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ower of the dog 

제 직장 동료이자 친구인 루이스와 루이스의 남편 안데쉬 (이 부부는 서점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작은 서점인데 공식적으로 스웨덴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입니다. 괜한 자랑아닌 자랑 입니다), 작년 부터 저와 울로프와 우리식으로 하면 부부모임(?)을 가지곤 해요. 사실 저희와 안데쉬가 잘 맞습니다. 밥먹는 것에 별 관심없는 루이스와 달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거 좋아하고, 책이야기 영화이야기 하는 거 무척 좋아합니다. 언젠가 다른 친구 소피아 한테 루이스가 가끔은 저희가 하는 대화를 듣고 있으면 자기가 제일 이상하게 느껴진다는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무슨 소리, 우리 대화의 대부분은 우리 둘이 일이야 하는 건데 ...) 

지난 번에 만났을 때 이 영화를 볼거라고 했었는데, 며칠 있다 전화해서는 한 톤 높은 목소리로, 아니 이런 끔찍한, 잘 만든 영화라니! 간만에 맞아 컴버배치는 좋은 배우야라고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영화 보고 나서 기억나는 장면은, 초대 손님들 돌아간 뒤 로즈와 필 입니다. 커스틴 던스트가 아줌마 얼굴을 연기하는 군요. ... 

패싱이랑 거의 동시에 봤는데 둘다 좋은 연극을 보는 기분이었어요. 


2. Landscapers

요즘 아줌마 얼굴을 제일 잘 연기하는 배우중 한명, 제가 팬인 올리비아 콜먼과 제가 늘 불편해 하는 배우 데이브드 슐리스가 출연한 (콜먼의 남편이 각본은 쓴걸로 알고 있습니다) 랜드스케이퍼스를 봤습니다. 콜먼의 연기는 정말 갈수록 좋군요. 페이버릿 때만해도 마치 저만 소중히 여긴 배우가 드디어 글로벌하게 알려지는 구나 싶었는데 (적어도 스웨덴 제 주변이 이 사람을 저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여자 오스카 수상자들의 경력이 항상 좋은 건 아니어서 어떻게 될까 했었는데,  더 파더에서도, 랜드스케이퍼스에서도 좋은 역을, 연기 아니척 연기합니다. 전 아직도 더 파더에서 아버지가 동생 타령하자, 네 우리 모두 그리워 해요 하는 그 짧은 대사에 이 장면이 얼마나 많이 반복되었는 지, 얼마나 그 반복에 지쳐 있는 지, 그리고 치매에 걸린 아버지의 불공정한 애정에 아직도 상처받는 어른의 모습을 전하는 그 능력에 놀라고 있습니다. 


랜드스케이퍼스는 저는 좋게 봤습니다. 콜먼뿐 아니라 슐리스도 누구 표현대로 연기 근육을 다 사용하더군요.   

범죄 자채에는 별 관심없는 true crime 입니다. 


3. Station Eleven 

아무 정보 없이 봤습니다. 책은 읽지 않아서 잘 모르는 데 구글해보니, 책이랑 많이 다른 점이 있는 거 같군요. 호불호가 나뉘는 거 같은데 전 좋게 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꺽다리 아가씨 맥켄지 데이비스가 커스틴역을 합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얼굴을 가진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어린 커스틴이 시리즈 제목인 책 표지를 보면서 누구에요? 라고 묻자 내 인생을 망친 놈 이라고 대답하는 장면을 보고, 왠지 마음이 아파서 계속 보게 되었습니다. (그말은 미란다가 사실 먼저합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종류중 두 종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선한 타인에 대한 책임감의 오지랖인, 무언가 해결하기에는 능력부족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보통사람 지반, 다른 하나는 아서와 미란다의 사랑하지만 어긋나는 관계이야기. (I don't want to live thewrong life and then die! 여기부터 어쩌면 스포일러) 미란다는 어쩌면 말레이시아를 탈출 할 수 있었는 데 (그랬다고 살았다는 보장도 없죠. 99%가 다 죽었다니까요), 아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기회를 놓칩니다. 다시 호텔로 돌아온 그녀는 의미없는 비지니스 미팅에서 The man I love died and I went to work instead 라고 말하는 장면은 ... 요즘 제가 이런 질문을 저한테 하거든요, 나는 왜 새벽 세시에 깨서 일걱정을 하나. 무엇이 소중한지 몰라서도 아니고 우선순위를 모르는 것도 아닌 데 왜 이럴까요? 


이제 선물이랑 그림그리러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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