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좋아요

2012.05.23 20:53

오늘만 조회 수:4596

대학때부터 알고 지낸 후배가 취업 후 종종 연락을 하더라구요 .

그래서 대학모임이나 결혼식에서 그렇게 몇번 얼굴 봤죠.

 

후배나 저나 대학때 오래 연애한  사람과 헤어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오랜만에 만나서 별 공통사가 없었는데 다 지난 연애사,  긴 연애 끝 공허함을 공감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서 편해졌어요.

 

지금 현재 후배는 뜨겁게 장거리 연애중이구요.

저는 싱글을 즐겁게 보내는 중이구요.

 

여자친구도 있는 후배이고 한창 불 붙은 연애중이라 전혀 부담 없었고 그냥 오랜만에 연락해서 반가워서 이러나 보다 싶었죠.

 

근데 일찍 퇴근 하고서 회사 근처에 왔다고 해서 밥을 사주고 그렇게 얼굴 보고 얼마후에도 연락이 와서 간단히 밥 먹고 헤어졌죠. 

한 두번 그렇게 만날 때만 해도 그 후배 여자친구랑 나눠 쓰라고 선물 (회사에서 무료로 준거지만;;) 도 주고 웃고 떠들고 헤어지는데

 

누나 또 보러와도 괜찮죠? 이러는 겁니다.

 

그냥 동생 같아서 웃으면서 아니! 너무 자주 보면 질려! 1년에 딱 2번이 좋아 이러면서 난 내 애인을 만들어서 자주 봐야겠다 그랬죠.

 

 

그 후로도 아침 점심 저녁 계속 연락을 해요. 그리고 주중 2~3번은 회사 근처에서 기다려요. 그러길 지금 딱 두달째.

 

후배 회사가 서울도 아닌데 굳이 퇴근하고 오는 것도, 처음엔 회사 일로 나왔다는 핑계라도 있었는데 좀 부담스럽네요.

그리고 워낙 매너가 좋은 후배이긴 하지만 무슨 애인들이 할 법한 행동들을 하죠.

제가 치마를 입고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부담스러워서 너 먼저 올라가라 그랬더니 자기가 뒤에서 찰싹 붙어서 오겠다는거에요. 안전하게!

걱정말고 올라 가라는 배려였겠지만 전 별로였어요. 부담스러우니까요. 

 

가장 경약했던건 제가 벤치에 앉아 있는데 그 눈높이에 맞춘다고 제 옆에 앉지 않고 무릎 굽히고 앉아서 얼굴을 올려다보며 얘기 하는거에요.

갑자기 헉! 스러워서 이런건 애인이랑 해! 하면서 벌떡 일어나서 한대 찰싹 때리며 혼내고 돌아섰죠.

 

요즘은 제 일정으로 거절 중이고 이런저런 연락에도 답도 안하는데 그래도 꾸준히  누나 저 지금 칼퇴하고 누나 보러가요.

누나 **에서 누나 기다리다 집에가요. 목이 다 늘어나고 몸이 다 늘어났어요. 이렇게 장난반 진심반? 이런 문자를 하고

밤에도 전화가 가끔씩 몇통 오네요. ( 물론 전 밤에 오는 남자 전화는 안받는지라 통화 해본적은 없지만요.)

 

 

지금 연애하는 사람이랑도 굉장히 잘 지낸다는데 왜 이런거죠?

장거리 연애해도 주말마다 죽고 못살게 만나던데;;;

 

 

저 혼자 부담을 느끼는건지, 생각해보면 학번만 후배지 동갑인데

누나가 좋아요. 누나 같은 친누나가 있으면 좋겠어요. 누나에 대해 점점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누나한테는 그냥 마음이 쓰여요.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면서 심하게 제 걱정을 하고 안부를 자세히 물어주시는데,

이 후배가 남자만 셋, 삼형제라 누나라는 자리에 막연한 애정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구요

 

사실 저렇게 남자친구도 아니면서 스윗하게 나오니 저도 은근히 생각도 많고 복잡해요.

 

오늘도 교육 때문에 서울에 왔다는데 공교롭게 우리 회사 건물.  완벽한 조건이라며 만나자는데 바쁘기도 했고 뭐 연락을 안받았죠.

가볍게 만나던 후배가 어렵고 불편해졌네요.

 

이래서 남녀 사이엔 친구도 선후배도 없다는건지.

 

연애 감을 잃어서 제가 촌스러워진건지,

하루 내내 ** 층엔 누나가 근무중이겠네요. 유체이탈해서 사무실 구경가고 싶어요 이러니 뭐니 하며

교육하면서 심심한지 메시지를 많이 보냈어요.

 

그런건 애인한테 하라고!!

 

 

아... 연애 한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촌스러워졌나봐요.

별 고민을 다하고 앉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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