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09 17:14
‘멸공’하거나 말거나
지난 가을에 귀국하기 전에 한달정도 중국 내륙지역을 돌아다니다 왔습니다.
아무래도 귀국하게 되면 장거리 여행을 당분간 하기 어려울거 같아 여한없이 돌아다녀 보고 싶었어요.
대충 한달 남짓한 여정이었는데,
삼국지에도 등장하는 합비(合肥)를 거처 서안(西安) 을 통해 甘肃(간수) 지역에 들어가 말을 타고 놀면서 신선놀음하다
사천성(四川省) 청두(成都)를 들러 운남성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라는 루구후 ( 泸沽湖) 여인국(모계사회)까지 돌아다녔습니다.
전에도 간간히 중국에서 장기여행을 다녀보았는데 이번엔 기간도 한달 가까이 총 다섯번 비행기를 타고 여섯번 고속철도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중국 대륙을 느껴보는 여행을 해보았어요.
위 지역 중에서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간수’는 실크로드라고 하면 알만한 분들이 많을거 같군요.
티벳족에서부터 몽고족까지 여러 소수민족 씨족 마을이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인데 광활한 황무지와 해발 5000미터가 넘는 산맥이 웅장한 멋진 곳이었지만
거친 음식 때문에 다소 고생이 수반되는 곳입니다.
여행기는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사진만 조금 올려 봅니다.
여기 게시판 사진 올리는 것도 참 불편하고; 그래서 순서도 뒤죽박죽이니 양해 바랍니다;
간수성 장예시에 있는 마티촌이라는 곳입니다. 돈황 비슷하죠?
여행 좀 해봤다는 중국 친구들도 아직 잘 모르는 곳이더군요.
보이는 산맥은 치렌산맥입니다. 대략 해발 4000미터에서 촬영했는데 멀리 보이는 산들은 5000미터가 넘는 산
티벳족 자치구역이라 라마교 사원이 많아요.
여기는 무지개산이라고 불리는 곳
장예시는 전 지역이 지질박물관이라고 부릅니다. 여기는 평산호대협곡이라는 곳
갑툭튀; 시안에 들렀을때 산시성 박물관에서 본 진품 병마용, 매우 인상적인 개성있는 얼굴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다시 위에서 연결되는 고산 황무지, 아마 개마고원을 가면 이런 느낌일듯 싶더군요.
루구후는 중국내륙에서 해발고도가 매우 높은 곳에 있는 큰 호수입니다.
매우 다양한 소수민족이 모여 살고 있더군요.
한달을 다녔는데도 고작 중국중서부지역을 조금 맛보는 정도에 그친 느낌입니다.
이번에 갈지 말지 끝까지 고민이 많았던 티벳과 신장지역은 결국 내키지 않아 가지 않았어요.
중국의 내부 식민지 지역을 여행한다는 것이 영 거시기 하더군요.
내몽고도 갈 뻔했는데 차라리 나중에 몽고를 가자 싶어서 포기….
흠…. 중국을 처음 여행한 것이 1997년이었는데 그로부터 25년 정도 지났네요.
교통편과 숙소 그리고 카페와 식당 같은 여행 인프라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참 쉽게 안 바뀌네요. 대도시 사람에 비해 중국 시골들 말입니다. 하긴 그건 전세계 공통인거 같아요.
2022.01.09 18:19
2022.01.09 19:48
시골에 가면 외지인이 아니라 현지 토박이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을 숙소로 잡는데…. 그러면 주인장이 보통 마을 리장급 정도 되더군요. 다들 나이도 젊고 사업을 키우는 것에도 열성적이고 지역에서 발 넓은거 자랑하고… 재미 있는 일화? 라고 한다면 모계사회를 갔더니 거기 촌장이 남자길래 이거 뭐냐? 싶었는데 자기 어머니가 아들만 낳아서 어쩔 수 없이 자기가 촌장을 세습했데요. 다행히 자기는 딸이 있어서 다시 여자가 촌장이 될거라나? 여기 사회주의 맞나? 아; 소수민족 문화는 존중한다는 건가? 여하간 그 시골에서는 그런 문화들이 여행객들 상대로 다 돈이 되는 상품이 될 수 있으니 장려하는 것일 수도 있고….
2022.01.09 18:34
2022.01.09 19:57
아무래도 숨이 차죠;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시게 되고 두통이 좀 있고 밤에 잠을 깊이 잘 못잡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정도가 다르긴 합니다. 전 예민한 편인거 같아요.
