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1 00:57
아이를 낳기전에는 제가 아이를 좋아하는지 몰랐어요. 오히려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었지요. 노키즈존도 찬성하는 입장이었고요.
아이를 낳고..제일 많이 한 생각은 ' 짠하다' 였어요. 이렇게 작고 연약할 줄이야..이렇듯 내게 생존을 의지할 줄이야..아기는 배고프면 엄청나게 크고 높은 소리로 울거든요? 그냥 찡얼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에요. 귀에와서 박히는 칼?처럼 날카롭고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늘 '짠하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정신은 없었지만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한 생각이..
내 아기만 이렇게 사랑받아도 될까 이거였어요. 아기란 이렇게 작고 소중한 존재였구나 근데 내아기만 이렇게 사랑받아도 될까 하는 양심의 가책이랄까..이런 마음이 추가되었어요. 아기가 한없이 예쁠때 마음 한구석에는 '내'아기 라고 구분짓는것에 대한 미안함.. 그래서 막 뭔가를 해야될것만 같고, 모든 아기들에게 너희는 정말이지 그 존재자체로 사랑받기에충분하다는 말을 전해줘야할것같고(ㅋㅋ이게 글로 쓰니까 웃긴데 진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랬습니다. 그 결과로는 그저 기부를 하고..그런수준밖에 안되었지만요ㅜㅜ
퇴직하면 아기들을 위한 일을 해보겠다 이런 아주 구체적이지않은 꿈도 꿔보고요ㅋㅋㅋ 젊은 시절(아이디를 쿨우먼을 쓰던 시절)의 저를 생각하면 가끔 놀라워요. 쿨우먼에서 사랑넘치는 마더호빵이 되었으니까요ㅋㅋㅋ
갑자기 깬 어린 아기를 재우다가(등돌리고 자는척중) 갑자기 듀게 생각이 나서 급바낭을 써봅니다ㅎ(애기는 아직도 안자네요ㅜ)
2021.10.11 04:56
2021.10.11 12:18
저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는데요. 다만 저는 여름호빵님처럼 크고 아름답게 확대되진 않고 걍 '음. 내 새끼는 예쁘구나. 남의 새끼들도 예쁘지만 뭐 굳이 내가 예뻐해줄 것까진...' 이 정도에서 그쳤네요. 애초에 인성이 별로여서. ㅠㅜ
암튼 신기하죠. 저희 애들 생기기 전에 조카들 볼 땐 귀엽긴 해도 뭐 그냥 귀엽구나... 이러고 말았는데. 사람이 그렇게 변하더라구요.
2021.10.11 14:06
아가야 언능 코자자 ㅎㅎㅎ
2021.10.11 17:54
저두 여름호빵님처럼 죄책감을 느꼈어요. 내가, 내 아기가 뭘 잘해서? 왜 내 아기가 최고의 대접을 받아야하지? 저는 아마 공산주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나봐요. 아님 후천적으로 발달했던지.
저두 두어군데 기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근데 아이를 키우는게 힘들어서 죄책감이 오래가지는 않더군요. 에라 모르겠다. 주어졌으니 그냥 받아두자.
2021.10.12 14:48
내 아이에게 최대로 최선의 것을 주려고 하다가 정말 내 아이에게만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죠. 아이관련된 기관에 기부를 하게 된 것도 그 때부터구요.
세상이 훨씬 무서워진 것은 덤. 아이를 해하려는 어떤 종류의 시도도 보기도 듣기도 싫고. 공포영화도 못 보고 슬픈 뉴스도 못 보고.
아이는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항상 훨씬 더 큰 사랑을 저에게 주더라구요.
믿지 못할 정도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