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날 잡담...

2021.12.25 05:28

안유미 조회 수:354


 1.사실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인터넷에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아요. 왜냐면 이브날에 글을 쓰면 여자친구가 없다는 걸 사람들에게 들킬 거니까요. 


 '와하하 저 녀석 봐봐!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글을 쓰고 있어. 여자친구가 없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지!'라고 네티즌들이 놀리겠죠. 사악하고 남의 약점을 잡아서 공격하곤 하는 듀게사람들은 더욱 그럴 거고요.



 2.하지만 뭐. 나는 벤츠도 별장도 요트도 여자친구도 두지 않죠. 나는 돈만 좋아하니까요. 스크루지처럼 말이죠. 왜냐면 벤츠나 여자친구나 요트같은 건 유지비가 들거든요. 특히 벤츠를 10대 굴리거나 여자친구를 10명씩 두고 있으면 유지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거고요.


 하지만 돈은 아니예요. 돈은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유지비가 안 들거든요. 세금도 안 들고 보험료도 안 나와요. 잘 생각해 보면 그렇거든요. 아파트를 사든 자동차를 사든 요트를 사든, 보험을 들어야 한단 말이죠. 화재보험이라던가 자동차 보험, 요트 보험 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돈 보험이라는 건 없거든요. 돈은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보유세도, 보험료도 안 나오기 때문에 좋아요.



 3.그렇지만 뭐. 요즘 알게 된 건 이거예요. 크리스마스에 유일하게 찾아올 친구가 말리-또는 말리의 유령-뿐인 인생을 늙어서까지 살 수는 없거든요. 아무리 괴팍한 녀석이라도요. 그러니까 조금 방탕하게 살아야죠. 어느 정도 방탕하게 살아야 연락이라도 하는 놈들이 좀 있으니까요. 스크루지는 그걸 모른 채로 늙어버리고 말았죠.



 4.휴.



 5.어쨌든 뭐. 내년에도 열심히 살아야죠. 왜냐면 열심히 살아야 방탕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방탕하게 산다...고 해봤자 그런 방탕함은 일주일에 두어 번. 그것도 한번 외출에 3시간 가량이예요. 그러니까 방탕하게 사는 시간이라고 해 봤자 일주일에 6시간뿐인거죠. 옛날과는 많이 다르죠. 일주일에 6시간 정도 방탕하게 살고 나머지 시간은 열심히 살아야 해요. 


 

 6.옛날과 다른 부분은 이거예요. 노는 시간이 6시간으로 짧아진 게 아니라, 그 6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게 된 거죠. 일주일에 6시간 투자해서 어딜 가는 건 놀러가는 게 아니라 남은 162시간을 외롭지 않게 해줄 쇼케이스적인 성격이 짙어요. 


 그러니까 그 6시간은 돈을 잘 써야 하는 거죠. 일주일에 6시간 쇼케이스로 일주일의 다른 162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연락오도록 만들어야 하니까요. 162시간동안 열심히 사는 건 좋은데, 외롭지 않게 사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7.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방탕하게 사는 건 아니고, 방탕하게 사는 척 하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거겠죠. 일주일에 6시간정도 들여서요. 


 요즘은 노는 게 재미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일하는 게 즐거운 건 아니지만, 일할 때는 돈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노는것보다는 일하는 게 나은 거죠. 노는 건 재미가 없으면서 돈까지 드니까요. 일하는 건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돈은 들지 않거든요.


 하지만 역시 외로운 건 싫으니까, 예전에 가던 곳들을 한번씩 순회하면서 돈을 좀 뿌려주고 있죠. 그러면 귀찮지는 않고 외로움은 해소될 정도의...딱 좋은 정도의 연락들이 오곤 해요. 여기서 돈을 더 적게 쓰면 연락이 뜸해질거고 돈을 더 많이 쓰면 귀찮을 정도로 연락의 빈도가 잦아질 테니 지금 쓰는 정도의 씀씀이를 유지하면 될 것 같아요. 인생의 지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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