음식은 건조한 지대이다 보니 신선한 채소가 귀해서 밸런스가 좋지 못합니다. 밀가루 음식과 기름진 고기로만 식사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양고기 자체는 정말 맛있더군요. 육즙이 살아 있고 꾼내도 거의 안 나고…. 상해같은 대도시에서 먹는 양꼬치나 양갈비와 차원이 다릅니다.
귀리로 만든 수제비 비슷한 음식도 한 두 번 정도는 먹을만해요.
그런데 수질도 그닥이고 위생관념도 별로라 항상 탈이 납니다. 설사약 달고 살았어요 -_-;;
2022.01.09 20:20
아 역시 중국은 풍광이 다양하고 아름답습니다. 저도 좀 다녔지만 겨우 큰 도시 몇 개와 백두산, 황산 등 정도입니다. 부럽네요. 이 시국에 여행을 하시다니, 것도 저렇게 황막하니 쓸쓸하며 장엄하며 한숨 나오는 느낌의 지역으로. 설사,, 그것이 문제지요. 저도 이질, 설사 때문에 현지 병원에서 링겔 맞은 기억도 있습니다. 먹을 땐 맛있게 먹었는데 말입니다.
2022.01.09 22:04
2022.01.10 08:07
백두산을 24년 전이라, 그럼 1998년 전후인가요? 저는 2000년 여름에 다녀온 것으로 기억납니다. 벤을 전세 내서 흑풍구로 올라갔는데 한 치 앞도 안보이는 비안개 때문에 이렇게 죽는건가 생각했습니다. 슬리피할로우 숲보다 더 무섭고 인상적인 숲이 있더군요. 그건 그렇고 저런 미개방 지역들은, 그런 곳들을 어떻게 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메타버스 NFT 시대에, 다른 세상 같습니다.
2022.01.10 14:45
특정 지역에 도착하여 돌아 보다가 세부지도와 여행리뷰를 보면 느낌이 오는 곳들이 있어요. 현지분들에게 “저기 데려다 줄 수 있냐?”라고 물어 보면 군사시설만 아니면 대부분 신나서 데려다 줍니다. 게다가 수십명도 아니고 달랑 한명 데려다 달라는 거니까요. 계절에 따라 양이나 소를 방목해서 키우면서 출입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울타리를 일부 제거하고 들어갑니다. 들어가서 취사 취식 수렵등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불법도 아닙니다. 다만 도로가 나지 않아서 차량 접근이 불가능하고 혼자 도보로 다니기는 어려우니 말을 타고 가야하니 가이드비용과 승마비용만 지불하면 됩니다. 결국 감 혹은 운과 돈만 있으면 다 됩니다 -_-; 반나절 정도 말 타면 한화로 5만원 정도 듭니다. 중국은 국토의 상당부분이 사람 살기 힘든 산악지역,황무지,초원,사막 등이고 아직 개방-개발안된 지역이 정말 무궁무진해요;
2022.01.09 22:20
2022.01.09 23:54
2022.01.09 22:37
소부님 페북 하세요? 하시면 주소가 어떻게 되는지
2022.01.09 23:59
2022.01.10 10:41
무슨 다큐 프로그램에서나 보는 풍광을 직접 보고 찍어오셨네요 부럽습니다 ㅠㅠ 한번쯤 꼭 가보고 싶은 지역들인데...
2022.01.10 14:59
전 중국에서 살고 있고 펜데믹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그렇지 다른 나라에 대체할 수 있는 느낌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본문에서 소개된 풍광을 보기 위해 일부러 중국 여행을 선택하시는건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저는 중국 신장에서 출발하여 키르기스스탄 - 우즈베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 아르메니아 - 아제르바이잔을 거처 ‘조지아’를 그렇게 가고 싶더군요. 사지 멀쩡하고 자기 힘으로 걸어 다닐 수 있을때 가보고 싶어요. 제 여행 버킷리스트 최종판
2022.01.10 18:44
2022.01.10 19:17
2022.01.10 23:20
저랑 같으시네요 ㅎㅎ 저도 송/명/청 보다는 진/한/당의 고대 미술을 더 좋아합니다. 아무래도 유교 이념에 입각한 선비의 정신을 표현하는 작품 보다는 유교의 도덕적 구속을 받지 않는 고대 미술 쪽이 더 눈에 들어오는 듯 ㅎㅎ
오 여행의 진가는 그곳 사람들과 접촉해서 뭔가 정신적인것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중국에서 그러셨나보군요. 중국시골사람들.. 아니 가보신곳중국시골사람들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