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미

2021.12.23 18:54

어디로갈까 조회 수:572

아부지와 바둑 두는 중인데, 한번도 저를 못 이기고 판판 지는 걸 속상해 하시느라 뜬금없이 이 단어의 의미를 질문하시는군요. '느미'
구글에다 '느미'를 넣으니, 뜨는 것들이 이런 설명입니다.
어느 미술관장의 회상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어느 미류나무의 새벽노래
어느 미혼모의 가슴아픈 이야기
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
어느 미술사가의 낭만적인 유럽문화 기행

이런 연상작용이 나오다니, 미술사의 감각이 이렇게 뒤늦은 것인가요. 하하
뭐 '느미'란 단어는 이상한 골짜기 같은 것이긴 합니다. 염재만의 원작소설을 다시 읽어보면 답이 나오겠죠. 
그나저나 김기영 감독의 <느미>를 좋은 화질로 다시 보고 싶군요. 이 영화의 스틸컷을 만나니 그런 욕구가 간절합니다.

다 알았다고 생각한 것이 무력화되며 경험이 물러졌다고 생각되거나 기억이 더 이상 경험이 아니게 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죠.
건방지게 의견을 피력해보자면 부모님 세대는 무엇보다 위상공간에 대한 수학공부가 부족했다고 봐요. 본유적 정신이 꽈배기 공간일지 모른다는 것, 사회적으로 관계적으로 더욱, 혹은 방향을 달리하여 뒤틀리게 되는 꽈배기 공간의 매력을 간과할 수밖에 없달까요.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프로이트는 '전화'를 통한 먼거리 극복의 불쾌함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귀로 들어오는 거리감의 삭제, 이보다 더 uncanny한 것이 있으랴, 라는 지적일 테죠.
아무튼  이십대 초반 장미희 최고의 연기였던 '느미'를 다시 볼 겁니다. 그 동안 못 느꼈던 바인데 미모가 대단하시네요. (제 안목이 변한 거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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