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2 15:56
저는 사실 이번 선거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윤석열과 이재명 모두 대선후보로는 절대 부적합한 인물이라는 판단은 끝났고 나머지 인물 중에서 표를 줄 사람을 골라야하는데 안철수와 허경영은 애초에 논외의 존재들이니 어쩌면 참으로 쉬운 선거가 되어버렸죠. 그럼에도 아직 판단이 쉽지 않은 유권자분들에게는 너무 부질없는 고민을 멈추시라고 애정을 담아 말씀드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사표보다 생표가 더 한 지옥이 될 것 같다면 차라리 이번 판에서는 다음 대선을 내다보고 선택하시는 것도 좋은 판단이 될 수 있다는 말씀밖에는 ㅎㅎ
선거에 관심이 없으니 이재명 측의 선거인단에도 당연히 관심이 없었는데요. 이 게시판에서 처음으로 조동연씨라는 인물과 그를 둘러싼 논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드는 의문이, 누가 혼외자식을 가졌다는 게 무슨 큰 결점이냐는 것이죠. 최근에 혼외자식을 갖게 된 사건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당사자성을 가진 인물이 피해자로 직접 밝힌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는 결혼생활에 실패하고 누군가는 상처를 남깁니다. 그게 이재명 선거캠프에서 정책을 홍보하는 것에도 당최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사람은 혼외자식이 있는 사람이니 그의 모든 정책홍보와 선거캠프 활동이 잘못되었다? 재미있지 않나요. 이 나라는 모 배우가 싱그러운 미소로 각종 제품 광고를 찍으며 자신의 이미지로 신뢰를 약속하는 나라입니다. 조동연씨도 손편지를 써야할까요?
그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더 이어가보죠. 사생활은 개판이지만 연기는 정말 잘한다는 평가가 주류의 의견인 듯 합니다. 그러니까 각종 상업 활동 및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것일텐데, 남성의 불륜에 대해 사회적인 시선은 공과 사를 말끔하게 구분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어떻게 보면 배우야말로 그 사람이 자신의 표정과 목소리와 얼굴과 몸이라는, 태생적인 재료들을 가지고 자신의 자아를 표현하는 직업일텐데도요. 놀랍게도 그 배우는 그 스캔들 거의 직후에 어떤 여자를 평생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로맨스의 주인공 역을 연기했습니다만 그 때도 평가는 배우라는 공적인 면과 그 외의 사적인 면을 완전히 가르는 평가가 이루어지더군요. 그러니까 저는 여기 게시판에서 어떤 여성의 10여년전 혼외자식을 가지고 대단한 호들갑을 떠는듯한 반응을 보면 굉장히 의아하단 말이죠. 10년이라는 사건이 지났는데도 그걸 뭔가 대중들에게 공개를 하고 심판씩이나 해야된다고 믿는 게...
더 재미있는 건 그 사실을 대단한 사회적 부정씩이나 된다고 터트린 주체가 강용석이라는 점이죠. 강용석씨야말로 본인의 의뢰인과 불륜을 저질러서 빈축을 샀던 인물이 아닌가요. 세상에 온갖 추문과 오물같은 정보를 흩뿌리고 다니는 사람이 누굴 심판해야한답시고 저렇게 당당하게 나서는 게 매일 황당을 갱신합니다. 어떤 정보라는 건 정치적이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 정보의 출처가 정치적으로 너무 편향되고 내로남불이라면 좀 걸러보게 되지 않나 싶거든요. 저는 가끔 강용석씨의 아들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남의 혼외자식을 가지고 늘어지기 전에 본인의 혼내자식들이 어떤 생각으로 자신을 볼지 좀 걱정이 될 법도 한데... 뭐 그 쪽 가정의 세계관이 아예 다 그런 쪽이라면 또 억울해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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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논쟁을 접하면 정해진 구도 앞에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문제제기를 하는 쪽은 비판하며 비웃을 권리를 갖고 있고, 문제제기에 항의하는 사람은 변호를 하게 된다는 거죠. 그럼 비웃는 쪽을 이 쪽에서도 쌍방으로 비웃어줄까, 혹은 비웃는 쪽을 좀 진정시키고 이해의 방향을 제시할까 두 극단의 방법 사이에서 생각이 오갑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로파이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말랑해져서 딱히 침튀기며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그냥 그런 생각은 듭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지 않은 문제를, 늘 누군가의 위선을 발견했다며 비웃으려 애쓰는 사람에게 그 단정적 판단이 가져다줄 효용은 대체 무엇인가 하고요. 타인을 이해하려는 게시판 유저들을 향해 날리는 일침? 본인이 싫어하는 정치적 진영의 사람들을 비웃어주는 꿀잼? 가끔은 타인에게 진지해지는 게 자기자신에게 진지해지는 방법이기도 하죠. 제가 발휘하는 최대한의 진지함이란 그저 최대한 거리를 두고 쉽게 혀를 차는 소리에 화를 내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좀 웃기긴 하지만요 ㅋ
2021.12.02 16:02
2021.12.02 20:05
저는 강용석 그 사람의 멘탈 같은 게 진짜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아득바득 본인이 마이크를 쥘 수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무슨 행세를 하는 거겠지만...
