 라고 물으니 "늙으니까 추운것도 잘 모르겠어요" 합니다

그러다 까막 고양이 한마리가 들어오죠. 박서방의 유일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어느 겨울 박서방은 방에서 고양이를 끌어안고 얼어서/굶어서 죽습니다.

고양이도 죽었고요

-----------------------------------------------

애매한 노인들이 있습니다. 재산이 애매해서 정부 지원금 같은 걸 못받습니다.

나이가 애매해서 노인 일자리도 얻을 수 없습니다.

수입이 애매합니다. 물가는 계속 오르죠. 

건강도 애매합니다. 병원을 갈 만큼 큰 증상은 아닌데 그냥 있으려니 몸이 조금씩 아픕니다.

자식이 있지만 자식이 사는 것도 애매해서 도움을 받을 수도, 도움을 줄 수도 없습니다.

노인네들도 나가서 아메리카노 한잔은 마셔야 하는 세상이지만 

집에서 밥은 끓여먹어도 나가서 누구를 만나도 커피 한잔 먹기가 애매한 주머니 사정.

날씨가 춥지만 난방 보일러를 틀기도, 안 틀기도 애매합니다.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고 추우면 불을 때던, 간단 명료하게 살던 때가 언제인가 까마득합니다.

생활을 확 바꾼다던가 길은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배운 것도 애매하고 알고 있는 지식도 애매하고

용기도 애매하고 그냥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생각하다 하루가 가는 거죠. 

하루는 길고 갈곳도 애매해서 놀이터에 나가 있기도 하고....

----------------

머리가 아파서 잠시 나가봤는데 새벽 1시라 그런지 과연 춥네요.

날은 춥고 오늘 동네에 구급차가 왔다가기도 해서 한 번 써봤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늘 밝고 좋은 것만 생각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40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6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143
118775 결혼에서 종교의 문제 어떻게 생각하세요? [38] Apfel 2010.08.20 4706
118774 오늘 제일 인상적이었던(무서웠던) 트윗 [10] 빠삐용 2013.02.27 4706
118773 남자치고 골반이 좀 큰 편인데... [1] 블라디 2015.08.22 4705
118772 [19금] 오직 신만이 용서한다 [8] 자본주의의돼지 2013.04.04 4705
118771 커피 프랜차이즈별 먹고 마실만한 것들 정리. [12] 미선나무 2012.07.09 4705
118770 별로 맛이 없으나 비싸기 때문에 인기있는 음식재료 [42] 자두맛사탕 2011.09.19 4705
118769 하정우, 공효진 <러브픽션> 포스터 [14] fan 2012.01.04 4705
118768 동성친구와의 문화생활.... [28] 새터스웨이트 2012.04.24 4705
118767 임재범씨 때문에 나가수에 관심이 가는데 들리는 안타까운 소식.. [5] 타보 2011.05.16 4705
118766 제가 신고를 했는데요... [21] 깨끗한 얼음 2010.08.26 4705
118765 어머니가 티파니를 몰라 보심-.- [10] 사과식초 2010.07.03 4705
118764 SBS 긴급속보로 연평도 주민을 전화 연결했는데 [15] poem II 2014.04.29 4704
118763 이건 어떻게 보면 일본식인데 전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24] poem II 2013.11.12 4704
118762 약속에 습관적으로 늦는 사람과 만나기 직전인데요 [23] 비네트 2012.06.01 4704
118761 몰입도 매우 높은 영화, 뭐가 있을까요? [22] daught 2015.07.31 4704
118760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일어난 어이없는 총기사고 [22] 팔락펄럭 2013.08.13 4704
118759 요새 남자 티셔츠 굉장히 타이트하네요.. [6] S.S.S. 2010.06.24 4704
118758 식당에서 손님을 거부할 수 있나? [6] 겨자 2017.08.26 4703
118757 키 크고 다리 안가늘고 절벽인 여자 [17] 자두맛사탕 2012.04.19 4703
118756 북한에서 잠시 후 12시에 중대 발표 한다는데 (김정은 "원수" 칭호) [31] espiritu 2012.07.18 470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