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2024.04.20 14:50

돌도끼 조회 수:448

-[킹콩]은 1933년 봄에 개봉되었습니다.

영화의 시각효과가 너무 두드러져서 자주 간과되는 면이 있지만 [킹콩]은 헐리우드 영화음악의 시조이기도 합니다. 유성영화가 생긴지도 얼마 안되었던 시절이라 당시까지만 해도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에 대해 사람들이 별 생각이 없어서 음악이 아예 혹은 거의 안나오는 일이 많았는데 [킹콩]은 헐리우드에서 영화음악의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33년 연말에는 속편 [콩의 아들]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세계적 히트작의 속편은 더 많은 돈을 들여 판을 더 크게 벌이는게 상식이지만 예전에는 그냥 히트한 전작의 후광이나 업어보자고 저렴한 제작비에 잽싸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콩의 아들]도 그런 영화라 당시 나름 성공하긴 했지만 워낙에 어마어마한 전작의 명성에 가려져서 이 영화가 존재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섬에 혼자 살아남은 어린 개체이자 인간에게 호의적이라는 설정, 해골섬의 운명등은 나아중에 몬스터버스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딱 [킹콩]이 개봉되었을 즈음에 스코틀랜드에서 네시를 봤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네스호의 괴물이라는 존재 자체는 중세부터 목격기록이 존재하지만 현대의 목격담은 [킹콩] 이후이고, 그 모습도 이전까지는 중구난방이다가 목이 긴 공룡 형태로 고정된 것도 [킹콩] 이후라고 합니다. 그래서 [킹콩]이 네스호 괴물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의견도...


-[킹콩]은 1933년 9월에 일본에 개봉되었는데, 정식 공개전에 이미 소문이 나서 무단제작된 패러디(?) 영화가 먼저 개봉되기도 했고, 이후 RKO한테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은 일본판 킹콩 영화도 나왔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2차대전때 미군 폭격으로 싹다 불타버려서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고...


-[킹콩]을 보고 놀란 일본사람들 중에 타나카 히데유키나 츠부라야 에이지 등이 있었고. 이때 받은 충격의 영향으로 이사람들은 20년 후에 [고지라]를 만듭니다.


-33년 당시에는 일본의 일부였던 한국에서도 10월에 '킹그콩그'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는데, 개봉했던 극장의 문제로 오래 상영은 못했다고 합니다.


-건국이후에는 1957년 처음으로 정식수입되어 '킹콩그'라는 제목으로 개봉해 히트하고 그후 몇년간 재상영 재개봉했다고 합니다.

미군정이 시작된 후 우리나라에도 영어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킹'이라는 영어단어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해져 바꾸게 되었지만 그래도 기존에 알려진 제목과의 호환성을 생각해 '콩그'는 그대로 뒀나보죠...


-어렸을 때 [킹콩]을 보고 영화의 특수효과에 놀란 레이 해리하우젠은 스톱모션이란 걸 알게되고 자작 킹콩 인형을 만들어 직접 스톱모션 제작을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어찌어찌 킹콩의 제작자인 윌리스 오브라이언과 만나게 된(오브라이언의 친척이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던가...) 해리하우젠 소년은 여러가지 조언을 듣게 되고, 훗날 미니 킹콩 영화인 [유인원 조영]에서는 같이 일하게 되어 사람들에게 오브라이언의 후계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1960년대에 해머에서 100번째 영화를 기념해 [킹콩]을 리메이크하기로 합니다. 스톱모션 제작을 위해 해리하우젠까지 섭외했습니다. 하지만 킹콩 저작권이 더럽게 꼬여있었기 때문에 결국 포기했지만, 이왕 해리하우젠까지 모셔다왔겠다, [킹콩] 대신에 [공룡백만년]을 리메이크합니다.


-70년대에 디노 데 라우렌티스가 제작한 리메이크 [킹콩]은 한국에서 영화 수입제도가 영진공 중심으로 개편된 후 1호로 수입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영화내용상 불가 때릴 건덕지가 전혀 없는데 빠꾸를 맞은데 대한 불만의 소리가 빗발치자 관계자는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영화라 일단 불가때렸다'는 희대의 개드립을 날렸는데, 제생각에는 아마도 와이로를 못받아서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2심을 통과해서 77년에 개봉했고 히트했습니다. 이때의 제목은 당연히 '킹콩'입니다.

이때쯤 되면 이미 오리지날 [킹콩]은 거의 잊혀질 때어서, 그 후로 약 30년간은 이 리메이크판이 국내에서는 사실상의 유일한 킹콩영화 행세를 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48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48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767
126179 "촌스러움을 모독하면 안됩니다" [1] soboo 2010.06.11 3363
126178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죠? [5] 빛나는 2010.06.11 2907
126177 홍자매 작품 주절 주절 5탄 미남이시네요 감동 2010.06.11 3718
126176 곳곳에 있는 파리바게뜨 때문에 [26] 자두맛사탕 2010.06.11 6725
126175 택시 색깔 [11] 01410 2010.06.11 4306
126174 여기서 이미지 어떻게 올려요 [5] 감동 2010.06.11 2712
126173 [듀나인] 선블록 추천 바랍니다. [11] 서리* 2010.06.11 3799
126172 내일 2대2로 비길 듯(내용 없습니다) [13] 가끔영화 2010.06.11 2769
126171 오늘 있었던 일.. [4] Apfel 2010.06.11 2450
126170 4대강이 일자리 창출? [1] Apfel 2010.06.11 2714
126169 최고 발라드 가끔영화 2010.06.11 2994
126168 [기사] 김제동이 인터뷰한 홍명보 감독 [2] 빠삐용 2010.06.11 2868
126167 MB "한나라당 초선들, 정치 잘못 배웠다" [11] 가끔영화 2010.06.11 3739
126166 추억의 노래방 카세트 테이프. [3] 은밀한 생 2010.06.11 3222
126165 [사진] 소소한 여러가지 일상의 단상 ... [9] 서리* 2010.06.11 3298
126164 [기사] 美 남성시대의 종언… 직장인수·임금도 역전 ... 드디어? [6] 고인돌 2010.06.11 3044
126163 역사 교과서 한 달만에 만들라고. [9]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0.06.11 2824
126162 (바낭) 벨기에산 치즈로 초토화.. 치즈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12] hwih 2010.06.11 3733
126161 용산 아이파크몰 파스타 질문... [2] 가벼운계란 2010.06.11 3975
126160 박주미는 캐스팅 섭외가 잘 가나봐요 [7] 수수께끼 2010.06.11 45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