2021.12.02 17:10
2021.12.02 17:13
2021.12.02 20:02
지금 이병헌을 예시로 드시는 게 이 상황의 편파성을 반증하죠. 이병헌 지금 혹시 묻혀있나요? 오늘도 유튜브 보는데 광고에 나오던데요. 연기 실력은 실력대로 인정받고.
다 본문에 써놓은 내용이니까 반론은 차라리 길게 따로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자라고 면죄부 주는 게 아니라 공적인 영역을 판단하는데 아무 문제도 없는 사생활이라고도 다 써놨습니다.
2021.12.02 20:27
2021.12.02 23:30
2021.12.02 17:40
저번 글에도 언급했지만 어떻게 중요 정치 요직을 받을 사람이 어떻게 그걸 생각하고 있냐고 문제죠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마냥 기울어진 머시기니 군생활이 어떻다느니
이런 머같은 남탓 코스프레 변명을 그쪽 세계에서 하도 많이 봐와서 꼴보기 싫네요
게다가 워킹맘 프레임이라니
2021.12.02 20:03
ㅎㅎ 모스리님의 "이쪽"은 대체 어디인데요?
싫은 사람과 그 싫은 사람들만 편드는 사람들 가득한 이 곳에서 매번 그런 글만 쓰시는 모스리님이 잘 이해는 안갑니다...
참고로 삼국지에서도 조조가 곽가의 사생활적인 부분을 문제삼지 않았다는 부분이 나오지 않나요? 아무도 거기에 태클거는 건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조조 자체가 이미...)
2021.12.02 20:36
2021.12.03 00:01
인터넷에 글 한번 잘 못 올리면 삭제요청, 고소 들어온다는 황모 의원도 있는데 아무도 언급 안하죠.. 사생활이라고..
2021.12.03 11:50
근데 또 그걸로 신나게 빈정대던 민주당 지지 커뮤니티들에서
이 경우엔 사생활로 비난한다고 도리어 뭐라고 하는 상황들이 좀 이중적으로 느껴지긴 했습니다.
그러다가 또 본인이 사퇴한다니 억울하다는 이야기조차 당에 해가 된다고(?) 서로 안하자고들 하더군요..
이래저래 민주당은 강성지지자들이 정떨어지게 만드는...
처음에는 사생활 이야기는 거짓뉴스라 하고 이수정 교수랑 사진 올리면서 이상한 비교질도 하더니..
이제와선 사생활인데 뭔상관이냐 하지만 사퇴는 말리지 않는다? 그냥 진영싸움에 매몰된 사람들 같은..
저 분도 꿈이 있었겠지만 그냥 정치의 제일 안좋은 면만 보고 몇일만에..
2021.12.03 02:09
2021.12.03 12:27
그러니까 본인의 가치판단을 계속 열거한다고 해서 그게 근거가 되진 않습니다. 그게 배임이나 횡령 정도의 문제라면
1. 회사에서 사전에 이혼여부나 불륜 여부를 다 조사할 수 있고 사내 조직원들에게 그걸 신청하라고 할 수 있겠군요.
2. 일반 회사에서 배임하거나 횡령하는 것보다 훨씬 큰데 왜 형법으로 다스리지 않을까요?
3. 문제제기의 주체를 통해 우리는 그 문제가 어떤 식으로 자기기만이 이루어지지 않고 일관성 있게 비판되거나 반응하는지 사회 이슈를 바라볼 수 있죠
뭐랄까 이 건에 대해서 더 깊이 생각해봐야한다고 하는데 한결같이 남자분들이 일단 돌팔매를 해야한다고 결정짓고 있군요 성경이 아직도 먹히는 이유를 참 잘 알겠네요
@ 공인이라는 건 본인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남 욕하기 쉬운 계급장이 아니고요
2021.12.03 21:11
2021.12.03 21:19
제가 아무리 논리적으로 반문을 해도 본인의 가치판단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분들이 한두분이 아니어서 딱히 놀랍진 않습니다. 본인은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다거나 유연하다고 믿는 싱글페이서님이 좀 신기할 뿐이고요.
2021.12.03 10:56
김대중님도 둘째 부인(혼외)의 자식이죠.
배우자의 불륜을 접했을때의 배신감과 고통은 이루말할 수 없습니다. 그로인해 사회근간인 가정의 파괴도 일어나지요.
제 동거인의 어머님도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을때 얘기를 며느리인 저 앞에서 화나서 털어놓으십니다. 그 상처는 평생 가도 아물지 않는것 같아요.
근데 역사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사라지지않아요. 아마도 역사기록이전에도 마찬가지였을듯
2021.12.03 12:29
그게 무슨 가정의 파괴씩이나 되는 행위라면 그 논리로는 비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비혼을 외치는 사람들은 국가적으로 훨씬 더 엄중한 비난을 받아야할까요? 공직자는 화목한 가정생활로 뭘 증명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2021.12.03 16:07
그러게요.. 그리고 사생활은 사실 가까운 사람도 다 모릅니다. 남들이 파헤칠 이유도 권리도 없죠.
2021.12.03 20:59
그냥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다는 얘기죠. 이게 국가적으로 처벌대상인지(정서적이든 뭐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