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리카투'를 봤습니다.

2022.01.03 20:11

thoma 조회 수:362

Jallikattu,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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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입니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라는 감독의 영화입니다.

마을의 자그마한 도축장에서 물소가 도망갑니다. 작물을 망치고 위험하기도 하니 마을 사람들이 물소를 잡으러 다닙니다. 이것이 영화 내용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굉장히 볼거리가 되는 것이 인도의 작은 마을 전체와 인근 밀림이 영화의 배경인데 물소를 찾아 다니고 잡으러 다니는 과정에 이 장소들이 세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드러나고 더우기 야간에 횃불을 든 수백 아니 수천 명의 사람들 움직임이 화면을 메우면 참으로 볼만해 집니다. 또 음향이 중요하게 쓰여서 기기묘묘함과 야만적 분위기를 잘 살립니다. 

배경이 되는 마을과 밀림이 볼거리라고 했으나 사실상 가장 볼거리는 인간 그 자체입니다. 물소 잡이에 나선 사람들은 평소에 앙심이 깊던 인물들도 있고 잡으면 임자, 라며 이웃 껄렁패들도 합류하게 되어 다들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물소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패가 갈린 상태의 사람들입니다. 이 알력 속에서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횃불이나 몽둥이를 들고 번들번들거리는 몸으로 떼를 지어 뛰어다니는 인간들을 보고 있자면 사람들이 소를 잡으러 다니는지 소가 사람들을 몰고 다니는지 모를 지경에 이릅니다. 이 사람들은 문명 사회의 성인들이라고 볼 수가 없어요. 처음엔 저는 대화 수준이나 하는 짓들이 한국의 중2 들을 수천 명 풀어 놓으면 저런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했는데 보다보면 그냥 원시 상태의 부족 구성원들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제어가 안 되고 집단의 광기 속으로 휩쓸려 들어 갑니다. 스페인의 거리에 소를 풀어 놓고 질주하는 행사나 훌리건들의 광적인 집단 행동은 이에 비하면 귀여운 모습입니다.  

기승전결 없는 인간 군상의 집단 광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밀어붙여진 마지막 장면은 할 말이 없습니다.

특이한 재미를 주는 영화였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만들 수 없는, 인도만이 만들 수 있는 어처구니 없으나 힘찬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잘리카투'는 인도의 남부 지방에서 벌어지는 투우와 비슷한 경기 이름이라고 합니다. 

웨이브에서 보았는데 화면이나 소리 상태가 아쉬웠어요.


마을 복판에서 대치 상태. 아무 도구도 없이 어쩌자고 그냥 둘러싸 있다가 다치기만 하고 놓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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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집단 지성을 발휘하는 장면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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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식사는 하셨기를 바라면서 이 사진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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