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the Inferno,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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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다큐를 몇 번 봐서 그러는지 첫 화면에 이 작품을 턱 띄워 주길래 그냥 봤습니다.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극한 자연 다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주 북쪽 남태평양의 화산섬, 인도네시아, 아이슬란드, 백두산(!) 등으로 활화산을 찾아 다니며 직접 찍은 화산 활동 장면과 인근 지역의 화산 숭배를 보여 주는 다큐입니다. 직접 찍은 마그마의 부글부글, 푸슝푸슝 끓는 모습도 있고 다른 근접 촬영한 자료나 화산 폭발 장면 자료 화면들도 많이 나옵니다. 특히 다른 자료로는 부부 학자인 모리스, 카티야 것이 특출납니다. 불덩어리 마그마 강이 포효하며 굽이치는 바로 근처에서 촬영한 것들이 많은데 결국 부부는 일본의 화산 폭발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하네요. 이 다큐멘터리의 주요 정보원이자 출연자는 10년 전 헤어조크 감독이 남극 촬영 때 만난 화산학자 오펜바흐라는 사람인데요, 남극의 화산에서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분화구로 내려가자며 줄을 꺼내놓을까 걱정했다는 얘길하며 연구든 촬영이든 어느만큼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대화하더군요. 그 부부는 남긴 화면을 보면 정말 위험한 지점에 가 있습니다.  

화산 인근 지역 사람들의 화산 숭배는 불가항력적 위협 아래 생활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움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백두산에 온 군인인 줄 알았던 북한 대학생들과 주민들은 당연히 이 자연스러움에서 제외고요. 

헤어조크 감독은 선전 일색이 될 것이라는 걸 예상하면서도 북한이 제공하는 백두산의 신성함에 대한 설명이나 수령 부자와 얽힌 얘기들을 듣고 인민들의 찬양 행렬, 외부와 차단된 생활 모습들을 카메라로 따라 다니며 담았습니다. 그것이나마 보여 주니 땡잡음, 같은 마음일까요.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는 이가 한 명도 없는 지하철 역 풍경은 감독이 인상적이었는지 한마디 보탰고 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터넷이 안 되는 세상이라... 하여튼 이 다큐에서 북한의 이곳저곳을 보게 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 했네요.


이 다큐의 어떤 장면들은 보면서 극한의 두려움을 느낌과 동시에 극한의 아름다움으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아래 사진 보다 백 배 이상의 위협과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영상이 많습니다. 지구가 화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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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학생들이 한결같이 말랐구나 싶었습니다. 힘들게 산에 올라서 노래도 그렇게 힘차게 부르고, 배가 다 꺼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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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작품은 오래 전에 '그리즐리 맨'과 '레스큐 던' 두 편 봤습니다. 둘 다 참 강렬했던 인상이 있어요. 

이 다큐까지 이제 세 편 봤네요. 이분 작품을 보면 인간...뭘까...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42년 생이니 여든이신가요. 거의 끊어지지 않고 한 해에 한두 편의 작품을 내놓으셨던데 대단합니다. 

찾아봤더니 왓챠에 '아귀레 신의 분노'가 있네요. 찜했다가 기운 닿는 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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